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바이오차 상용화… 비료공정규격 등록 필요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건류 가스 연소·폐열 회수
콘덴싱 시스템 도입
에너지 비용 최대 90%
온실가스 배출도 80% 감축 가능

손형서 경동개발 대표이사
손형서 경동개발 대표이사

국내 축산업은 그동안 전업화와 규모화를 빠르게 이어왔지만 1990년대 들어 가축분뇨 발생량도 증가하면서 농업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요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견디지 못하는 주변 주민들의 민원도 함께 증가하면서 가축분뇨 처리 문제는 이제 축산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토양의 양분 과다 문제가 발생하면서 퇴·액비를 살포할 수 있는 농경지 면적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이를 생산하는 제조업체는 재고 적체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범국가적 노력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축산업계의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가축분뇨 처리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전 세계 바이오차 생산 단일 규모로 가장 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경동개발이 가축분뇨를 원료로 만든 바이오차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어 정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손형서 경동개발 대표이사를 만나 가축분뇨 바이오차의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 경동개발, 에너지사업 전문기업

1979년 설립된 경동개발은 왕표연탄을 모태로 충북 음성과 제천에서 에너지사업을 영위해 왔으며 이후 그룹 내 에너지 전문기업인 경동에너지를 흡수 합병해 바이오매스 전문 신재생에너지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손 대표는 경동개발은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적 에너지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바이오매스의 가능성을 산업 현장에서 직접 실현하기 위해 관련 연구에 몰두한 결과 2011년 목재를 활용한 바이오차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이후 2013년 목재칩 공장, 2014년 목분 공장, 2015년 인도네시아 목재팰릿 공장 준공 등 바이오매스 원료의 공급부터 제품생산, 연료설비 공급·운영까지 전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경동개발은 환경부로부터 2015년부터 바이오차 생산 설비에 대해 녹색기술인증, 녹색전문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목질계 바이오차 제품에 대해 유기농업 자재,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후 2017년 농촌진흥청과 관련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2019년부터 농협중앙회와 토양개량제 지원사업, 로컬푸드 지원사업을 통해 3년째 바이오차를 납품하고 있다.

 

# 저온 탄화 기술 특허 보유

경동개발은 바이오차 생산의 핵심이 되는 저온 탄화 기술 특허를 보유한 회사로 일 100톤 규모의 대량 생산 설비를 구축해 바이오차를 생산하고 있다.

손 대표는 경동개발은 건류 가스 연소 시스템(Zero Energy System)과 폐열 회수 시스템, 콘덴싱 시스템을 도입해 가장 경제적인 바이오차를 생산한다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을 최대 90%까지 감축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도 다른 설비와 비교해 80% 이상 감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바이오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산업계, 학계가 하나로 어우러져 관련 연구 수행, 제도개선, 정책적 지원 등을 실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10년 넘게 바이오차 관련 연구를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다 보니 비용적인 측면이나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노력이 아직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특히 가축분뇨 바이오차의 경우 아직 생산, 활용과 관련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상용화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먼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개정을 통해 가축분뇨로 바이오차를 만들 수 있도록 명시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축분뇨 바이오차가 상토, 토양개량제, 비료 등의 원료물질로 생산돼 실제로 판매되기 위해서는 비료관리법내 비료공정규격 등록이 필요하다가축분뇨를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차는 가축분뇨 처리, 온실가스 감축 등의 공익적 목적으로 생산·사용되기 때문에 현재 농림축산식품부가 실행하고 있는 토양개량제 지원사업이나 유기질비료 지원사업과 같이 바이오차 관련 지원사업도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가축분뇨 바이오차, 농가소득 향상에 많은 도움 될 것

경동개발에 따르면 보통 농지 약 992㎡(약 300평)에 바이오차 300kg 정도 뿌리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여러 실험장에서 다양한 작물에 따른 표준 사용량과 비료의 효과를 구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가축분뇨는 질소, , 칼륨 등이 풍부한 영양분을 지니고 있어 지속적으로 토양에 공급하면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축분뇨를 퇴비로 사용하게 되면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지만, 바이오차로 만들어 토양에 살포하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특징이 있다.

손 대표는 바이오차는 퇴비와 달리 완효성 비료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작기 내내 꾸준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다바이오차의 물리적인 특성인 다공성 구조를 바탕으로 한 통기성, 보수성을 개선하고 유익 미생물의 활성도를 올려 결과적으로는 토양이 개선되는 효과로 인해 농가소득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동개발에 따르면 바이오차는 오랜 기간 시비 끝에 과실류, 엽채류 등의 성장과 생체량 증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자체 실험을 통해 입증했으며, 염류집적 문제를 해결해 연작피해를 막아 매년 수확량이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가축분뇨 바이오차는 바이오차가 보여주는 물리성 개선은 물론 유기질비료나 화학비료에 비해 원료 가격 경쟁력이 높아 제품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돼 경제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제도개선과 바이오차 관련 지원사업에 더해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추가 지원금도 더해져 시장에서 농업인들이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온실가스 저감, 농가소득 향상, 양분의 과잉 공급 억제, 수입 물질 대체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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