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긴 장마기간 겹쳐 ‘복날엔 삼계탕’ 공식 깨질 듯
닭고기 소비 증대 위해 소비 트렌드 맞춰 상품개발 고민해야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송형근·김소연 기자]

사료·인건비·원자재 등
생산비 인상에 마진율
과도한 생산량 증대보다
적정 도축마릿수 유지해야

농협 라이블리, 개점 1주년 기념
한우 특수부위 제품 할인 판매 등
고객잡기 나서

 

최근 국제 식량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수요압력은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국내 식료품과 외식물가에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이에 정부는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달부터 600억 원 규모의 할인쿠폰 지급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으로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며 여름철 특수를 노리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올해 삼복더위는 오는 16일 초복을 시작으로 26일 중복, 다음달 15일 말복까지 평년에 비해 이른편이다.

 

# 올해 복 특수 기대 어려워

농림축산검역본부 도축실적 중 삼계 도계 현황에 따르면 2019년 연간 삼계 도계마릿수는 17892만 마리로 집계됐다. 7~8월 도계량(복 성수기 도계량)50096000마리로 복 성수기 도계량은 28%에 달했다. 2020년 연간 삼계 도계마릿수는 167378000마리, 7~8월 도계량은 45665000마리로 복 성수기 도계량은 27.3%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삼계 도계마릿수는 161165000마리, 7~8월 도계량은 39843000마리로 복 성수기 도계량은 24.7%로 집계됐다. 이처럼 3개년 자료에서 연간 삼계 도계마릿수가 조금씩 감소하며 복 성수기 도계량 또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예전엔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복날엔 삼계탕이라는 공식도 깨져가고 있다.

특히 복 시즌은 날씨와 요일 영향을 많이 받아 날이 덥고 평일일 때 수요가 많아지는데 올해는 장마 기간이 길고 중복인 726일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초복은 716일 토요일, 말복 815일은 광복절 휴일이어서 소비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는 것도 소비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대표 서민 음식인 치킨은 지난해 말보다 6.6% 가격이 상승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치킨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리면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 원대로 진입했으며, 이제는 3만 원 대를 바라보고 있어 가격 부담이 커졌다.

삼계탕 가격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4477원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식당에서 판매되는 삼계탕 가격은 18000원 정도로 점심 식사 한 끼에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 도축 물량도 줄어들어

보통 이맘때면 삼복에 대비하기 위해 도축 물량을 대폭 늘린다. 닭고기 가격도 모임 등으로 수요가 많아지는 연말연시에 올랐다가 봄철 하강곡선을 그린 후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에 치솟다가 초복과 중복 사이에 정점을 찍는다.

이때가 연중 최고 성수기로 복날 삼계탕 수요가 급증하고 휴가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치킨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육계 계열화 업체에서도 복 성수기를 대비하기 위해 7월 도축물량을 대폭 늘려왔다.

국내 한 대형 계열화 업체 관계자는 육계, 삼계, 토종닭까지 합쳐 하루 평균 도축마릿수가 70만 마리였다면 7월부터는 100만 마리까지 늘린다특히 초복 2~3일 전이 가장 피크인데 그때는 120만 마리까지 도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도축 물량이 많아지면 인력도 더 필요해 복 시즌에 여름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 대상으로 300명 정도 인력을 더 보충하기도 한다이마저도 부족하면 관리직들이 조를 짜서 포장과 운반 작업을 도와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계열사에서는 도축마릿수를 줄이는 추세다. 사료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 압박과 종계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6월 육계 관측에 따르면 올해 6월 도축마릿수는 7142만 마리로 지난해 7173만 마리보다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육계 계열사에서는 복 특수에 대비해 과도하게 생산량을 늘리기보다는 적정 도축마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육계 계열사 관계자는 도축마릿수가 평년에 비해 한 주당 100만 마리가 덜 잡히고 있어 평균 한 주당 1600만 마리를 도축했다면 최근에는 1500만 마리로 8%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엔 생계 산지가격이 2000원 대로 들어서면 행복한 비명을 질렀지만 요즘은 사료가격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오르면서 산지가격이 많이 올라도 마진율이 높지 않아 올여름 성수기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토종닭, 사육 규모 갈수록 줄어들어

토종닭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육계는 사육기간이 30일가량인 반면 토종닭의 사육기간은 75~100일 정도로 복 특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4월부터 입식에 들어간다. 하지만 토종닭 수요가 감소하면서 4월 입식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한국토종닭협회에 따르면 연도별 4월 토종닭 사육현황은 201817142300마리, 20191730만 마리, 202012637000마리, 202111402000마리, 202211134000마리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토종닭 산지시세는 1kg3700원이지만 생산비가 상승해 마진율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종닭협회 관계자는 산지시세가 3700원이라 가격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사료가격이 kg700원까지 올라 생산원가는 kg2600원 정도로 마진이 많이 남지 않아 현장에서는 본전치기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토종닭은 개인 농가들이 많아 생산비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아무리 시세가 올라도 농가들의 실질 소득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오리, 공급난 속 복 특수 글쎄

오리업계는 복시즌을 앞두고 재작년부터 이어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축마릿수 증가와는 별개로 현장에서는 냉동재고가 바닥나는 등 본격적인 공급난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계열업체의 재고 소진용인 냉동비축물량으로 만들어지는 훈제오리 소비만 있고 외식식당에서의 생오리 수요는 감소해 실제적인 복특수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오리 도축마릿수는 590만 마리로 지난해보다 23.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이달도 613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3%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5월 도축마릿수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31.1% 가량 많은 588만 마리였고 이는 평년의 551만 마리와 비교해도 6.7%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재작년부터 이어진 고병원성 AI로 냉동비축 물량이 바닥나면서 실질적인 공급난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오리계열업체 A의 한 관계자는 고병원성 AI로 계열업체들이 종오리 피해를 입으면서 일부 계열업체에서는 한 때 평균 입식 마릿수의 80%까지 줄어드는 등 입식 마릿수 자체가 줄어들었다최근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오리 물량이 줄어들면서 냉동비축이 거의 소진된 상태로 최근에는 신선육을 훈제오리 가공에 사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업체 B의 관계자는 훈제오리의 경우 유통마진이 낮아서 업체 입장에서는 재고물량을 소진하는 수준으로 이익을 보기는 힘든데 현재는 신선육으로 훈제오리를 가공하고 있으니 경영난이 더욱 심각하다사실상 시장에서는 오리 외식물량이 줄고 소비자들의 훈제오리 소비만 있는 상황이라서 냉동비축물량이 줄어든 올해는 복특수를 기대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이같은 공급난이 올해 말로 갈수록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국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지난해 3월부터 종란과 종오리가 수입되지 못하고 있어서 종오리 공급난이 올해 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계열업체들의 냉동비축물량이 바닥난데다 종오리 공급난까지 본격화되고 만약 여기에 AI발생까지 겹친다면 최악의 오리공급 부족난을 겪을 수도 있는 만큼 보다 현실적인 오리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업체들, 복 성수기 영업전략

농협목우촌의 경우 복 성수기 영업력 강화를 통해 삼계 매출액을 서서히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목우촌은 2019년 연간 전체 삼계탕 매출액 중 7~8월 매출액 비중이 약 52.17%에 달했다. 2020년은 연간 전체 삼계탕 매출액 중 7~8월 매출액이 약 53.33%, 지난해는 연간 전체 삼계탕 매출액 중 7~8월 매출액이 약 62.45% 차지하는 등 한 해 삼계탕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농협목우촌 생생 삼계탕.
농협목우촌 생생 삼계탕.

목우촌 관계자는 갈수록 가정간편식(HMR)을 구매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에 주목해 제품 기획, 마케팅 등을 펼치며 매년 삼계탕 제품 매출액 상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매년 삼계를 원료로 하는 신제품을 출시해 취급 품목수(SKU)를 늘린 영향과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건강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복 성수기 기간에 영업력을 집중한 것이 더해져 매년 이 기간 매출액 비중을 늘려온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우촌은 복 성수기 삼계탕 제품 영업 확대와 더불어 오는 910일 이른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판매에도 집중하며 여름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가 운영하는 축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 '농협 라이블리(LYVLY)는 개점 1주년을 맞아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가 운영하는 축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 '농협 라이블리(LYVLY)는 개점 1주년을 맞아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가 운영하는 축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 농협 라이블리(LYVLY)’71일로 개점 1주년을 맞이했다.

농협 라이블리는 여름철 특수를 앞두고 개점 1주년을 맞아 지역 명품 축산물을 최대 42%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여름철 캠핑족, 가족 단위 나들이 고객들이 주로 찾는 한우 특수부위 제품도 약 2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김칠석 농협 축산유통부장은 본격적인 여름철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농협 라이블리에서는 물가 안정과 소비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특히 이른 추석을 겨냥해 소중한 분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국내산 축산물 선물세트에 들어갈 물량을 열심히 작업하고 있으니 농협 라이블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국내산 축산물을 구매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제는 복 특수를 기대하기보다는 평소에도 닭고기 소비가 늘어날 수 있도록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제품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왕희 롯데마트 축산 MD생닭 소비는 4~5년 전부터 감소해 그 자리를 HMR이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외식 소비가 늘면서 HMR 소비도 정체기에 들어갔다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무항생제, 동물복지 인증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원재료로 만든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휴가철 캠핑족을 노려라!

 

복 특수를 따로 기대하지 못하는 한우와 돼지의 경우 여름 휴가철 캠핑족 등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

 

# 한우, 구이와 스테이크로 캠핑족공략

한우업계는 캠핑에서 음식을 간단히 때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요리를 즐기는 이른바 먹핑(먹고 마시는 캠핑)’이 새로운 캠핑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휴가철 캠핑족 공략에 힘쓸 계획이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캠핑족을 위해 한우 부위별 요리를 소개하며 본격 공략에 나섰다. 특히 로스 부위를 이용한 바비큐 파티를 제안한데 이어 구워먹는 요리 외에도 한우 차돌박이를 활용한 떡볶이 등 다양한 요리를 제안했다.

한우 명예홍보대사인 엄유희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관광조리과 교수는 영양이 풍부한 한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쓸모가 많고 우리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한우와 함께라면 더욱 풍부한 맛과 즐거움도 배가 되는 캠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돈, 이달 한달간 집중 프로모션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한돈자조금)는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맞아 7월 한 달간 한돈몰에서 다양한 쿠폰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쿠폰이 왔썸머프로모션을 진행한다.

3만 원 이상 구입 시 최대 1만 원까지 할인 가능한 10% 할인권, 1만 원 이상 구입 시 2000원 할인쿠폰이 포함돼 있다. 또한 매주 구매 고객 대상 추첨 이벤트를 진행, 2만 원 이상 구매 시 활용 가능한 5000원 할인 쿠폰을 매회 50명에게 지급한다.

특히 초복을 겨냥해 한돈닷컴에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참여형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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