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농축산물, 생산·출하량 증가로 지난해보다 가격 다소 하락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김소연·박세준·이두현 기자]

유통업체들이 설 대목을 맞아 다채로운 농축산물 선물세트를 마련해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설 대목을 맞아 다채로운 농축산물 선물세트를 마련해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생산자나 유통업계 모두 설 대목 준비가 한창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선제적인 설 명절 수급 관리를 위해 지난 2일부터 관계기관 합동으로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반을 운영하며 수급상황 점검에 나서고 있다. 설 성수기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명절 전 역대 최대 규모의 성수품을 공급해 사과··소고기 등 10대 성수품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설 농축산물 수급은 전체적으로 생산·출하량의 증가로 인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 명절을 앞둔 주요 농축산물 수급·가격 동향을 살펴봤다.

 

농산물

 

# 생산·출하량 증가로 농산물 수급·가격 하락전망

설 명절 기간 소비되는 주요 농산물은 안정적인 공급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경매사 등에 따르면 과일·채소류는 안정적인 공급물량으로 지난해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의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수·선물용으로 수요가 높은 사과와 배는 지난해 기상여건 양호로 생산량이 증가해 도매시세가 낮아졌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2021년 대비 2% 증가한 528000, 배 생산량은 17% 증가한 245000톤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사과·배가 주류를 이루던 명절 선물이 포도, 만감류 등으로 다양해진 경향 또한 선물용 사과·배의 도매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사과는 10kg 기준 지난해 대비 20% 하락한 35000원 전후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배는 7.5kg 기준 평년보다 약 1만 원 하락한 평균 2~25000원에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사과의 경우 전반적으로 열매가 물러 저장성과 상품성이 낮아 품질에 따른 가격 차이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감귤은 노지온주의 지난해 생산량이 2021년보다 3% 감소한 약 451000톤으로 예측되면서 출하량도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농경연은 5kg 기준 가격도 지난해 1400원보다 상승한 12000원으로 예측했다.

만감류의 경우 5kg 도매가 기준 이달 제철인 레드향은 3만 원, 다음달 제철인 천혜향과 한라봉은 2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강병헌 서울청과 부장은 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수요가 증가해 시세가 10~20% 정도 상승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선 농가 스스로 적정시기 출하와 꼼꼼한 선별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딸기는 지난해 기상여건 양호와 병해충 피해 감소로 이달 출하량이 전년 대비 21% 증가해 가격도 2kg 기준 지난해 39800원보다 하락한 29000원 내외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2화방 물량이 본격 출하되면서 이달 하순으로 갈수록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추는 생육환경 양호로 2021년 대비 지난해 생산량이 18.9%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설 도매시세도 상품 기준 지난해 12970원에서 올해 12573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추는 착과량이 증가했다. 이에 광택, 당도 등은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크기가 감소해 특품 생산량은 감소했고 상품과 중품 생산량이 증가했다.

# 채소류, 작황·수급 양호로 가격은

설 시기 각종 음식에 들어가는 채소류의 가격도 평년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의 경우 한파 피해로 상품성 부진이 있었으나 최근 기온이 양호해 이달 작황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명절 모임 감소 등으로 늘어난 공급량 대비 소비량이 적어 시세는 내림세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파는 지난달 출하량이 전년 대비 6.3% 감소했지만 중순 이후 겨울대파가 본격 출하되면서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다. 설을 맞이해도 시세변동에 따른 적절한 출하량 조절로 시세 등락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상승한 1kg1400원 선에서 도매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쪽파는 설 성수기를 겨냥한 파종물량이 많아 출하량이 급증해 깐쪽파 10kg의 경우 평년보다 20% 이상 하락한 5~6만 원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설 성수품 물량 공급, 각종 할인행사로 설 물가 부담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 4일 정부비축,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오는 20일까지 10대 성수품 공급을 늘려 배추, , 사과, 배 등 농산물은 평시보다 2.2배 이상 많은 37800톤을 공급하며 밤, 대추 등 임산물은 평소보다 2.3배 이상인 236톤을 공급한다고 밝혀 소비자가 체감하는 설 장바구니 물가는 상당히 떨어질 전망이다.

또 오는 25일까지 농축산물 할인대전을 개최, 예산 161억 원을 지원해 10대 성수품과 기타 필요한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폭·한도 확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등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농·축협, 산림조합 등 협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 한우·한돈자조금 등 생산자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거나 개최 예정이다.

 

축산물

 

# 한우 사육마릿수 최대치, 한우가격 지난해보다 큰 폭 하락

사육마릿수 최대치로 폭락을 예고했던 한우가격은 설연휴를 앞둔 시점 지난해보다 10% 이상 떨어진 가격으로 새해 포문을 열었다.

지난 5일 전국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kg1740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등급별로 살펴보면 낙폭은 더 큰 수준으로 명절 수요가 몰리는 1++등급의 경우 지난해 1525259원에서 지난 521392원으로 1년만에 20% 가까이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등급인 1등급도 지난해 1521373원에서 지난 516558원을 기록하며 20% 가량 떨어졌다.

문제는 이같은 낙폭이 설 대목을 기점으로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농경연은 올해 설 성수기 도축마릿수를 지난해보다 약 4~8% 증가한 105000~109000마리로 전망했다. 농경연은 또한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가 역대 최대 수준인 358만 마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동시에 도축마릿수도 사육 증가로 90만 마리 이상, 내년도에는 100만 마리 수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현장에서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제작수요가 일부 생겨나 저등급을 제외하면 판매는 원활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년회와 연말 수요로 외식 수요가 일정수준 이어진 데다 온라인 프로모션과 국거리 수요가 꾸준해 적체물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가공업체 판매제시 가격을 살펴보면 구이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가격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한우협회는 한우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와 농협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우 도매가격과 소비자 가격이 연동돼 소비의 물고를 틀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김삼주 한우협회장은 출하 개월령에 도달하지 않은 소까지 팔아 사료가격을 충당하는 상황으로 현장에서는 소를 소가 먹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정부가 한우 수매와 수급제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급식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돼지 1분기 돈가 평균 5100원대

돼지 도매시장별 가격은 kg(제주 제외) 지난 25042원으로 출발해 5000원 초반을 형성하면서 지난 55023원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이른 설 명절 등을 감안하더라도 가축질병 등 특별한 이슈가 없을 경우 1~3월까지 1분기 돈가는 4900~5200원을 보이며 평균 5100원대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의 한돈팜스 수급전망을 살펴보면 1분기 돼지 사육마릿수는 이달 11737000마리, 오는 311489000마리 등으로 지난해 대비 101.4~101.5%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계란·닭고기 수급 문제 없어...고병원성 AI 변수로 작용

산란계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계란 생산량 증가로 설 명절 계란 수급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가금 농장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이번 겨울에도 고병원성 AI 확산 정도가 계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란계 입식 마릿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농가들의 계획적인 입식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육계 가격은 계열업체에서 물량을 풀면서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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