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물이용 발효비료 제조기술 개발…수입 의존도 감소 기대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비료 제조 알고리즘.
비료 제조 알고리즘.

수입 농자재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농업생산 기반 타격과 지속가능성에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이용한 발효비료 제조기술이 개발돼 국내 부산물 비료화 기술 향상과 원자재 수입 의존도 감소가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수입 유박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발생 부산물 활용 발효비료의 제조기술 현장 실증을 통해 제조공정 표준화와 대량 생산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친환경농산물 재배 농가에서는 화학비료 대신 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유기질비료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유기질비료 원료 대부분이 수입한 유박이며, 특히 아주까리 유박의 수입량은 2019년 기준 32만5000톤이다.

발효비료 제조과정.
발효비료 제조과정.

이번에 개발해 현장 실증한 발효비료는 미강 20kg, 참깨박 30kg, 건조주정박 30kg, 어분 20kg에 물 30리터를 넣고 골고루 섞은 후 비닐봉지에 담고 입구를 잘 묶어 밀봉해 상온(20∼30도)에서 약 21일 동안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이렇게 제조한 발효비료의 성분 함량은 질소 4.6%, 인산 1.6%, 칼리 1.7%로 유기질비료와 차이가 없었다.

발효비료는 작물 아주심기(정식) 2주 전에 밑거름으로 토양검정시비량 질소 기준 100%에 해당하는 양을 토양에 뿌려 경운 처리한다. 

발효비료와 유기질비료를 사용한 후 수량을 비교한 결과 10a당 감자는 발효비료 3372kg, 유기질비료 3483kg이며, 무는 발효비료 7308kg, 유기질비료 6333kg, 배추는 발효비료 1만868kg, 유기질비료 1만63kg으로 비슷했다.

토양 화학성과 미생물상 변화 비교에서도 유기질비료를 처리한 것과 차이가 없었다.

농진청은 현장 실증을 바탕으로 발효비료 제조기술에 대해 오는 2024년까지 신기술보급사업으로 확산·보급할 예정이다.

이번 국내 발생 부산물을 이용한 발효제조기술을 통해 수입유박 사용량을 18% 감소시키고 비료화율 20% 적용시 연간 916톤의 화학비료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친환경·유기농 확대의 현장 애로 해결과 농가 활용 기술도 향상은 물론 국내 부산물 자원순환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 지속가능한 농업실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 정읍에서 발효비료로 유기농 무, 배추를 재배 중인 공상길 농업인은 “유기질비료 원료 대부분이 수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 발생 부산물을 활용한 발효비료는 자원 순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난희 농진청 유기농업과 농업연구사는 “이번에 개발한 발효비료는 국내 부존자원을 활용한 수입 유박 대체 자재 개발 연구의 시작점으로 국내 부산물 비료 자원으로 농가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며 “앞으로 이 기술을 현장에 보급해 수입 유박을 대신하고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농업과학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