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밑소 확보, 농장 경쟁력 좌우…500마리 규모 성장 목표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추석을 앞둔 요즘, 많은 한우농가는 정성을 들여 길러온 소를 출하하기 바쁜 때다.

출하 이후 정산되는 비용을 기대하며 함박웃음을 지어야 할 시기이지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가격 인상과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의 위험은 한우농가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와 전국한우협회는 저능력 암소 비육지원, 자율감축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한우산업 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우산업을 지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규모 번식농가는 전업농으로 전환하거나 규제 강화로 인한 폐업, 후계 인력 확보 실패 등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경북 경주에서 80여 마리의 한우를 키우는 미소짓다농장을 찾아 농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에 대해 살펴봤다.

 

# 법학도, 한우농장 사장으로 변신하다

손봉구 미소짓다 대표. 
손봉구 미소짓다 대표. 

손봉구 미소짓다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우사 안에 있는 소들을 살펴보고 구석구석을 정리한다.

미소짓다는 번식우 51마리, 암송아지 10마리, 수송아지 10여 마리 등 약 80여 마리의 한우가 살고 있다.

손 대표는 법학도로 서울에서 사법시험 준비를 하던 중 진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다 201412월 아버지가 농사를 짓는 경북 경주에 귀향을 결심했다. 처음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우며 집 안에 있던 소에게 사료를 주고 볏짚을 줄 때까지만 해도 한우를 사육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벼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집에서 위탁사육 형태로 소를 기르던 것을 돕다 보니 직접 기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울에서 모아뒀던 돈으로 농장에서 기르던 암소 중 괜찮았던 암소 25마리를 매입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귀향했을 때 부모님과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축산을 해서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부모님께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한 뒤, 대출을 받아 경주시 천북면 화산리 일대에 축사를 지을 땅을 매입했다.

201712월 약 13223(4000) 부지 내에 약 1488(450) 규모의 축사를 지어 25마리의 암소를 들여 놓고 본격적인 송아지 생산에 주력했다. 그는 각종 한우 관련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개량의 중요성을 깨닫고 우량암소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실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인공수정사와 농장을 담당하는 동물병원 원장 등과 관계를 강화하며 개체별 필요한 개량을 위해 맞춤형 정액을 확보하며 체장, 체고를 개량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ICT 장비 활용, 더욱 자세히 농장 살핀다

손봉구 미소짓다 대표는 송아지가 태어나면 초유와 영양제를 놓치지 않고 급이해 초기 면역력을 기르고 볏짚을 세절해 급이하다가 7~8개월령에 가축시장에 출하한다.

손 대표는 번식우는 번식우다워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1, 1산을 목표로 농장을 관리하고 있다.

아무리 자질이 좋은 소라도 난폭우나 새끼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소, 유산을 자주 하거나 수정이 잘 안 되는 소는 과감하게 도태한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미소짓다 농장에는 우방 하나당 CCTV1대씩 부착돼 있다. 처음 축사를 지었을 때 질병이 없었지만 본격적으로 송아지를 생산하면서 설사병, 로타바이러스와 처음 마주했을 때는 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손 대표는 발정탐지기를 장착해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회전형 CCTV만으로도 농장 전체를 잘 살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소에 질병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등의 실수를 범하면서 CCTV를 늘리게 됐다매일 소를 자주 살피는 것을 기본으로 ICT 장비의 도움을 받아 이제 미소짓다 안에서는 처음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폐사하는 송아지는 없다고 말했다.

 

# 수입과 지출 데이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 중요

미소짓다 농장 전경.
미소짓다 농장 전경.

손 대표는 처음 지었던 축사에 같은 면적의 축사를 연결하는 공사를 지난 7월 마쳤다. 기존 축사는 번식우만 사육하고 새로 지은 축사에는 송아지, 경산우, 미경산우 등 분리해 기를 예정이다.

경주시로부터 13223부지 내에 추가로 축사를 더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손 대표는 향후 축사 건립을 통해 500마리 규모의 일관사육농가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 농장의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수입과 지출, 감가상각, 종부료, 치료비, 경제사업 이용비, 가축 출하비용 등 모든 데이터를 정확히 파악해 새는 돈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최근에는 기록관리, 농장경영 관련 앱도 잘 나오고 있고 이용하는 사료회사에서도 고객 유지, 신규 거래 확대를 위해 농가에 많은 신경을 써주고 있으니 농장주가 먼저 10원 단위로 경영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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