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차상거래가 이루어지는 배추가 화물차 위에 실려있다.
차상거래가 이루어지는 배추가 화물차 위에 실려있다.

올해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4년 전부터 지지부진했던 배추 하차거래 추진, 도매시장 온라인거래 추진 논의,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완료, 양곡도매시장 이전·현대화사업 추진,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등이 주목할 만한 뉴스였다.

이외에도 지방 도매시장을 비롯한 일부 도매시장에서 개설자의 불합리한 지정조건 때문에 마찰이 발생했으며 사실과 다른 얘기가 매체를 통해 방송돼 유통인들이 곤욕을 치르는 일도 생겼다.

올 한해 도매시장에서 가장 중요했던 주요 이슈를 살펴봤다.

 

# 가락시장 배추 하차거래 내년 1월 시작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물류 체계와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 차상거래품목의 마지막 품목인 배추의 하차거래가 내년 12일부터 시행된다.

2018년부터 배추 하차거래를 위한 논의가 시작돼 2019년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이해관계자 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과 가격 폭락, 코로나19 등으로 시행시기가 연기됐다.

하차거래 시행은 논의 초기부터 모든 유통 주체가 동의했지만 시행방법과 일정에 대해 출하자,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등 각 주체별 의견이 상이했다. 이에 모든 유통 이해관계자가 참석하는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 추진협의체가 구성됐다. 2019년부터 5톤 차량 58대분의 배추가 자율시행·시범사업으로 파렛트 단위로 출하됐다. 지난 8월에는 고랭지, 이달에는 전남 해남 김장배추에 대한 파렛트 시범사업이 실시됐다.

, 양파, 총각무, 옥수수, 포장쪽파, 마늘, 생강 등의 하차거래는 시장 내 획기적인 물류 개선과 하역노조원 근로여건 향상, 구매자 편의성 증가 등 도매시장에 긍정적인 거래 환경을 정착시켰다. 이에 따라 배추 또한 파렛트 거래가 신속하게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공사는 출하자 부담 경감을 위해 내년 12일부터 3년 간 출하 비용 일부를 도매법인과 함께 지원한다. 내년 331일까지는 차상거래와 하차거래가 병행되고 42일부터는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가 의무화된다.

 

# 쉽지 않은 도매시장 온라인 거래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 농식품 온라인 거래소에 대한 이견도 있었다. 가락시장에서 서울청과와 동화청과가 온라인 거래를 진행했으나 반입량과 거래금액이 미미했고 중도매인들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 외에도 호남청과가 지난 5월 지방도매시장에서는 최초로 일반적인 경매를 뛰어넘는 개념의 온라인 거래를 진행했지만 출하품목 확대와 출하량의 증가는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농업관련 단체에서는 영세 출하자들의 농산물 표준화, 등급화가 미흡하고 영세소농·고령농은 일반 경매와 온라인 경매의 이점에 맞춘 영농활동을 펼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순히 시스템만 갖춘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농업인, 중도매인, 도매법인, 개설자, 정부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고 현장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시공사에서는 기존에 추진했던 온라인 거래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소한 후에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래 병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규제 완화 차원에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의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수원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6월 완료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완료됐다.

공사 기간은 45개월이 걸렸으며 단계별 순환개발방식으로 3단계에 걸쳐 시설현대화사업이 진행됐다.

201711월 채소동 점포가 입점할 임시매장 2곳을 건립하는 1단계 공사를 시작, 20186월 마무리했으며 지난해 9월 과일동·수산동을 신축·이전하는 2단계 공사를 완료했다.

채소동을 신축·이전하는 3단계 공사 이후 지난 43일 모든 상인이 입주했다.

기존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 임시 건물에 있었던 무·배추 매장은 채소1동에 입주를 완료했으며 포장품 채소매장은 채소2동에 들어섰다.

19932월 개장한 수원도매시장은 경기 서남부권역 농수산물 유통의 거점 역할을 해왔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시설 노후화에 따른 이용객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수원도매시장은 부지면적 56160, 건물 연면적 5830, 지하 1~지상 3층 건물 6개 동으로 조성됐다.

 

# 양곡도매시장 2025년 재탄생

전국도매시장 중 유일하게 양곡만을 취급하는 양곡도매시장이 2025년 이전 시설현대화사업을 완료한다. 서울시는 2025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공모 당선작의 설계를 반영했다.

양곡도매시장은 현 위치에서 1km 정도 이동한 서울 양재동 229-7번지에 대지면적 8426, 연면적 9270, 지하 2~지상 2층 규모로 신축된다.

좁은 대지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차량 동선은 한 방향으로 이뤄지고 상·하차 작업이 동시에 진행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진다.

증축을 계획 중인 먹거리 관련 시설은 물류 차량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했으며 시장 정상 영업 중에도 증축공사로 인한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 도매시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최근 한 매체의 도매시장 관련 방송 내용이 사실과 달라 관계자들이 곤욕을 치르는 일이 발생했다. 이 방송에서는 도매법인의 수익원이 농업인이 출하한 위탁 농산물에 대한 수수료(4%)와 중도매인에게 받는 수수료(4%)라고 지적했는데 도매법인은 중도매인에게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만약 수수료를 받을 경우 농안법 위반으로 업무정지를 받거나 지정이 취소된다.

또한 소매시장에서 구입한 배추 가격과 농업인이 도매시장에 출하한 쌈배추의 가격을 비교했는데 유통 경로가 다르고 품목 또한 상이하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소매시장에서 구매한 배추는 도매시장 경매 이후 유통 비용이 추가되지만 농업인이 출하한 쌈배추 도매가격에는 이 같은 비용이 포함되지 않는다.

도매법인은 출하대금 정산과 농산물의 원활한 판매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거래금액의 일정 비율을 출하자와 중도매인에게 장려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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