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없는 친환경 농업 꿈꿔…표고버섯 재배 3년 만에 연매출 10억

 

양돈업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농부의 꿈을 키웠던 김형래 하진이네버섯뜰에 대표는 잦은 민원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보며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농업을 꿈꾸기 시작했다.
 

전혀 다른 작목인 버섯을 선택한 것은 오로지 그 이유였다. 할아버지와 함께 부업으로 원목에 종균을 심고 버섯을 따던 추억은 그에게 미래 먹거리로 꿈을 심어줬다.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따 하진이네버섯뜰에로 농장이름을 짓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표고버섯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버섯재배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직원 10명을 채용한 알찬 농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농장문을 연지 3년 만에 연매출 10억 원을 달성하며 성공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하진이네버섯뜰에의 아빠 농부 김형래 대표를 만나러 서산으로 함께 가 보자.  

 

#민원 없는 친환경 농업 구현하고파
 

돼지를 키우던 아버지의 농장을 물려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김 대표는 일찌감치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고 2015년 졸업과 동시에 양돈장에 들어갔다. 3년간 양돈장에서 일하면서 회의감이 들 정도로 민원이 많았다. 김 대표는 가업으로 생각했던 양돈업을 포기하고 민원이 없는 친환경적인 농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만의 다른 농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친환경적이고 민원에서 자유로운, 그래서 미래에도 계속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농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버섯을 생각해냈습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원목에 종균을 심고 버섯을 따던 추억이 있어  표고버섯 재배에 접근하기가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2018년 말 독립을 결심하고 표고버섯 재배를 위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 곳곳을 다니며 버섯 재배 교육을 받은 것만 총 150시간, 그것으로도 부족해 무보수로 한 표고버섯 농장에서 1년간 실습을 한 후 농장부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친환경적인 농업을 목표로 시작했으니 이왕이면 농장 부지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과 깨끗한 자연환경을 조건으로 삼고 농장부지를 알아봤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농장부지를 계약하고 2019년부터 본격적인 표고버섯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판로 개척에 ‘힘 쏟아’
 

김 대표는 버섯을 재배해 처음에는 가락시장 경매로 팔았는데 낙찰가격이 형편없었다.
 

“재배사 3동에서 버섯을 재배해서 경매로 팔았는데 첫해 8000만 원 정도 팔려습니다. 제반 비용을 제하고 나니 마이너스 수준이었습니다. 유통채널을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에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 국내 굴지의 포털 사이트에서 라이브 쇼핑을 하면서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갈 정도로 화제몰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마케팅도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플랫폼이 정책을 바꾸면 판매 순위가 떨어지는 등 판매고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새로운 판로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납품할 가공업체를 찾아 고정적인 물량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20년 매출은 2억3000만 원으로 세배 가까이 성장했고 재배사는 6동으로 두 배 늘어났다. 김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적인 성장을 거듭, 지난해 재배사 10동으로 확장하고 총 매출 6억2000만 원을 달성했다.
 

“현재 표고버섯 재배동 3만2000㎡을 포함해 가공장과 업무동 6000㎡으로 농장을 확장했습니다. 판로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네이버와 쿠팡, 위메프, 지마켓,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과 유통업체 2개소에 직거래를 하며 유통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덕분에 올해는 1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청년창업농 지원사업과 충남 친환경 청년농부 지원사업을 통해 농장의 규모를 늘린 것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후계농업인 육성 자금 대출을 받아 사업을 확장했는데 원금 상환까지 고려해 자금계획을 세우며 꼼꼼하게 관리했습니다. 필수교육은 물론이고 500시간이 넘는 교육을 수료, 농업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청년 농업인 단체인 4-H에서 활동하면서 선후배들의 소중한 조언을 모두 귀담아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성공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배우고 익힌 것 같습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노력으로 하진이네버섯뜰에는 직원 10명을 거느리는 지역에서는 이름있는 농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신우일신, 머무르지 않는 하진이네버섯뜰에
 

 하진이네버섯뜰에서 생산되고 있는 표고버섯. 네이버와 쿠팡, 위메프, 지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과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하진이네버섯뜰에서 생산되고 있는 표고버섯. 네이버와 쿠팡, 위메프, 지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과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는 하진이네버섯뜰에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농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매일 앞으로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월 10톤의 표고버섯을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확장할 생각입니다.”
 

표고버섯 연중재배가 가능한 하진이네버섯뜰에는 항상 가장 신선한 버섯을 납품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2020년에 무농약인증을 비롯해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인증을 획득하고 제품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정담을 설립하고 유통판매업과 소분업 허가를 받는 등 새로운 사업을 위한 조직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오존살균기술을 이용한 표고버섯 배지 제작과 관련한 자체 특허기술 등록을 진행 중인데 새로운 기술은 물론 표고버섯차나 표고버섯 분말 등의 새로운 제품 개발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올해 제조가공업 허가를 취득했다. 
 

“표고버섯 가공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배지생산센터를 설립해서 자체적인 배지를 생산하고 나중에는 버섯 가공센터도 설립해 관광농원으로 6차 산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청년농업인들이 농업을 단순 작물재배로만 생각하지 않고 가치를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농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규모화, 현대화,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작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내가 재배하는 작물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고민을 충분히 하고 농업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미니인터뷰] 박종신 서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장

 

 

“청년농업인들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는 서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청년농업인에게 약 2억의 예산이 편성됐지만 올해는 약 6억 원으로 대폭 증액됐습니다. 그만큼 서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종신 서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장은 김형래 하진이네버섯뜰에 대표가 지역에서도 유명한 청년농업인이라고 칭찬했다.
 

“김 대표는 올해 젊은 청년농업인들이 그들만의 특화된 장점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서산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 주는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기술지원 사업으로 5000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자부담 6000만 원을 더해 총 1억1000만 원으로 냉동탑차와 지게차를 구입하고 브랜드 디자인 개발과 포장재 제작을 했습니다. 김 대표가 장거리 납품, 신선도 유지, 제품의 고급화, 인건비 절약 등의 효과를 봤다고 감사를 표할 때 정말 보람됐습니다.”
 

박 과장은 보다 많은 서산의 청년농업인들이 많은 지원을 고르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업에 지원하는 청년농업인들을 보면 항상 지원하던 사람들이 또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분들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청년농업인들이 지레 겁을 먹고 사업에 지원하지 않거나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산시농업기술센터는 늘 열려있습니다. 센터에 방문해서 상담을 하면 많은 사업 지원과 방법을 체득할 수 있습니다. 손만 내밀면 서산시농업기술센터가 잡겠습니다. 다양한 청년농업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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