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최근 푸르밀의 폐업으로 유업체와 낙농가가 공생 관계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더 강조됐다.

저출산, 고령화, 대체음료 시장 확대 등으로 인한 국내 우유 소비 감소로 몇 년째 적자 규모를 이어가던 푸르밀이 폐업하게 돼 직원들은 물론이고 푸르밀과 계약한 직속 농가들도 직격탄를 맞게 됐다.

대안 마련도 없이 사업 종료를 선언한 푸르밀로 인해 푸르밀 직속 농가 25곳은 내년부터 납유처가 사라지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푸르밀에 납유하고 있는 한 낙농가는 가업을 잇게 하기위해 어렵게 설득한 후계농이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는 목장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지만 붙잡을 방도가 없다며 막막한 심경만 드러내고 있다.

푸르밀 농가는 모두 임실낙우회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납유처를 구하지 못하면 한 지역에서 목장 줄도산이 이어질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정부도 농가 피해를 막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어 농가들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이번 푸르밀 사태에서 보듯 한곳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덩달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제는 누가 더 어렵다를 놓고 갈등할 때가 아니라 서로 함께 상생할 모색할 때다.

출산율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대체음료 시장 확대로 우유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값싼 수입 멸균유까지 밀고 들어와 국내 낙농산업은 위태롭기만 하다.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낙농가와 정부·유업체가 오랜 시간 갈등을 이어온 끝에 제도 개편을 동의한 만큼 이제는 서로 양보해 가며 산업 발전을 위해 해법을 모색할 시기이다.

우유는 국민의 중요한 식량자원이다. 정부도 낙농산업을 식량안보 차원으로 바라보고 생산자, 유업체와 협력해 낙농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길 바란다.

소비자들도 값싼 우유만 찾아다닐 게 아니라 국내 낙농산업 기반이 무너지면 소비자들도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2의 요소수 사태가 낙농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요소수 사태처럼 국내에서 아무도 우유를 생산하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입게 되는 것이다.

사육마릿수, 원유생산량 등 주요 낙농지표들은 계속해서 국내 낙농산업이 위험하다고 알리고 있다. 이번 푸르밀 사태를 통해 생산자, 유업체, 정부 그리고 소비자 모두 국내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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