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감자 대신 국내 감자로 판도 바꿔
가공·판매까지 러브콜 쇄도

국내산 감자 웨지감자로 가공·납품
해성푸드원이 최초

최상의 맛·품질 유지 비결은
연구개발 적극적 투자

계약재배 통해 물량 확보
85억 투자 가공라인 2배로 증설 예정
수미를 다미 품종으로 바꿔나갈 계획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업회사법인 해성이 감자 하나로 국내 감자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수입 감자의 자리를 서서히 국내산 감자로 대체해 나가고 있는 해성. 단순 원물 감자 공급에서 벗어나 자매회사인 해성푸드원을 통해 감자 가공·판매로까지 활동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국내 패스트푸드·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뜨거운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달 충남 서천군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내 위치한 해성푸드원 가공공장에서 금석헌 대표이사를 만나 해성·해성푸드원의 비전, 목표 등을 들어봤다.

해성푸드원 전경
해성푸드원 전경

 

# 업계 뜨거운관심...국내산 감자 가치 재조명

수많은 회사들이 해성의 감자를 원하고 있어요. 방금도 우리 감자를 미국에 소개하고 싶다며 시애틀에서 식품 무역회사 직원들이 찾아와 공장을 둘러보고 갔습니다. 감자의 맛과 향이 남다르다며 칭찬을 늘어놓고 갔으니 좋은 결과가 있겠죠.”

해성푸드원 가공공장 앞에서 만난 금석헌 대표가 얼굴 가득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성푸드원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85억 원을 투자해 감자 가공라인을 구축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해성을 통해 식품 대기업 등에 감자 원물만을 공급해오다 국내산 감자를 활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자 감자 가공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인데,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금석헌 대표(왼쪽)가 웨지감자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금석헌 대표(왼쪽)가 웨지감자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최근 국내산 감자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난 데는 코로나19 등으로 낮은 단가가 최대 강점이던 수입 감자 사용의 이점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코로나19 이전 kg2100원에 공급되던 수입 가공 감자 가격은 환율과 운임비 급등 여파로 kg2900원까지 치솟으며 국내산 감자 가공제품과의 가격 격차도 크게 줄었다.

이는 오히려 해성푸드원에는 기회로 작용했다. 수입 감자보다 향과 풍미 면에서도 월등한 국내산 감자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수요가 해성푸드원으로 쏠린 것이다.

해성푸드원은 감자 가공사업 첫 해인 올해 하반기에만 4000톤가량을 패스트푸드·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 납품할 예정이다. 주력상품은 감자를 삼각기둥 형태로 썰어 튀겨낸 웨지감자다. 현재 웨지감자에 대한 여러 대규모 업체의 납품 요청이 빗발치고 있어 내년에는 1만 톤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 대표는 웨지감자의 경우 그동안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이 수입 냉동 제품을 사용해왔다국내산 감자를 직접 웨지감자로 가공·납품하는 건 해성푸드원이 최초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산 감자 가공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품질 좋은 감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데 있지만 우리는 해성의 계약재배를 통해 물량 확보에 어려움 없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다감자 가공식품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봐 감자 껍질을 벗겨내는 기계인 스팀필러를 외국에서 20억 원에 공수해 올 만큼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상의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만큼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공장 한 편에 마련된 연구소에서는 전문 연구사들이 끊임없이 맛, 식감, 색상 등 관능테스트를 거쳐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매진하고 있었다.

전문 연구사가 제품 안전성 테스트를 하고 있는 모습
전문 연구사가 제품 안전성 테스트를 하고 있는 모습

 

# ‘더 큰 꿈 향해투자 확대

이처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는 해성푸드원은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생산·가공능력 향상, 저장공간 확보 등의 과제도 차근차근 풀어나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해성푸드원은 하루 최대 20, 10개월의 가공 가능 기간을 고려하면 연간 약 4000톤의 감자 가공식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조만간 85억 원가량의 추가 투자를 통해 가공라인을 2배로 확대해 연간 8000톤 가공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저온 저장공간도 현재의 2배로 늘려 연간 총 8000톤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해 가공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금 대표는 엄청난 투자가 예상되지만 그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계획한대로 거침없이 나아갈 생각이라며 해성뿐만 아니라 국내 감자 재배 농가와 감자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성푸드원 가공공장
해성푸드원 가공공장

 

# ‘다미품종 확대로 농가와의 상생 발판 마련

이 같은 해성푸드원의 가시적 성과 바탕에는 국내산 감자 원물 공급에 몰두해 온 해성의 지난 10년 간의 열정과 꾸준함이 자리하고 있다. 해성푸드원이 감자의 저장부터 가공, 판매까지 전담하고 있다면 해성은 철저한 계약재배를 통한 고품질 감자의 원물 공급을 맡고 있다.

해성은 농심 등으로의 자체 납품 물량에 더해 해성푸드원의 사업 확대에 따른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계약재배 농가 확대와 감자 품종 대체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해성은 우수한 재배기술을 갖춘 180여 곳의 계약재배 농가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300농가로까지 늘려 향후 지속 성장의 발판을 탄탄하게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계약재배 농가의 수미품종을 신품종 다미로 대체해 수확량을 크게 늘리고 농가 소득 증대도 함께 꾀한다는 구상이다.

다미는 해성이 강원도감자종자진흥원으로부터 감자 가공 등에 적합한 다섯 품종을 추천받아 2년 간 시험재배 끝에 선택한 품종이다. 올해는 일부 계약재배 농가에서 6000평가량을 재배해 수확했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미를 다미 품종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금 대표는 자체 시험재배 결과에 따르면 다미는 재배가 특별히 까다롭지 않고 우리나라 감자 재배 농가의 80% 이상이 선택하고 있는 수미보다 수확량이 2배나 많다는 장점이 있다예를 들어 수미를 심어 평당 7kg을 수확하던 농가가 다미를 심어 14kg을 수확할 수 있다면 농가의 수익도 늘어나고 해성도 수매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성과 해성푸드원은 회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농가와의 상생을 중요한 가치로 새기고 있다감자 농가가 판로와 소득 걱정 없이 농사를 지으며 우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Interview] 금석헌 해성 대표이사

"감자 품질 높여 식량작물로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게 노력할 것

금석헌 대표이사
금석헌 대표이사

우리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식량작물 감자가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해성은 앞으로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재배·유통환경을 만들고 감자 품질을 높여 우리 감자가 대한민국의 식량작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금석헌 해성 대표이사는 최근의 두드러진 성과들을 언급하면서도 해성과 감자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함께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 설명했다. 단순히 해성의 성장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감자가 식량작물로서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재배 현장의 땀방울들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감자 농사를 지으면 소득이 떨어진다는 농가들의 우스개 소리가 뼈 아프게 다가온다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산 감자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데 이를 감자 재배 농가의 소득을 제고하고 함께 성장해 커나갈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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