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촌이 집보다 좋다는 초등학생 김민규 어린이. 1년간의 농촌생활을 통해 학창 시절의 큰 물줄기가 바뀌었다는 대학생 차민건 씨. 농촌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가 눈에 띄게 성숙해졌다는 어머니 윤희정 씨.

사는 곳도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농촌유학생과 그 학부모라는 점이다.

농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6개월 이상 농촌에 살면서 지역의 초등·중학교를 다니며 농촌과 자연을 몸소 체험하는 교육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안교육과는 다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농촌유학이 시행된지도 벌써 12년이 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2010년부터 농촌유학시설에 운영비 지원사업을 시작, 현재 전국적으로 전국 28개 농촌유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종사자 인건비, 프로그램 개발비, 컨설팅·홍보비, 기자재 구입비, 보험 가입비 등 농촌유학시설 운영비 형태로 연간 15억 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내년도 농촌유학 지원 사업대상을 선발할 예정이므로 관심 있는 법인은 신청해 봄직 하다.

농촌유학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도단위로 가장 많은 8개 농촌유학센터를 운영중인 전남도의 경우 지난해 182, 2165명이 농촌유학생으로 참여했으며, 올해 1기에는 304명이 참여해 지난해 실적을 훌쩍 넘었다.

만족도도 높아 전남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농촌유학에 참여한 교직원과 유학생, 학부모 등 1282명을 대상으로한 조사결과 농촌유학생은 존중과 배려를 통해 심미적 감성 역량을 제고시키고 정서적 안정과 올바른 인성 함양에 도움됐다는 평가가 매우 높았다. 교직원 역시 작은학교 활성화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해 수도권 거주 초등학생 학부모 1022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패널 조사 역시 10명 중 6명 이상이 농촌유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 역시 주로 건강 식생활’, ‘자립심 향상’, ‘농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자연생태교육등의 이유로 농촌유학을 선호했다. 실제 농촌유학을 보낼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학부모 10명 중 4명이 보낼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학부모 10명 중 5명만이 농촌유학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 대국민 홍보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농촌유학은 도시 학생과 농촌이 사회적·문화적·교육적으로 공감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며, 미래 세대의 농촌에 대한 가치를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인구감소 시대에 지역소멸, 농촌소멸 등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농촌의 공교육 여건도 날로 악화되는 등 사회적문제 해결에 농촌유학이 교육여건 개선을 통한 농촌마을 살리기에 있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농촌에서의 삶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 이때, 보다 다양한 농촌유학 모델을 발굴해 보다 많은 아이와 부모가 농촌이 갖고 있는 가치와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더 나아가 농촌유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농촌지역을 살리는 중요한 시발점이 돼 도시 학생에게는 공동체 정신 함양과 정서적 안정을, 농촌 지역은 학생 유입으로 인한 교육환경 개선과 활력 증대 등 서로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라며, 이를 위한 보다 많은 국민적 관심과 제도적·정책적 지원 확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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