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의 제3차 종자산업육성 5개년 계획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치로 나타낸 3대 목표가 조금은 께름칙하다.

농식품부는 이번 종합계획에서 2027년까지 국내 종자산업 규모 12000억 원 종자 수출액 12000만 달러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 3개 이상 육성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종자산업의 5년을 이끌 목표들이 과연 제대로 수립된 것일까.

국내 종자시장 규모는 현재 연평균 5%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종자시장의 성장률 1.3%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안대로 2027년까지 12000억 원 시장을 형성하려면 연간 15%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마저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이미 연간 15%의 성장을 달성했다는 전제 하에서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디지털 육종 분야 등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디지털육종은 막 첫발을 뗀 분야인데 정말 5년동안 가시적 성과를 내 매년 15% 이상의 산업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 걸까.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 3개 이상 육성 목표도 마찬가지다. 현재 업계 1위 농우바이오는 2021년 기준 약 13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나머지는 5위권 내 업체들마저도 매출액 200~300억 원 수준으로 400억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5년 내에 현재보다 2~3배의 매출 성장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인데 그만한 투자 역량과 기술을 가진 기업은 있나.

누군가의 말처럼 목표는 목표일뿐이다. 하지만 목적지가 멀면 성큼성큼 걸어야 하고 목적지가 가까우면 잔걸음으로 걷는 대신 세세하게 풍경을 볼 수 있다.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세부계획과 구성원들의 의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난 제2차 종합계획에서도 정부는 5000만 달러 수준의 종자 수출액을 2022년까지 2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2021년 기준 5882만 달러(종자협회 자료)로 참담한 결과를 남겼다. 애초에 2억 달러 목표가 과도하다는 업계 내부의 의견이 많았던 만큼 매해 실제 달성 가능한 목표를 두고 밀도 있게 계획을 짜 실행에 옮겼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이제 시작이니 비판보다는 종자산업의 발전을 응원해달라던 농식품부 관계자의 말을 되짚는다. 늘 종자산업을 응원할 준비는 돼 있다. 과대포장하지 말고 실행 가능한 세부계획들을 내놓으며 성과로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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