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주요 엽근채소와 양념채소류의 재배면적은 기후에 따른 작황 변화, 병해충과 더불어 전년도·전 작기 도매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매월 발표하는 엽근채소, 양념채소 관측의 경우 파종·정식 이전 재배의향 조사 등을 통해 재배면적을 예측한다.

이에 매월 1일 관측발표를 기다리는 농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많다. 지난 여름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 감소와 더불어 바이러스, 연작피해 등으로 수확량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도매가격이 지난 7월부터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에 가을배추 정식을 희망하는 농가들로 인해 배추 육묘와 무 종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여기에 태풍 힌남노의 피해를 입은 노지 포전도 현 시기 재배할 만한 농작물이 없기 때문에 배추가 정식될 것이라는 대아청과 관계자의 전망도 있었다.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과도하게 늘어나 김장철 배추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년 가을배추 정식은 대부분 9월 중순경 마무리 되기 때문에 농가들은 이달 1일 발표될 예정이었던 농경연의 엽근채소 관측결과를 기다렸다. 추가적인 정식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농경연의 엽근채소 관측은 추석 이후인 지난 16일에야 발표됐다.

농경연 관계자는 관측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배추 재배면적 추가조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같은 내용은 농경연이나 관측센터 홈페이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관측정보를 기다리는 농가와 업계 관계자들을 위해 공지사항이나 알림광장 등에 기재할 수도 있었지만 사실상 내부적으로만 알고 있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관측센터에서는 월보 발표 후 예상치 못한 경우가 발생하면 속보를 낸다. 이에 본지 기자도 지난 1일 관측 발표 후 태풍피해를 입은 포전의 재배 동향 등을 파악해 속보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통계청에서도 1년에 몇 번 엽근채소, 양념채소류의 재배면적·생산량 등을 발표하지만 정식이 한참 지난 후나 수확이 시작된 상황에서 나온다. 이에 농가는 농경연의 관측을 더 신뢰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측조사 결과를 매월 1일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은 농가를 포함한 농업계 관계자들과의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사전에 이유 등을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 수급·가격 불안 문제가 매년 대두되고 있다. 농경연이 신속·정확한 관측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적정생산을 유도하고 안정적인 가격 형성에 일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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