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우 전북대 식물방역대학원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외래병해충의 신속한 초동대처는 
우리 먹거리·국가 경제적 손실 사전방지

식물병해충 현장 전문가 양성 노력은 
미래 농업 위해요소 해결 위한 지원군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후, 일상은 멈추고 우리 삶은 변화했다. 특히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식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예전에는 값싸고 양많은 농식품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더 건강하고 안전한 농식품을 원하는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등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율이 코로나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간에게 먹거리는 건강을 유지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온, 국제교역량과 해외여행객의 증가는 고위험성 외래병해충유입과 확산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실제 전 세계적 평균기온은 연간 0.6°C 매년 상승하고 있고, 이것은 국내 작물재배 북방한계선의 북상과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한 평균 기온의 상승은 식물병해충의 국내 월동생존률을 증가시켜 외래병해충의 유입뿐만 아니라 기존 병해충의 돌발적 발생 또한 증가시키고 있다. 

2010년 이후 병해충 발견 건수 추세를 보면(검역본부, 2018년 식물검역 업무편람) 1900년 이래 국내에 총 89종의 외래병해충이 유입됐는데 이 중 40%에 육박하는 종들이 2000년 이후에 유입,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러브버그라는 계피우단털파리가 발생함에 따라 기후변화와 환경변화로 인해 달라진 식물병해충 발생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사회적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2015년에 경기 안성에서 최초 발견된 과수화상병은 6년 연속으로 국내에서 발생되고 있으며, 2015년에는 43농가 42.9ha였던 피해면적이 2020년에는 대발생해 622농가 328.7ha로 확대됐다.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데 한번 감염되면 확산속도가 거침이 없어 과수농가의 공공의 적이 된다. 

2017년에는 맹독성 해충인 붉은불개미가 중국 컨테이너를 타고 부산 감만항에서 처음 출현, 현재까지 총 11회 발견됐는데 그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붉은불개미는 물리면 화상을 입은 듯한 통증과 가려움, 심하면 어지러움을 일으키는 우리나라 생태계 교란 우려종이다. 2008년 국내 침입한 미국선녀벌레는 광식성 산림·농업해충으로 현재 환경부 위해2등급 종으로 지정된 바 있다. 

외래병해충에 대한 신속한 초동대처는 관련 전문가의 예찰과 진단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식물병해충에 대한 관리 주체는 법체계상 분리돼 지정되고 있고, 진단은 산림지, 농경지, 국경 등 담당지역에 따라 각 기관별로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발생 외래병해충에 대해 예찰·진단, 최종 확진을 담당하는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국내 식물병해충 예찰·방제시스템은 각 식물방역기관별로 개선방안과 관련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부족이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래병해충에 대한 현장인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신속한 초동 대처는 우리 먹거리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 자연 보호와 국가의 경제적 손실을 사전에 방지하는 일이기도 하다.

전북대·경북대·전남대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식물방역대학원은 글로벌 방역위기 속에서 식물병해충 관리와 검역 전문 인력양성 목적으로 2019년에 신설됐다. 국내 3개의 지역거점대학교인 전북대와 경북대 그리고 전남대에 신설돼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유치했고, 현재 학생들은 두 학기째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3개 대학은 공동 커리큘럼을 구성해 식물병해충에 대한 진단과 예찰, 검역과 방제에 대한 현장 중심의 실용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재직자 중심 대학원이다보니 학생들의 재직기관에서도 현장 인력의 재교육과 역량개발을 요구하고 있어 국가식물방역기관 및 병해충 관련기관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와 역량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2023학년도 신입생모집을 곧 모집하는 시점에서 작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막 초석을 몇 개 두었다. 식물병해충 현장 전문가 양성의 노력은 미래 농업에 있어 여러 위해요소들에 맞서 힘을 기르는 시작이자 그 완성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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