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성제훈 단장
성제훈 단장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가 목표 고도 700궤도에 위성을 안착시켰다. 1.3톤짜리 위성 모사체와 함께 우주기술 시험 등 실제 기능을 지닌 성능검증위성을 쏘아 계획된 궤도에 올리는 데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위성 모사체는 알루미늄 덩어리이며 실제 작동하는 인공위성인 성능검증위성은 큐브위성’ 4개다. 조선대 학생팀이 개발한 '스텝큐브-2'(STEP Cube Lab-)는 국내 최초로 전자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하고 1년간 지구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는다. 카이스트(KAIST)'랑데브'(RANDEV)는 초분광 카메라로 지구관측을, 서울대의 '스누글라이트-2'(SNUGLITE-)는 정밀 위성항법시스템(GPS) 반송파 신호를 활용해 대기를 관측한다. 맨 끝에 나올 연세대의 '미먼'(MIMAN)은 한반도와 서해 상공의 미세먼지를 촬영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이렇게 하나씩 차분하게 인공위성 관련 기술을 쌓아가고 있다.

며칠전 대통령께서 우주를 더는 과학기술로 한정하지 않고 산업과 경제의 영역으로 바라보겠다는 뜻으로 우주경제 시대를 강조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성공 이후 우주 탐사는 물론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6세대 통신 위성을 연계해 자율주행차,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등 서비스 산업도 본격적으로 발굴하게 된다. 여기에 농업 분야도 들어간다.

농업부문에서 위성영상을 이용한 원격탐사 기술은 넓은 지역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인공위성은 기후변화·자연재해 등에 가장 취약한 산업인 농업 분야에서 다양한 정보를 생산하고 변동상황을 예측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함께 농림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과기부에서 시스템과 본체를 개발하고, 농진청과 산림청은 카메라에 해당하는 탑재체를 공동으로 개발하게 된다. 농림위성의 탑재체는 광역단위 농경지농업과 산림의 상황 관측, 홍수나 가뭄 등 재해 대응, 농작물이나 산림지 조사 분석 등의 공공서비스가 가능하며 20252월에 발사할 예정이다. 농진청에서는 위성에서 받은 영상을 해석해 농업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농업위성정보활용센터도 만들고 있다.

농림위성은 3일에 한번꼴로 한반도 전체를 사진 찍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 농업정책과 지역단위 현장 의사결정을 위한 과학적인 맞춤형 정보를 생산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농업생산환경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표본조사로 파악했던 작물의 재배면적을 전 국토를 대상으로 확인해 과학적인 수치 생산이 가능하다. 그동안 표준으로 조사했던 작물이 잘 자라는지를 보는 작황조사도 앞으로는 들녘, 시군별 또는 국가단위로 생육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거의 실시간으로 재난과 재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피해 현황 파악과 복구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땅에서만 얻었던 농업데이터를 하늘에서도 얻을 수 있게 돼 명실상부한 데이터 기반 디지털 농업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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