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공부하며 차근차근 꿈 키워나가
토마토 수확 억대 매출로 '승승장구'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단지 언론매체 등을 통해 장밋빛 꿈을 꾸고 농업에 뛰어들려 한다면 진짜 말리고 싶어요. 하지 마세요. 농업으로 성공을 꿈꾸고 있다면 정말 많은 사전 답사와 공부를 하고 장·단기 계획을 철저히 세워 접근해야 해요. 그럴 각오가 돼 있어도 성공할까 말까 하니까요.”

조건희 올라온 농업회사법인 대표는 인터뷰 내내 자신의 사례가 혹시라도 이제 막 농업에 관심을 갖는 청년농업인들에게 헛된 꿈을 심어주는 건 아닐까 우려했다. 그는 자신의 사례를 통해 농업 분야 창업의 어려움을 깨닫고 현실적인 접근을 해나가길 바랐다.

올라온 농업회사법인의 토마토 스마트팜에서 조 대표를 만나 사업 추진 과정과 이를 통해 느낀 여러 한계점, 청년농업인들에 대한 조언 등을 들어봤다.  

 

# 사비 들여 해외연수까지...꼼꼼하고 철저한 준비과정

조건희 청년농업인
조건희 청년농업인

조 대표는 2년 전인 2020년, 만 25살에 1만9835㎡(약 6000평)의 토마토 스마트팜을 구축했다. 현재는 안정적인 토마토 수확으로 월 평균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설명에 사실 관계의 오류는 하나도 없지만 조 대표는 이러한 결과보다는 성과를 내기 위해 그동안 쏟아왔던 노력과 난관을 풀어온 과정 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들보다 더 이른 나이에 더 철저하게 준비하며 고군부투해 온 과정을 안다면 누구든 쉽사리 농업에 뛰어들 수 없을 것’이란 경고와 함께.

조 대표의 부모는 노지채소와 무, 배추 등을 재배하다 10년 전부터 비닐온실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부모님의 작업장에서 토마토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고 경험하며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조 대표는 유리온실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스무살에 한국농수산대 채소학과에 진학했다. 이 때부터 유리온실에 대해 깊이 공부하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꿈을 키워나갔다. 

참고할 만한 국내 사례가 많지 않은 탓에 조 대표는 네덜란드, 프랑스 등 해외 선진지 견학도 다녀왔다.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 등의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유리온실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으로 온전히 사비를 들여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 자신이 구축해 나갈 유리온실에 대한 방향성을 찾아나갔다.

“부모님의 비닐온실을 보며 생산량 증대에 있어 큰 한계점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해외 선진지를 둘러보며 유리온실에 대한 확신을 얻었죠. 광(光) 1%가 생산량 1kg을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작은 차이 하나가 생산량에는 큰 영향을 미쳐요. 기술이 향상될수록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바탕이 돼야 실제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죠.”

스마트 팜에서 조 대표가 생산한 토마토.
스마트 팜에서 조 대표가 생산한 토마토.

 

#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공부 ‘필수’

유리온실 공부에 매진하던 그는 22살이 되던 해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3년의 준비 과정 끝에 스마트팜 정책지원자금을 활용, 25세가 되던 해에 자신만의 첫 사업을 시작했다.

시설 비용 투입 대비 어느 정도 효율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최대한 많은 시공업체들을 알아보고, 환경 제어기와 양액기 등 유리온실 목적에 가장 적합한 시설들을 선별해 나갔다. 이밖에도 종자와 농자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알아보고 공부해 최적의 재배 여건을 만들어 나갔다.

이 곳 유리온실은 천장에 바깥 공기가 통하는 창이 6개밖에 없는 반밀폐형 유리온실을 채택했는데 이러한 부분도 환기와 병충해 등을 고려한 조 대표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조 대표는 “창을 최소화하고 인위적으로 대류를 일으켜 강제환기를 하고 있다”며 “비용은 더 들지만 병해충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 이 같은 충분한 자료조사가 기반이 돼야 하는 것은 물론 지역 농업기술센터의 도움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들의 연락망을 잘 확보하고 있어 지역 내 이웃의 도움을 받기 수월하고 자신에게 맞는 지원사업 정보도 손쉽게 획득할 수 있다”며 “이런 자원들을 잘 활용하면 최소 비용으로 최적의 온실을 지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비용·지역선정 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

올라온 농업회사법인의 1만9835㎡ 유리온실 구축에 투입된 비용은 64억 원. 이 중 지원사업 등 보조를 제외한 개인적 투자 비용도 10억 원 이상 소요됐다. 조 대표는 신규 진입 농업인들이 이러한 현실적 문제들을 철저히 조사한 후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운 좋게도 부모님의 자금 지원 등 도움을 받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어찌저찌 사업을 시작한다 해도 최소 3개월 간은 수입 없이 인력, 농약, 비료 등 투입비용만 발생해 여기에 대한 자본력도 충분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까지 고려해 사업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연수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협동’이었어요. 토마토 농가들이 잘 단합해 브랜드화하고 유통체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참 부러웠죠. 더 이상 개개인이 생산한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방식은 발전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지역 내 공선회가 있어서 공동출하가 가능한지, 다른 판로들이 많이 열려 있는지를 먼저 보고 농사를 지을 지역을 선정해야 해요. 많은 분들이 제 사례를 통해 더 많이 공부하고 신중하게 농업에 진입해 성공을 이루길 바랍니다.”



[멘토 인터뷰] 김민수 부여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 

김민수 지도사는 “청년 지원사업을 활용해 농촌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수 지도사는 “청년 지원사업을 활용해 농촌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시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무한한 가능성이 농촌 지역에 있다고 봅니다. 많은 청년들이 청년농업인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 등을 활용해 농촌에서 밝은 내일을 그려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김민수 부여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청년들이 농촌으로 눈을 돌려 미래 성공 가능성을 찾고 꿈을 키워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원사업과 교육사업 등 다양한 농촌 지원사업들이 청년농업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영농계획을 바탕으로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더 폭넓은 성공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도사는 “영농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전제한다면 청년농업인 누구라도 농업으로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자신의 꿈과 열정을 믿고 열심히 정진해 농업, 농촌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여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4건의 청년농업인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6개소에 대해 총 2억7000만 원을 지원한다. △인큐베이팅 기술지원사업 △영농정착 기술지원사업 △경쟁력 제고사업 △공동육모기술 정립사업 등을 추진하며 사업장 당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한다.

김 지도사는 청년농업인들이 성공적으로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수용하려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신규 진입 청년농업인들은 선도농가를 찾아다니며 선진 농업 기술을 받아들이고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러한 열정을 갖고 임한다면 청년들이 성공적 영농 정착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