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서 농산물 아이디어 제품 개발자로…'지식재산권 가진 농부' 유명세

 

직장생활을 하다 귀농을 결심한 아빠 농부는 벼, 마늘, 양파를 재배하고 한우도 키웠다.
 

쉬지 않고 노력했지만 소득은 크지 않았다. 양파가격이 폭락한 해 돈을 빌려 시작한 양파즙으로 농식품가공에 눈을 뜬 아빠 농부는 의령 지역 특산물로 유명한 망개떡을 매개로 쌀 가공품과 발효액 등을 판매하며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아이디어 사업자로 변신했다. 
 

끝없는 도전과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생산자에서 가공자로, 농부에서 농산업 아이디어 제품 개발자로 변신한 서세종 아빠의 달콤한 농장 대표를 만나러 망개떡의 고향 의령으로 가 보자. 

 

#농산물 가공으로 변신 ‘성공’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모의 농사를 돕던 서 대표는 부친의 권유와 ‘땅은 사람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에 흔들려 2017년 귀농을 결심했다.
 

“처음에 귀농을 해서 벼, 마늘, 양파를 재배했습니다. 마늘, 양파 가격이 폭락하면서 귀농 2년 차까지 이렇다 할 수입이 없었습니다. 생활이 힘들어 농한기에는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청운의 꿈과 달리 작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서 대표는 뭐라도 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부친에게 600만 원을 빌려 양파즙 가공을 시작했다.
 

“양파는 한여름에 작업을 해야 하는데 너무 덥고 온몸이 땀 범벅이었는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 어려운 순간에 양파즙이 성공해서 달콤한 인생을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땀흘려 수확한 양파를 소비자들이 달콤하게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농장 이름을 ‘아빠의 달콤한 농장’으로 지었습니다.”
 

그렇게 2019년부터 시작한 양파즙 가공으로 서 대표는 농산물 가공의 세계에 눈을 떴다.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작물의 가격 등락과 상관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농산물 가공산업에 매료됐다.
 

“농산물 가공업을 하려면 기술이 더 필요하고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의령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산물가공아카데미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그 수업의 졸업작품이 지금의 ‘망개모양라이스칩’의 시초가 됐습니다.”

 

#항노화 브랜드 ‘망개리-7’로 연 5000만 원 수입 

서세종 대표가 의령의 특산물인 망개를 활용해 만든 ‘망개라이스칩’ 제품과 망개를 입힌 ‘망개쌀’ 제품.  
서세종 대표가 의령의 특산물인 망개를 활용해 만든 ‘망개라이스칩’ 제품과 망개를 입힌 ‘망개쌀’ 제품.  

의령 지역 특산물로 유명한 망개떡을 쌀 가공식품과 연계해 새로운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은 서 대표의 순수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의령은 망개떡이 워낙 유명합니다. 그렇지만 떡의 특성상 의령에 오면 사는 특산물처럼 돼 버렸죠. 보다 많은 분들이 망개의 우수함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라이스 칩과 연계해 제품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망개는 중금속 배출, 염증에 탁월한 항노화 식품으로 이를 첨가해 만든 라이스칩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서 대표는 여세를 몰아 ‘청년농업인이 만든 항노화 브랜드 망개리-7’을 런칭했다.
 

“망개리-7은 망개의 좋은 성분을 다시 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망개라이스칩이 대표제품인데 라이스칩의 원재료인 쌀을 직접 재배해 합리적인 가격에 생산하고 보다 품질면에서 자신있습니다.”
 

600만 원을 빌러 시작한 농산물 가공업은 현재 5000만 원의 수익을 내는 효자사업체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제품의 디자인 등록, 제조법에 대한 기술특허 2건, 상표권 1건을 출원하며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스마트 농업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의령군농업기술센터와 상담을 통해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 가공업으로만 연간 5000만 원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 식품제조업을 진행 할 수 있는 부지도 마련해 내년에 생산시설을 증축할 계획입니다.” 
 

‘지식재산권을 가진 농부’라는 특별한 별칭 덕분에 특허청, 경상남도, 한국발명진흥회 주최 창업클럽 초청 강의도 하는 등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 경남대표 전시를 비롯해 경남도 4-H 대상 시상식 본상 수상, 경남도 청년농업인 경진대회 농산업 아이디어 경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아이디어 농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에게 도움되는 농업인 되고 싶어 
 

현재 의령군 4-H 소속으로 의령군 청년정책협의회 부대표를 맡고 있는 서 대표는 의령군 농가공 경영자 협의회장으로 농가공업계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귀농을 하고 제일 힘들었던 것이 부모와의 갈등이었습니다. 귀농을 하고 가출을 몇 번이나 하고 대화도 단절한 채 갈등만 커가던 차에 ‘내가 먼저 변하자, 지금의 환경을 바꾸자’라는 마음을 먹고 먼저 다가가고 먼저 일어나서 제일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에 아버지도 마음을 열고 도와주셨습니다. 저처럼 힘든 청년농업인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에 작은 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지역에서의 활동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 대표는 드론방제단 사업을 시작하고 지역 농업인들의 드론방제도 돕고 있다.
 

“농사를 질 때는 토양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드론을 이용해 토양 미생물 배양액(EM)을 활용해 논에 살포해 노동력과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토양을 개선해 병해충과 농약살포양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드론 방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최근 드론방제단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의령군농업기술센터에서 청년농업인 드론공동방제단 운영 시범사업으로 자금을 지원해줘서 드론을 구입하고 격납고와 사무실도 만들었습니다. 주위 농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많이 도와주시고 지역의 농가들을 소개해 주시기도 합니다.” 
 

서 대표는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해 판매·가공하는 성공한 청년농부가 돼 미래 청년농업인들에게 롤 모델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귀농을 하고 힘들 때 ‘지금까지 없었던 결과는 지금까지 없었던 행동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을 보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었습니다. 목표를 명확하게 잡고 성과를 이루기 위한 행동 하나 하나가 지금의 나를 성장하게 된 계기가 됐고 더욱 새로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갖고 전진하는 청년농업인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원합니다.” 


[미니인터뷰] 정상근 의령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과장

“서세종 대표는 귀농을 해서 농업을 시작할 때부터 가까이 보며 지켜봐 온 청년농업인입니다. 차세대 농업인 성공모델 육성사업을 비롯해 얼마 전 드론방제단 운영 시범사업까지 의령군농업기술센터는 함께 사업을 키워 나가는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지역 대표 가공농산물인 망개떡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망개잎 모양의 쌀과자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내고 있는 자랑스러운 지역의 대표 청년농업인입니다.”
 

의령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부터 청년농업인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 청년농업인 취농인턴제 사업,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 사업 등 크고 작은 사업을 통해 청년농업인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귀농귀촌을 했던 청년들도 자신의 계획대로 능력을 펼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조금이라도 그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4-H연합회 등 단체의 가입을 유도하고 귀농귀촌 선배들의 조언, 토론 등 경험들을 공유하게 했습니다. 농업기술교육, 농업경영교육 등 교육을 개설해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교육도 열심히 했습니다. 의령군농업기술센터가 청년농업인들의 정착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의령을 찾아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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