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만으론 힘든 현실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강원 철원군에서 ‘비전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성희·김완수 부부가 직접 만든 요거트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제는 목장에서 우유만 팔아서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낙농체험과 함께 유제품 가공 사업에서 낙농의 미래를 찾고자 합니다.”

강원 철원군 김화읍에서 비전목장을 운영하며 유제품도 함께 만들고 있는 김완수·한성희 부부의 포부다.

목장에서 우유를 파는 것을 넘어 낙농체험, 유제품 생산으로 6차 산업을 꿈꾸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봤다.

 

# 꿈 접지 못하고 귀농선택

낙농진흥회로부터 낙농체험목장으로 인증받은 비전목장. 

어린 시절 목장주의 꿈을 키워온 김완수 대표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 당시 경쟁률이 치열했던 춘천농업고등학교 자영농과에 입학해 축산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졸업 후 농사 일을 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소규모로 목장을 운영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서울 생활을 택했다. 대기업에 다니며 인정도 받았지만 목장주의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김 대표는 2007년 귀농을 선택하면서 본격적으로 목장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근면성실하게 노력한 덕에 목장을 시작할 당시 200kg이었던 쿼터는 현재 3톤까지 늘어났다.

김 대표는 부모님에게 목장을 물려받았지만 목장이 낙후돼 있어서 거의 새로 시작하다 싶이 했다면서 귀농을 선택하면서 전 재산 5억 원을 투자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정부의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 낙농의 미래 유제품 가공·체험목장에서 찾다

비전목장의 유제품 가공업체 '비네본'에서 생산한 수제 요거트와 치즈 제품. 

성실하게 목장을 운영하면서 남부럽지 않을 만큼 규모도 키웠지만 목장 운영만으로는 어려움에 부딪쳤다. 불안한 낙농제도와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원유를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았던 것이었다.

김 대표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착유를 하고 번 돈으로 젖소를 사면서 목장 규모를 키웠지만 원유만 팔아서는 이익이 남지 않아 유제품 가공과 체험 목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면서 첨가물 없이 신선한 원유로 유제품을 만들다 보니 손님들이 먼저 맛을 알아보고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초반에는 판로 개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자부심있게 제품을 만들었지만 유제품을 파는 것이 쉽지 않다초반에는 지역 마트 등에 납품했지만 유통 수수료 등을 떼고 나면 수익이 크지 않고 들어가는 수고에 비해 남는게 없다 보니 지금은 온라인 쪽으로 판매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유제품 가공과 함께 목장 토지를 활용해 낙농체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장이 대로변에 인접해 찾아오기 쉽고 눈에도 잘 띄어 목장 부지에 잔디를 심어 사람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젖소는 물론이고 작은 가축도 키워서 치유농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비전목장의 유가공 공장인 '비네본' 

 

# 정부의 전폭적인 농기계 지원 요청

그는 국내 낙농업 발전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생산비 중 사료가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우리나라 여건상 조사료를 재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사료구매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지만 결국에는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는 농업인들이 빚을 지는 이유 중 하나가 비싼 농기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농업인들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조사료를 직접 재배해 생산비를 절감해야 하지만 수억 원에 달하는 농기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조사료포 운영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농업인들이 빚을 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농기계입니다. 빌려주는 제도도 있지만 쓰려는 사람에 비해 농기계는 한정적이라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정부는 농업인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농기계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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