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출하 시스템 구축…고품질 농산물 공급으로 시세 ‘견인’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산지유통 조직 선진화, 생산·출하의 선진시스템 구축, 우리 농업 경쟁력 향상 주도를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된 부안마케팅영농조합법인(이하 부안마케팅).

고품질의 안전한 먹거리를 고객의 식탁에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안마케팅은 산지에서 경매사로 활동하며 농산물 유통에 잔뼈가 굵은 임장섭 대표가 고품질의 산지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생산 농가와의 계약 재배, 직접 생산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한 농산물을 소비지의 다양한 채널에 공급하고 있는 부안마케팅에 대해 살펴봤다.

# 1등 영농조합법인으로 우뚝

부안마케팅이 주로 취급하는 농산물은 수박과 양파, 토마토 등이다. 2002년 설립 직후 이마트에 과채류를 납품할 정도로 20년 전부터 품질과 선별에 대해 인정받았다. 전북 부안과 인근 지역 300농가와 계약 재배를 통해 수박은 연 1만4000톤, 양파는 6000톤을 공급하고 있다. 토마토는 3ha 규모의 유리온실에서 연 7000톤을 생산하는데 자체적으로 직접 재배한다.

부안마케팅의 운영형태는 크게 △생산농가와 계약·직접 생산 △등급별 선별 △유통관리로 나눌 수 있다. 계약 재배에 관심이 있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한 후 신청을 받는다. 이후 생산관리와 재배 기술도 직접 지도한다. 매시기마다 작황을 확인하고 품질 검사 도 실시한다.

농가와 원물을 직접 관리함으로써 산지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등급별 수매를 통해 신뢰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재배 농산물을 수확 직전까지만 농가에서 신경 쓰고 수확, 운반, 선별, 공급 등은 부안마케팅이 직접한다.

국내외 마케팅 활동과 더불어 표준규격에 의한 공급시스템도 갖췄다. 대형유통업체·식자재·도매시장 등 다양한 판로에 맞춤형으로 농산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부안마케팅의 명성은 시장 내에서 자자하다.

일례로 양파는 주로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하는데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서울청과(주)의 경매에서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장인균 서울청과 채소부문장은 “부안마케팅과의 인연이 오래됐는데 굳이 출하지도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체계적인 공급시스템을 갖췄다”며 “우리나라에 많은 영농조합법인이 있는데 부안마케팅처럼만 생산·선별·출하한다면 1등 시세는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 농가와 동반성장

아버지의 대를 이어 부안마케팅을 이끌어가고 있는 임재근 부사장이 농촌 현실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안마케팅이 농가가 생산한 수박과 양파를 자체적으로 직접 수확하는 이유도 농가의 인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농가 소득을 높임으로써 동반 성장하고자 ‘바뜨랑’이라는 자체 브랜드도 2014년 만들었다. 부여사업소 신축, 부안유통산지유통센터 증축, 산지유통전문 조직으로 선정되며 외연은 확장했지만 자체 브랜드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프라인 납품·출하 뿐만 아니라 수토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소매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임 부사장은 “부안마케팅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농가들과 함께 윈윈하는 회사, ‘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농산물을 생산·선별·공급하는 회사”라며 “공산품의 가격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소비자들이 농산물은 ‘싸고 좋은 것’을 찾는데 이 같은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미래에 농업·농촌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뜩이나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농가들이 많아 지속가능한 영농활동에 어려움이 있는데 소비자들의 잘못된 생각이 지속된다면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임 부사장은 “농업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정부가 밥상물가가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농업인들의 수취가가 향상돼야 청년들이 농촌에서 일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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