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저장고 없이도 농수산물 신선도·품질 유지 '프레센' 세계 주목

혁신적 기술로 농수산물 유통 효율화
작물별·유통과정별 맞춤형 제품 공급 호응
중국, 칠레 등 수출 청신호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신선도 유지제 프레센은 이산화염소 서방출용 겔팩으로 국내 농수축산물 유통·수출 현장뿐만 아니라 중국, 칠레, 브라질,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수출되고 있다.

농수산물은 수확 직후부터 부패가 시작돼 농업계와 유통업계는 수확한 농수산물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각별히 신경써왔다. 20세기에 개발된 콜드체인 시스템은 저온창고 등을 통해 농수산물의 부패 속도를 늦춰 유통거리와 시간을 크게 늘리는데 기여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농수산물이 저장고에서 출고된 이후 집하-출고-도매-소매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항상 냉장 상태를 유지할 순 없기 때문이다.

세진이앤피()는 저온저장고 없이도 농수산물의 신선도·품질 유지가 가능한 이산화염소를 활용한 서방출용 겔팩 기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림식품신기술(NET) 인증을 받으면서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NET 인증은 농식품부가 국내에서 개발된 농림식품과학기술 중 독창적이면서도 기술적·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인정하는 기술에 대해 부여하는 인증이다.

혁신적인 기술로 농수산물 유통의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는 세진이앤피를 찾아갔다.

 

# 신선도 유지 문제로 농산물 수출입에 제약받는 현실 보며 이산화염소에 주목

세진이앤피는 1997년 창립된 화학·소재공학 기반의 기업이다. 주력상품인 이산화염소 안정화 기술을 응용한 서방출용 겔팩인 농수축산용 신선도 유지제 프레센’(Freshen)을 비롯해 개인위생·공간용 살균탈취제, 고온복합 미생물을 이용한 유기성폐기물 처리장치 등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프레센 개발 계기에 대해 김홍길 세진이앤피 대표는 우리 회사는 화학회사로서 동남아에 산업용 수계 살균제 등 여러 종류의 화학제품을 수출하고 있었는데 동남아 수출입 과일이 곰팡이 등 미생물과 노화호르몬인 에틸렌 가스로 인해 신선도가 저하되고 폐기율이 높아져 수출입에 제약받는 현실을 보게 됐다인체무해하며 잔류성이 없으면서도 환경친화적인 소재를 찾다가 마시는 물에 소독제로 쓰이고 식품첨가물로 미국 식품의약처(FDA)에도 등록된 이산화염소에 주목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산화염소(ClO2)는 산소에 염소(Cl)가 붙어있지만 안전한 물질로 염소보다 살균력이 5배 커 각종 바이러스, 박테리아, 녹조류, 포자류 등의 제거에 더 효과적인 물질이다. 그러면서도 트리할로메탄 등 염소계 살균제와는 달리 발암물질을 생성하지 않고 빛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특성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산화염소는 마시는 물 소독제, 식품 첨가물, 농산물, 화훼, 양봉, 육가공, 수산물,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방제에도 두루 사용해 효과를 보고 있었다면서도 다만 이산화염소는 빛과 온도에 민감해 영상 11도에도 끓어올라 당시로서는 이산화염소를 수용액화한 후 이산화염소수로 사용, 저장고나 출고 전 처리용으로밖에 사용하지 못했다고 당시 기술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밝혔다.

 

# 이산화염소 안정화 기술로 소포장용 신선도 유지제 프레센개발

딸기 소포장 용기에 쓰인 프레센

 

세진이앤피는 2017년 이산화염소 안정화 기술을 개발, 이를 응용해 소포장용 신선도유지제 프레센을 선보였다.

김 대표는 당시 0.5~2kg 이내의 작은 용기로 유통되는 과채류 포장재 내부에 이산화염소 제재를 넣어 모든 유통과정에서 미생물을 억제하는 이산화염소 서방출팩을 만들고자 시도했다팩 내용물의 산성도(PH), 점도, 농도, 각종 첨가물 등을 조절해 겔 형태로 만들었으며 포장재 재질이 변화함에 따라 이산화염소 가스 서방출량의 농도, 속도를 제어하는 소포장용 신선도 유지제 프레센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센을 소포장용으로 개발한 것에 대해선 인구구조 측면에서 1인 가구가 증가세이며 시장·마트 규모는 증가세인데 반해 제품 포장단위는 500g~2kg 이내로 작아진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전했다.

다만 프레센의 겔형 이산화염소 선도유지제는 한 번도 현장에 사용된 적 없어 영업이 만만찮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신제품이라 농산물 사용가능 여부, 인증 요구 등이 많았고 영업망도 변변찮아 진입장벽이 높았다몇 년을 다른 아이템에서 번 수입으로 보전하면서 실험하며 데이터만 축적하는 고난의 세월을 보내다 겨울작물로 수출량이 많은 딸기와 부패율이 높아 클레임이 많은 감귤에 전략적으로 접목해 자리를 잡게 됐다고 떠올렸다.

현재 세진이앤피는 직접 수요자와 협의해 작물별, 포장재별, 유통과정별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프레센의 혁신성이 내외적으로 인정받으면서 2018NET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조달청으로부터 조달 혁신제품으로도 등록됐다.

특히 NET인증은 특허를 바탕으로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칠레, 브라질, 스페인, 튀르키예, 캐나다, 이란 등 해외 바이어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수출로 이어지는 단계에 왔다.

 

# 사상최대 농수산식품 수출...다양한 선도유지제 개발할 것

감귤 수출현장에 활용되고 있는 프레센
감귤 수출현장에 활용되고 있는 프레센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 113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국제물류 대란,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 어려운 수출여건에도 불구하고 건강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의 인기로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모두 고른 상승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실적을 낸 것을 보더라도 세계시장은 항상 양 방향으로 열려 있고 시장의 요구와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는 한 가지 물질과 제품, 자기가치에만 매몰되기보단 열린 자세로 물리·화학·생물·기계적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소재와 기제를 개발해 소포장 용기로 유통되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수확 후 저장고 내의 신선도 유지 분야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는 프레센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식품 스타트업 관계자가 전하는 R&D 방향은 - 김홍길 세진이앤피() 대표

김홍길 세진이앤피(주) 대표
김홍길 세진이앤피(주) 대표

초연결·초지능·초융합 특성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의 상호연결이 강화되고 있으며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만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농업의 6차산업화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추진 등 메가FTA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에 국산 농축수산물과 그 가공식품 그리고 주변기술의 수출확대와 발전을 위해 재배·수확·저장·유통의 여러 단계를 아우르는 유통의 효율화와 각 단계별 기술에 대한 정부의 많은 노력과 직·간접적 지원이 필요하며 관련 정책의 유연함도 요구된다.”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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