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공식품, 세계인 입맛까지 사로잡은 수출 효자…소비층도 다양해져

밥상용 쌀 소비 감소에도 불구 쌀가공식품 수요 매년 늘어

가공·제조기술 발전과 함께 면·과자·누릉지·음료·주류 등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 속속 개발

쌀가공식품 수출 확대 위해 한국 음식 인지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정부·기업의 연구·지원과 함께 수출시장 맞춤형 현지화 전략 필요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국산 쌀가공식품이 지난해 1억6410만 달러치를 해외로 수출하며 K-Food의 주역으로 농식품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7~19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쌀가공식품산업대전(RICESHOW)’에서의 해외 바이어 상담(위)과 해외 방송 촬영(아래) 모습.
국산 쌀가공식품이 지난해 1억6410만 달러치를 해외로 수출하며 K-Food의 주역으로 농식품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7~19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쌀가공식품산업대전(RICESHOW)’에서의 해외 바이어 상담(위)과 해외 방송 촬영(아래) 모습.

전 세계적으로 케이-푸드(K-Food)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K-Food의 대표주자 격인 우리나라의 쌀가공식품은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날개를 달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부문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0.8kg 감소한 56.9kg였다.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서구식 식습관 확산 등으로 밥상용 쌀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밥상용 쌀의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쌀가공식품의 수요는 매년 늘고 있어 우리나라 쌀산업을 지탱하는 한 축으로 그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업체 부문 쌀 소비량은 총 68만 톤으로 전년 65만 톤 대비 3만 톤, 4.6%가 증가했다. 쌀을 원료로 한 가정간편식(HMR) 제품 증가와 식사대용이나 간식 용도의 쌀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지난해 사업체 부문의 부류별 쌀 소비량을 살펴보면 당류가 1만1000톤, 떡류 17만7000톤, 면류 2만2000톤, 도시락류 4만7000톤, 식사용 조리식품 11만4000톤, 주정 15만3000톤이었다. 특히 도시락류의 제조업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즉석밥 등 식사용 조리식품의 수요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쌀가공식품에 대한 호감도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70%였던 호감도는 2020년 74.4%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 75.2%를 기록하기도 했다.

# 수출 효자품목으로 부상한 ‘쌀가공식품’

쌀가공식품 시장의 성장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초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5.1% 증가한 11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농림축산식품은 85억4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국제적 물류대란,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 어려운 수출 여건에도 불구하고 건강식품과 가정간편식 인기로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모두 고른 상승세를 보였기에 거둔 성과다. 특히 쌀가공식품은 전년보다 18.8%가 늘어 1억6410만 달러치가 수출돼 대표적인 K-Food의 하나인 김치의 수출액(1억5990만 달러)을 앞질러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전 세계적 물류난 지속, 중국 코로나19 방역 강화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6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동일기간 역대 최고치다. 이중 농식품 수출은 4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했으며, 쌀가공식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나 증가한 9040만 달러치를 수출해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처럼 국내외 수요 증가로 인해 국내 쌀가공식품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0년 7조3000억 원으로 2010년 4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성장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식품 등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쌀가공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글루텐은 밀‧보리 등 일부 곡물에 함유된 단백질 종류로 서유럽‧북미‧호주 등에서는 밀가루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의 비중이 아시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글루텐프리 인증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글루텐이 전혀 없는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글루텐프리 세계 시장 규모를 78억6000달러로 추정하며, 올해부터 연평균 8.1% 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쌀가공식품 수출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최신 소비 경향을 반영한 우수 쌀가공식품의 유통·판매망을 확대하고 온라인‧비대면 수출지원과 한류 마케팅 확대, 맞춤형 해외시장 정보 제공, 국가별 수출전략 세분화 등을 통해 상품화부터 해외 인증·홍보·마케팅까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 가공·제조기술의 발달로 ‘쌀가공식품’ 소비층도 다양해져

쌀가공식품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데는 가공·제조기술의 발전과 함께 떡, 면, 과자, 누룽지, 가공밥, 당류, 음료, 주류 등 제품화 영역에서 한계가 없을 정도로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농업회사법인 ㈜영풍은 떡볶이 수출로 세계시장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영풍은 한국의 대표 먹거리인 떡볶이, 라볶이, 떡류, 스낵, 부침개, 잡채 등을 간편식품화해 현재 약 6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허기술을 적용해 실온에서 1년 간 보관이 가능하고 ISO22000, FSSC22000, 식품안전관리(HACCP), 글루텐 프리, 미 식품의약품안전청 인증, MUI 할랄, EAC 비건 등 다양한 국내외 인증도 보유해 제품의 신뢰도를 높였다. 이 같은 영풍만의 차별화로 2017년 3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2018년 500만 달러 수출의 탑, 2019년 1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연속 수상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일본,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이지만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지로도 수출량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1958년 감천제과로 시작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전통 제과기업인 신화당제과는 오랜기간 축적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어린 시절 부모님들이 사주던 전병을 국내산 쌀과 계란으로 기름에 튀기지 않고 직화로 구워 만든 ‘우리쌀전병’을 개발, 국내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또 다른 쌀가공식품업체인 미듬영농조합법인은 쌀가공품 브랜드인 ‘바비 브레드(BABI BREAD)’를 런칭해 쌀가공식품의 타켓층을 전체 연령층으로 넓혀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비브레드 꼬꼬·꼬까 라이스칩’은 국내산 농산물과 특허받은 식물성 유산균을 넣어 만든 프리미엄 쌀과자로, 기능성 물질인 가바, 아미노산 등을 높여 건강 간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쌀가공식품의 타켓층을 캠핑족이나 등산족까지 확장시킨 사례도 있다. ㈜참미푸드는 ‘이지밥’이라는 브랜드로 물만 부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조비빔밥, 밥과 라면을 함께 먹을 수있는 라면애밥을 개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건조밥 형태로 유통기한이 길고 상온보관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뜨거운 물이 없이도 발열체를 이용한 발열도시락으로 찬물만으로 따뜻한 비빔밥을 먹을 수 있어 캠핑, 등산 등 야외활동시 유용하다.

이처럼 차별화를 무기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쌀가공식품업계이지만 여전히 국산 쌀가공식품에 대한 낮은 해외시장에서의 인지도는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영풍의 한 관계자는 “밀가루 제품만큼 쌀가공식품의 종류도 다양하나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한류가 크게 유행하는 동남아시아 지역과 달리 유럽, 남미 등은 이제 알려지는 단계로 다양한 홍보와 프로모션 같은 마케팅이 확대돼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쌀가공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우선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의 연구·지원과 함께 수출시장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쌀가공식품 업계의 의견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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