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출하·공동계산…농가 소득 안정으로 이어져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생강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감기 예방에 좋은 생강차? 꿀에 넣어 절였다가 먹으면 좋은 건강식품? 누구는 김장김치에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농산물로도 생각할 수 있겠죠. 한방에서는 생강 말린 것을 약재로 사용하며 감기로 인한 오열, 발열, 두통, 해수, 가래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빵과 과자, 카레, 소스, 피클 등에 향신료로도 사용되죠.”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생강 재배면적은 2324ha, 생산량은 2만4944톤이며 주산지는 전북 완주, 충남 서산, 경북 안동 등지이다.

전북 완주지역 52명의 조합원들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취가격을 제고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완주봉상생강조합은 업계에서 단연 손꼽히는 우수조직이다.

조직화가 되지 않은 농업인들의 품목은 도매시장, 유통업체, 벤더 등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지만 완주봉상생강조합은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원하는 업체들에게만 물량을 납품한다.

이에 1994년 11월 설립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 자체적인 능력 함양 

임희문 완주봉상생강조합 대표가 1994년 11월 조합을 설립하기 이전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블루오션을 만들고 가공산업의 지평을 열어 농가 소득을 향상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된 생강이 품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보다 100포대를 출하할 경우 20개는 상품, 30개는 중품, 50개는 하품으로 정해지는 장면을 보고 이 같은 생각을 했다.

공동출하와 공동계산이 산지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었지만 당시 농업인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자연스럽게 전 작기 생강가격이 높으면 생강 농사를 짓고 낮으면 작목을 전환하는 일을 반복했다.

이에 임 대표는 농가들을 만나 산지가 가격 결정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농업인들의 조직화와 공동출하, 공동계산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에 그의 말을 긴가민가했던 농업인들은 먼저 가입한 농가들이 연중 안정적인 가격을 받는 걸 보고 가입을 서둘렀다. 이를 바탕으로 연중 1000톤을 납품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1000톤을 판매함으로써 발생하는 매출은 100억 원에 달한다. 

완주봉상생강조합의 또 하나의 강점은 저온저장시설이다. 산지에서 아직까지 토굴을 파고 생강을 보관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 현지 견학을 바탕으로 저온저장고 기법을 만들고 시설까지 갖췄다. 이에 연중 품위 변화 없이 납품이 가능하다. 

매년 10월 수확 전까지 전년도에 수확한 생강을 납품업체가 원하는 형태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완주봉상생강조합은 2001년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건립하고 2010년 식품안전관리(HACCP) 인증 공장도 신축했다. 2012년에는 농공상융합중소기업 인증을 받고 이후 공장 등을 증축했다. 당절임, 액상차, 천연향신료 등에 대한 HACCP 인증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도매시장 외 CJ, 오뚜기, 이마트, 하나로마트 등 대형납품경로를 비롯해 지역농협, 로컬푸드, 온라인 등에도 원물, 반가공품, 완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김치공장에도 납품 중이다. 

# 생강 농업 비전 제시

임 대표는 생강 소비량 증대를 위해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농산물 전처리 시설 구축도 계획 중이다.

생강 100% 농축액을 냉동보관 제품으로 개발해 생강 소비량을 늘리는 동시에 생강의 안정적인 가격 형성에도 매진할 예정이다.

그는 “기업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신규거래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함으로써 생강 소비량을 촉진시키겠다”며 “이상기후로 인한 생육 과정에서의 문제를 막고자 각종 시범포 사업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이어 “시범포 사업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지역농가에 교육해 품질을 향상시키고 수확량 증대도 꾀하겠다”며 “조합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완주봉상생강조합은 2017년과 2019년의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공식품의 수출도 계획 중이다.

임 대표는 “생강가루를 비롯한 가공식품 수출을 계획 중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좋지 않고 환율 또한 상승해 고민이 크다”며 “경쟁력을 갖춘 농식품 법인들이 해외에서 날개를 펼 수 있도록 수출지원이 다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