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합사료가격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인건비·조사료 가격 '껑충'
한우
번식우부터 전략적 사육
1차 목표는 튼튼하고 큰 송아지 생산
근내지방도 중심 최고급 한우 생산해야
정부 중심 사육방식 개선사업 기대
양돈
검정종료체중 상향 필요성 제기
폐사율, 수익과 직결…시설 개보수 필요
이유 전·후 육성률 등 개선해야
낙농
정부, 유지율-유단백 함량 높은 저지종 보급
사료섭취·분뇨배출량 적어 탄소중립도 기여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낮은 유생산성 극복
가금
고병원성 AI 전국 산발적 발생
신종 저병원성 AI 등도 생산성에 영향
방역복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 지켜야
축산부문 수익성 하락 전망…전문가들 입모아 "생산성 향상이 답"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안희경 기자, 김소연 기자]

최근 배합사료가격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인건비와 조사료 가격 등이 뛰면서 새해 들어서도 축산부문의 수익성 하락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들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생산성 향상만이 답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료가격 등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한우 사육기간 단축 등 사육방식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한우 경매 진행 모습.
사료가격 등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한우 사육기간 단축 등 사육방식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한우 경매 진행 모습.

■ 한우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거세우 연도별 도체항목 성적에 따르면 2017년 출하월령 31.1개월에서 2020년까지 출하월령이 계속해서 줄어들어 지난해 드디어 평균 출하월령은 29.9개월로 30개월안으로 들어왔다. 

이 사이 전체 도체중은 2017년에서 2020년까지 440kg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454kg으로 평균 도체중이 껑충 뛰어올랐다. 한우업계의 전문가들은 올해 30개월 이내의 출하월령으로 지난해보다 평균 출하월령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평균 도체중은 460kg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을 내 놓고 있다. 

거세우 연도별 육질등급 출현율은 2019년 등급기준을 개정하면서 1++ 등급이 늘고 1등급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15.5%였던 한우 1++ 등급은 2020년 32.5%로 3년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이후 올해는 37.4%로 역대 최고 출현율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 민간사료업체가 한우 경락가격과 도체중을 적용해 만든 등급별 출하대금과 수익성을 살펴보면 현재 생산비는 한우 마리당 약 1000만 원 수준으로 1+ 등급이 나오면 14만 원 가량을 손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등급일 때 평균 경락가격이 2만 원을 넘긴다는 전제하에 100만 원이 넘는 수익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배합사료가격이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인건비와 조사료 가격 등이 오르고 있어 이 같은 수익성 하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우농가들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만이 답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간사료업체들은 한우 1++ 등급만으로는 농가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근내지방도(BMS)를 중심으로 한 최고급 한우를 생산하는 것이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BMS No.9을 생산하기 위한 갖가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마블로 BMS 등급을 높이고 도체중을 함께 높이는 방법 등을 위해 육량중심의 육종개량이 가장 우선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근내지방도가 높은 유전형질을 가진 암소를 선발하고 육질형 정액을 사용하는 등 튼튼하고 큰 송아지를 생산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삼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핵군암소, 즉 번식우에서부터 전략적으로 최고급육 생산을 위한 사육방식을 택할 것을 농가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대형종으로 일당 증체량이 높은 암소를 선발하고 등지방 두께가 얇은 소를 만들어 C등급 출현 가능성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검증된 암소의 난자로 수정란을 이식해 핵군 암소 기반을 앞당겨야 한다.

황성구 한경대학교 동물생명융합학부 교수는 “근내지방도를 높이는 일본의 고급육 생산기술을 보면 유전적으로 근내지방도가 높은 혈통을 확보하고 출생 후 대사각인 사양관리를 시작하며 육성기 조사료를 많이 급여해 위 용적을 증가시키고 지방 전구세포 증식의 향상을 유도한다”며 “비육기 사료내 비타민 A 함량 적정 유지 등 세심한 관리로 미세마블링을 이끌어내는 최고급 사양관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우 사육기간 단축을 통한 사육방식 개선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를 중심으로 한우 사육기간 단축 등 사육방식 개선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업계의 기대가 크다”며 “단순히 사육기간을 단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기술과 현장적용이 가능한 기술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산성 개선은 양돈에서도 주요 화두이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한돈팜스 전산성적 발표회 모습.
생산성 개선은 양돈에서도 주요 화두이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한돈팜스 전산성적 발표회 모습.

■ 양돈

양돈에서 생산성적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모돈당연간출하마릿수인 MSY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우리나라는 전국 평균 18.3마리로 18마리 대에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의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대한한돈협회는 추정하고 있다. 

한돈팜스의 2021년 전산성적 분석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2021년 국가별 MSY는 덴마크 31.5마리, 네덜란드 30.6마리, 벨기에 29.8마리, 헝가리 29.4마리, 독일 28.6마리, 핀란드 28.3마리, 프랑스 28.2마리, 아일랜드 28.1마리를 나타냈다. 스페인과 미국이 각각 25.2마리, 25.0마리를 나타내고 있는데 우리나라 한돈팜스 전문사용자 중 상위 10%농가의 MSY가 25.6마리로 추정되는 점을 보면 축산 선진국들과의 생산성적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우선 종돈개량 부문에서 산육형질 중심의 개량에서 산육형질과 육질형질의 개량으로 두록 개량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검정종료체중을 현행 90kg에서 115kg으로 상향하고 등지방두께의 검정기기와 검정부위를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장단위에선 폐사율이 농장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육성사와 비육사의 시설 개보수와 더불어 육성·비육단계 관리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종현 정피엔씨연구소 전무는 “우리나라 양돈의 경우 모돈 규모가 작은 농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복당총산자수, 모돈회전율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고 생산성적이 모돈 규모가 클수록 높은 성적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이고는 있지만 오히려 규모가 작은 농가에 비해 이유전과 이유후의 육성률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이어 “양돈은 폐사율이 높아지면 생산비도 따라 높아지는 구조인 만큼 자돈사와 육성·비육사 관리가 요구된다”며 “분만 단계 못지않게 비육사 시설 개보수나 투자가 충분히 돼야 안정적인 성적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가격 체계가 변경되면서 유지방과 유단백 함량이 높은 저지종 젖소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원유 가격 체계가 변경되면서 유지방과 유단백 함량이 높은 저지종 젖소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 낙농

올해부터 음용유와 가공유의 가격을 달리하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새롭게 도입됨에 따라 낙농가들 사이에서도 사육 환경에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음용유 대신 치즈, 버터 등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가공유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공유 생산에 적합한 저지종 보급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저지종은 기존 홀스타인 종보다 유지율, 유단백 함량이 높아 가공유 제품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홀스타인 종보다 사료섭취량이 적은 만큼 분뇨 배출량도 적어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에서는 저지종이 도입될 경우 사료비 절감과 함께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뿐만 아니라 가공유 시장의 확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공유 생산에 적합한 저지종 젖소를 농가가 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해 국산 가공유를 활용한 프리미엄 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해 국산 가공유 시장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저지종 보급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등록된 저지종 젖소는 총 585마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저지종은 품종 다변화의 일환으로 2010년 수정한 형태로 들어와 서울우유협동조합, 당진낙농축협,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수정란 도입사업으로는 경기도와 제주도 등을 시작으로 농식품부에서도 올해부터 저지종 수정란 도입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저지종 수정란 국내 보급 사업은 현재 서울우유에서 조합원 중 희망농가에 한해 보급하고 있다. 서울우유에서는 2021년 자체 생산한 260개의 저지종 수정란을 조합원에게 보급했으며 축산과학원 낙농과에서도 저지종 암소를 향후 100마리 규모로 확대해 2024년 이후 수정란 형태로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다만 저지종은 홀스타인종보다 유생산성이 70% 낮다 보니 수익성이 좋지 않아 실용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활용해 저지종 원유를 별도로 집유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면 충분히 낮은 생산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한만희 농진청 축산과학원 낙농과장 “저지종인 홀스타인보다 생산성은 낮지만 유지방과 유단백은 약 20% 정도 높다”면서 “유기농 우유가 일반 유대와 달리 별도의 가격책정으로 생산비를 보장받는 것처럼 저지종 우유도 목장형 유가공 농가라던가 기존 유업체에서 저지종 원유를 별도로 집유해 차별화된 프리미엄 유제품이라는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면 충분히 낮은 생산성을 극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올 들어서도 고병원성 AI가 전국에 걸쳐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철저한 차단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올 들어서도 고병원성 AI가 전국에 걸쳐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철저한 차단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 가금

가금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병 관리에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2003년부터 9차례나 발생하면서 막대한 재정적 피해는 물론이고 산란계 농가를 포함해 수많은 가금 농가들이 피해를 입은 만큼 차단방역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예년과 다른 패턴으로 전국에 걸쳐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가금 농장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17일 경북 예천군의 종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전남 26건, 경기 11건, 충북 9건, 경북과 전북 각 4건, 충남과 경남 각 3건, 강원, 울산, 부산 각 1건 등 지난 12일 기준 가금농장에서 총 63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축종별로 보면 육용오리 25건, 산란계 21건 순으로 발생빈도가 높으며 육용오리는 충북, 전남 지역에서, 산란계는 경기 지역에서 주로 집중적으로 발생됐다. 

특히 이번에 고병원성 AI는 과거 미발생한 지역에서 발생해 예년에 비해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발생농장 중에는 신규로 영업을 시작했거나 농장주 변경, 축종을 전환한 농가도 있고 발생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과장에선 차량·사람의 농장 출입 시 소독 미실시, 방역복·장화 미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다수의 방역 미흡 사례도 확인됐다.

박정훈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정부, 지자체, 농가 등 관계자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기본 방역 수칙을 지키는 등 최선의 방역 노력만이 질병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병원성 AI뿐만 아니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신종 저병원성 AI 등 소모성 질병에 대한 주의도 당부되고 있다. 

2020년 여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Y280 계열의 저병원성 AI는 기존 백신이 효과가 없어 새로운 백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올해 초 보급을 목표로 새로운 타입에 맞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축사 출입 시 전용 장화를 구비해 들어갈 때마다 갈아 신어야 하지만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 현장에서 잘 안 지켜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농가에서는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는 일념으로 특별 방역 기간만이라도 기본적인 소독 등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저병원성 AI는 백신 접종으로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새로운 타입의 질병은 기존 백신 접종만으로는 효과가 없어 새롭게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새로운 백신을 농가에 하루빨리 보급하는 것만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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