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대학교 2학년인 첫째가 미래직업, 유튜브, 음악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알잘딱깔센이란 표현을 한다. 무슨 줄임말 같은데 정확하게 모르는 나에게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라는 신조어란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알잘딱깔센을 여러 번 말해보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일이나 업무, 상황 등을 적용하는데 있어 표현을 참 재미있게 하는구나 싶다.

‘X세대(1965~1976년 태어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세대)’의 시각과 입장에서 보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요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는 더 어디로 튈지 속을 잘 모르겠다.

지난 9일 우리는 576한글날을 기념했다. 세종대왕은 1443훈민정음을 완성해 3년간의 시험 기간을 거쳐 1446년 세상에 반포했다. 우리 글자인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는 한글날은 1926년 음력 929가갸날로 지정됐다가 1928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그리고 한글날을 양력 109일로 확정한 것은 1945년 우리나라가 광복이 되고 나서였다고 한다.

국경일인 한글날만 되면 한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는데 우리 농업에서도 가능한 한글 맞춤법에 맞게 표현을 보다 정확하게 하고 순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글과 말을 올바로 사용하려면 맞춤법, 속담, 사자성어, 외래어, 신조어, 순우리말 등 생각하고 지켜야 할 게 적지 않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고령·성주·칠곡)은 만 톤을 톤으로 잘못 표기한 일부 언론의 부적절한 단위 사용을 지적하면서 쌀값, 수급안정 등을 위해 총 90만 톤이 시장에서 격리되고 효과를 내야 하는 민감한 시기에 농식품부가 이를 제대로 홍보하고 대응했는지에 대한 따끔한 질타를 했다.

실제로 축산분야에서도 잘못 알고 사용하는 외래어 표기가 적지 않다. 돼지나 소 등을 통째로 불에 구운 요리나 굽는 틀을 일컫는 말은 바베큐가 아니라 바비큐가 옳은 표현이다. 순화어로는 통구이가 있다. 빵가루를 묻힌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긴 서양 요리는 돈까스가 아니라 돈가스가 맞는 표현이다.

순화해 사용할 필요가 있는 어려운(?) 전문용어도 적지 않다. 환자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한 환우는 새의 묵은 털이 빠지고 새 털이 난다는 의미인지 또 다른 의미를 표현하는 것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유자돈, 모돈 등도 더 쉽게 표현해야 한다. 닭의 살코기로 사전에 나오는 계육도 닭고기로 표현하는 게 누구나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육가공업계에선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부위를 표현하면서 전지와 후지라는 표현을 앞다리살과 뒷다리살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농업분야에서도 거름이나 비료를 준다는 의미의 시비, 가지를 다듬는다는 전지, 토양 중에서 식물의 뿌리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인 근권 등은 쉽게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사례들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한글 맞춤법에 맞지 않거나 어려운 표현들이 적지 않은 만큼 우리 모두 소통을 더 원활히 하는 차원에서 지금부터라도 알잘딱깔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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