[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 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소주도 한 병에 5000원이다.

간단하게 저녁에 치킨에 맥주 한잔?”이라고 부담없이 던지던 말이 이제는 부담스러워지려고 한다. 기름값은 어떤가. 차에 기름 한번 넣을라치면 이곳저곳 주유소 가격부터 비교해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농업인들의 사정은 일반 월급쟁이보다 더 심각하다. 비료가격이 급등했고, 유류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인건비는 매년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일손 구하기는 어렵다. 본격적인 농번기에 접어들었지만 껑충 뛴 생산비 부담에 걱정이 앞선다. 가격이라도 잘 받아야 할 텐데 말이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을 잘 받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생산비, 원가 등이 올랐다고 치킨 한 마리 3만 원 시대를 예고했지만 농업인이 생산비가 올랐다고 20kg 쌀 한 포에 10만 원을 주창할 수는 없다. 농산물 가격은 조금만 올라도 난리가 나기 때문이다. 서민물가 안정이라는 말로 정부에서는 비축물량을 풀고, 그래도 안 되면 수입을 서두른다. 대형유통업체들은 다만 얼마라도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판매한다며 할인행사를 강조한다.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특히 풍년이면 가격이 곤두박질 친다. 지난해 벼농사가 풍년이어서 올해는 쌀값이 크게 떨어졌다. 양파가격도 난리다. ‘커피 한 잔 보다도 싼 밥 한공기라는 농업인의 푸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농업·농촌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공급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물가안정을 이유로 정부가 농산물 시장에 개입한 책임도 있다. 이에 농업인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은 만들어줘야 한다. 시장격리나 수급안정 등 관련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시장에 가격 안정 신호를 줘야 한다. 또한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농업인의 소득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줘야 한다. 농업만으로 농가 소득 안정이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농업 직불 예산 5조 원 시대에 농업인의 기대가 큰 이유이다.

불과 10여 일 후면 새로운 정부가 출범을 한다. 농업 직불 5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이 힘겨운 농업·농촌의 희망으로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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