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김소연 기자]

올해 한우는 사육마릿수 증가의 영향을 받으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였고 돼지는 사료가격 인상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낙농은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등 제도개선에 한 해를 보냈고 가금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잇따른 발생으로 차단 방역 강화 등에 올인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사료와 동물약품분야는 반려동물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로 도매가격 하락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역대 최대인 350만 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한우가격 폭락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역대 최대인 350만 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한우가격 폭락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가격을 유지하던 한우가격은 4분기에 들어서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급감해 한우도매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우 사육마릿수는 올해 350만 마리를 넘을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340만 마리와 비교해도 3%가량 늘어났고 평년인 313만 마리와 비교하면 13%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도축마릿수는 699000마리로 예상되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7.5%가량 많은 수치로 평년보다는 11.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2일 기준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kg16014원으로 지난해 평균 21224원과 비교하면 25%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가격 하락과 사료가격, 조사료, 인건비 등 생산비 증가로 소를 팔아도 생산비에 못미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한우농가들의 경영악화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등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면 한우소비가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내년도 한우 사육마릿수는 올해보다 늘어난 역대 최고치가 예상되는 만큼 한우가격 폭락을 대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돼지, 총 도축 18467000마리 추정

올 들어 지난 4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 해제되면서 일시적으로 외식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지난 5월 돼지 평균 도매가격은 kg638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012월 이후 국제 곡물가 폭등에 따라 양돈 배합사료 가격이 올 4분기까지 12개 제조업체 평균 kg318.4원 인상됐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돼지 도매가격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비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사육의향은 감소한 한 해였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 모돈 사육마릿수는 968000마리로 지난해 보다 1.0%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돼지 총 도축마릿수는 184670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스페인과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올 해 총 수입량은 45만 톤 내외로 추정된다.

돼지는 분뇨처리와 악취문제로 인해 타 축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많은 상황에서 지난 616축산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일부 개정돼 악취저감 장비·시설 설치가 의무화됐고 신규진입농가는 내년 616일부터 사육시설 구조의 제한을 받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새 시행령은 우선 돼지 사육시설의 악취가 주변으로 퍼지지 않도록 밀폐형 구조로 설치하도록 했고 이는 축산업 허가를 신규로 받으려는 경우 적용된다.

또한 돼지 사육 농장에는 액비순환시스템(부숙된 액상 비료와 분뇨를 섞는 장치)이나 안개분무시설 등 악취물질 발생을 줄이는 장비를 갖추도록 했으며, 이는 기존과 신규 축산업 허가·등록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은 양돈을 포함한 전국축산농가 107000호와 가축분뇨 처리시설 약 2000개소에 대해 지난 53일부터 930일까지 축산환경실태조사를 마무리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환경부와 이원화돼 있는 가축분뇨 발생과 처리 통계를 통합해 일원화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농, 내년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후계농 문제 심화 우려

1년여간 진행된 낙농제도 개편을 통해 내년부터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된다. 
1년여간 진행된 낙농제도 개편을 통해 내년부터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된다. 

1년여간의 진통 끝에 9년 동안 유지됐던 원유가격연동제가 내년부터 원유 용도별차등가격제로 개편된다.

정부는 2년 동안은 음용유 195만 톤은 유지해 준다고 약속했지만 그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물량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낙농제도의 불안함과 생산비 폭등까지 겹치면서 젖소 사육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이 발표한 젖소 축산관측에 따르면 9월 젖소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40만 마리에서 2.6% 감소한 389000 마리였으며 이번달 젖소 사육마릿수도 지난해 401000 마리에서 3.2~2.2% 감소한 388000~392000 마리로 전망했다.

젖소 사육 규모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원유 생산량도 감소세를 보였다. 3분기 원유생산량은 지난해 497000톤에서 2.5% 감소한 485000톤이었으며 4분기 원유생산량은 지난해 495000톤에서 4~3% 감소한 476000~481000톤으로 전망했다.

낙농가 고령화도 심각한 단계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가 발표한 ‘2021 낙농경영 실태조사를 보면 60대 이상 경영주는 50.8%로 조사됐다. 낙농산업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20~30대 비율은 줄어들고 60대 이상 경영주 비율은 늘고 있어 향후 낙농산업에서의 후계자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가금, 배합사료 가격 폭등으로 경영비 부담 가중

양계 배합사료 가격 폭등으로 가금농가들의 경영비 부담 커지고 있다. 
양계 배합사료 가격 폭등으로 가금농가들의 경영비 부담 커지고 있다. 

생산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배합사료 가격 인상으로 가금농가들의 경영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한양계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kg당 평균 405원 하던 양계 배합사료가격은 지난 9646원으로 60%가량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산란계 사육마릿수 증가로 계란 생산량은 많아졌지만 계란소비는 감소하고 있어 산란계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경연이 발표한 12월 축산관측에 따르면 하루 평균 계란 생산량은 지난 34252만 개로 지난해 대비 6.5% 증가, 64490만 개로 지난해 대비 10.7% 증가, 94578만 개로 지난해 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계란 구매량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와 계란 공급 상황이 유사한 2020년과 비교해 보면 지난 8~10월 가정 내 계란 구매량의 평균은 43.8개로 2020년에 비해 2.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소비 감소로 인해 산란계 산업의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지만 생산비 상승으로 계란가격이 올랐음에도 계란이 물가 상승의 주범인냥 지목되고 있어 농가들의 억울함만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계란 가격 상승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약품, 반려동물 집중 경향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원료를 제외하고 지난해 기준 제조 5177억 원, 수입 4052억 원 등 모두 9227억 원으로 10년 전 5786억 원에 비해 약 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4.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도 4252억 원 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지난 상반기 양돈과 축우에서 백신에 관한 관납 조기집행으로 판매가 다소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매출은 예년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료첨가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소독제 등 방역제품은 고병원성 AI로 인해 지난해 평균 수준 이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 동약 성장률은 지난해 보다 적은 2%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약시장에서도 반려동물분야의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돼 다수의 동약회사들이 축산분야보다 반려동물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료, 국제곡물가격 올라 업계 강타

올해 총 사료 생산량은 2100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19년 이후 계속적으로 사료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배합사료 시장규모는 지난해 이미 112285억 원을 넘어서며 올해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사료업계를 가장 강타한 이슈는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사료원료가격 상승으로 국내 배합사료업계는 한 해동안 몇 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2020년도 하반기부터 수급불안으로 상승세를 지속한 곡물가격은 지난 7월 도착 가격이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이후 달러환율이 안정세를 찾고 해상운임이 하락하면서 다소간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올해 연말에는 몇몇 사료업체가 배합사료 가격을 인하하는 등 내년도에는 사료가격이 다소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올해 사료산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수출로 애완동물 사료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이미 총 22000달러를 수출하며 전년대비 31.1% 수출액이 증가한 사료업계는 올해 더 많은 수출금액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애완동물 사료 수출이 늘어나면서 사료업계의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어분이나 보조사료에 집중되던 사료수출이 애완동물사료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호조를 띠고 있다향후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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