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값이 이달들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해 양돈농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히 하락추세를 보면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산지시세보다 훨씬 큰폭으로 하락하는 양상으로 생산측면 못지 않게 소비측면에서 돼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돼지값 하락세가 11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월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돼지값의 하락배경과 향후전망 등을 진단해 본다.<편집자주>···○

20일 현재 전국평균 산지돼지값은 17만7천1백원으로 지난달 29일의 20만1천7백원 보다 12.2%%인 2만4천6백원이나 하락했다.
전국평균 도매시장 도체경락가격도 19일 현재 2천6백86원을 기록해 지난달말의 3천1백61원보다 15%인 4백75원이나 하락했다. 특히 이같은 도매시장 경락가격의 하락폭은 예년의 10월중 하락폭 2백원 정도와 비교하면 2배를 훨씬 넘는등 급락세다. 여기다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산지시세보다 훨씬 큰폭으로 하락하는 양상이다.

이처럼 이달들어 돼지값이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공급측면의 출하량 증가와 수요측면의 소비위축이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공급측면의 경우 지난 9월 1일 현재 돼지사육마리수가 7백81만3천마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기상여건이 좋아 비육돼지의 성장이 빨라지면서 출하두수는 물론 출하체중까지 증가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여기다 돼지고기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한해동안 5만5천톤에 그친 돼지고기 수입량이 올해의 경우 이미 9월말 현재 10만톤 정도가 수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상반기중 수입된 돼지고기의 경우 다이옥신 파동등으로 창고에 대기하고 있다가 최근들어 시중에 집중적으로 방출되는게 아니냐는 추정까지 낳고 있다.

즉, 공급측면의 경우 사육두수의 증가에 따른 출하량 증가에다 수입까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량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수요는 계절적 요인등으로 위축되는 양상이다. 돼지고기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이라는 진단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달 상반기중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산지시세보다 도매시장 경락가격의 하락폭이 훨씬 크다는 점이 바로 소비가 위축되는데 따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최근의 대우사태와 기름값 인상 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돼지고기 소비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달 상반기중 돼지고기 판매량이 지난달 보다 30% 가량 감소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으로는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같은 의견은 경기회복세가 꾸준하고, 한우값의 강세에 따라 쇠고기 소비층 가운데 일부가 돼지고기 소비로 옮겨가는 대체수요가 늘고 있으며, 돼지고기 수출도 이달들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실제로 지난달 5천여톤에 그친 돼지고기 수출이 이달들어 활기를 되찾기 시작해 10월중 수출량은 7천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수급불안정에 따른 돼지값 하락은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오는 12월 이후에나 상승세로 돌아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8일 2천6백46원까지 떨어졌던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19일에는 2천6백86원으로 약간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비기반이 취약해 돼지값의 상승세로 반전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20일에 18만원 선마저 붕괴됐으며, 15일에도 2천7백38원을 기록해 전일보다 17원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판매량이 상반기보다 다소 회복되는 양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달에 비해서는 여전히 9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며, 이같은 현상은 계절적 요인 때문에 11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한 세미나에서 11월중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2천6백88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정영철 정P&C연구소장은 『돼지사육두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9월 1일 현재의 가축통계조사 등 새변수를 감안할때 2천5백원선의 붕괴도 예상된다』고 전망치를 수정했다. 최기수 gschoi@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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