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은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중도매인들이 몽골텐트에서 지내며 난연판넬 형식의 임시점포가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다.

당초에는 화재 건물의 조속한 철거 후 새 건물의 건립을 기다렸으나 안전검사가 늦어지고 화재 점포 내 잔해처리 시간도 지연되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달 초부터 기온이 하락하고 바람까지 불면서 경매가 완료된 농산물이 소비지 분산 전 냉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중도매인들의 심정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쉽사리 알 수 없을 것이다.

개설자인 대구시는 화재 이후 4개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대표 7명으로 구성된 유통종사자 사고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주 화·목 간담회를 열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유통인들은 대책다운 대책은 마련된 게 없다고 토로한다.

이들이 원하는 건 화재 건물의 철거 이후 겨울이 오기 전 새 건물의 건립이었다. 그러나 시설현대화사업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의 건립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세 번의 연구용역을 통해 결정된 확장 재건축으로 정해진다면 새로운 건물 건립이 추진되겠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후보자 시절 당선공약으로 이전을 내세웠던 만큼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시의회에서 이전을 위한 연구용역 예산이 삭감되고 지역 의원들이 이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또 몇 년이 흐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도매시장은 과거 연 거래액이 전국 공영도매시장 중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난열판넬 임시점포 건립이 추진되지만 하루빨리 결정해야 하는 사안은 시설현대화사업의 방향성일 것이다. 2005년부터 요구가 있었음에도 2022년인 지금까지 결정되지 않은 대구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사업. 대구도매시장의 정상화는 단순히 화재사고에 대한 복구만이 아닐 것이다.

대구시는 화재가 발생한 농산1동 외에 다른 건물들도 시설노후화로 언제든지 화재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인지하고 시설현대화사업의 방향성을 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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