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어업관리 고도화 위해 주정부 1456만 달러 투입해 어업개선 주도
여건변화 따른 인증기준 변화로 규제 아니더라도 어업인 자발적 관리
전 세계 프리미엄 호텔 체인 등 MSC인증 요구해 판로개척 유리

서호주 지역은 주정부 주도로 MSC를 통한 어업개선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사진은 MSC 인증을 받은 어선이 어획물을 양륙하고 있는 모습.
서호주 지역은 주정부 주도로 MSC를 통한 어업개선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사진은 MSC 인증을 받은 어선이 어획물을 양륙하고 있는 모습.

 

국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16년 90만 톤대로 내려앉은 이후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조업부진과 기상악화 등이 겹치며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1972년 이후 처음으로 90만 톤 이하를 기록, 어업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 15~19일 해양관리협의회(MSC) 규격을 기준으로 어업구조개선에 성공한 서호주를 찾아 MSC인증을 통한 어업개선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 서호주 정부가 주도한 어업개선

서호주 지역의 어업개선은 주정부가 주도한 어업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시사점이 있다.

서호주 정부는 MSC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제시한 책임있는 어업을 위한 행동강령(Code of Conduct for Responsible Fishing, 이하 책임어업강령)을 이행하는 동시에 서호주 정부 관내 어업에 대한 관리를 고도화하고자 MSC인증을 통한 어업개선을 추진했다. 기존의 어업으로 수산자원이 감소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데 따른 것이 아니라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어업관리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2012년 서호주 정부는 지역의 어업을 개선하기 위해 1456만 호주 달러를 투입해 서호주 지역 어업의 MSC 인증 취득을 유도했다. 서호주 정부가 투입한 예산은 서호주 지역 어업의 MSC인증 사전심사와 본심사에 투입됐다. 특히 사전심사를 지원한 예산의 일부는 어업개선프로그램(FIPs, Fisheries Improvement Programs)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서호주 지역 어업이 자신들의 어업관행을 개선, MSC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헤더 브레이포드 서호주정부 농림어업·지역개발부 국장은 “서호주정부는 MSC인증이 독립적이고 과학적인 기준, 그리고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기에 어업인들이 MSC인증을 받도록 하기위해 1456만 달러를 투자했다”며 “특히 MSC는 여건변화에 따라 인증기준이 변화하기에 정부의 규제가 아니더라도 어업인이 자발적으로 관리를 해나간다는 측면에서 MSC를 통해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어업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서호주 지역 어획량 47%가 MSC인증수산물

2012년 서호주 정부가 1456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서호주 지역의 MSC인증비율은 크게 높아졌다.

MSC호주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양륙된 어선어업생산량의 47%에 해당하는 9523톤이 MSC인증을 받은 어업에서 생산됐다. 어업별로는 12개 어업이 15개 어종에 대한 MSC인증을 받았고 1개의 어업 본심사가 진행중이다. 인증을 받은 어종은 그린립전복을 비롯한 4종의 전복, 문어, 청색꽃게(Swimmer crab), 해삼, 가리비 등이다.

맷 왓슨 MSC 서호주 사무소 어업매니저는 “MSC인증은 어업인들의 판로확보에 유리하고 일부 어종의 경우 MSC인증을 받음으로써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 인증을 받은 어업인의 만족도가 높다”며 “또한 정부에서는 MSC인증을 통해 어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어업인, 판로확보·대정부 관계에서 ‘만족’

서호주지역의 어업인들은 MSC인증이 판로확보와 주정부와의 관계 측면에서 만족도를 표하고 있다.

서호주 지역 어업인 단체인 서호주수산업협의회(WAFIC) 관계자는 MSC인증을 통해 어업인들이 판로를 확보하기 쉽고 일부 어업들은 가격상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주정부와의 관계 역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WAFIC는 단체의 연차보고서에서도 MSC인증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서호주 지역 최대규모 전복생산기업인 래어푸드의 알렉스 윌슨 총괄관리자는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호텔체인 등은 MSC인증을 받지 않은 수산물을 구매하지 않으려한다”며 “우리 회사는 MSC인증을 받음으로써 전 세계 각국의 수산물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MSC인증을 받은 전복은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인증을 받지 않은 전복에 비해 10~15% 정도의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부닭새우(Wester Rock Lobster)를 어획하는 한 어업인은 “MSC인증을 통해 어업인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판로확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라며 “대형유통업체 등에서는 MSC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MSC인증을 받은 어업인들은 판로 개척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헤더 브레이포드 서호주정부 농림어업·지역개발부 국장

“서호주정부는 과학과 정책, 교육이라는 세 축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산자원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2년 서호주 지역의 어업인이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을 받도록 지원한 이래 매년 MSC 사전심사를 위한 조사와 역량강화 등을 진행, 지속가능한 어업관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헤더 브레이포드 서호주정부 농림어업·지역개발부(DPIRD) 국장은 서호주정부가 지속가능성을 위해 MSC인증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서호주 정부가 MSC인증을 지원하게 된 이유는.

“MSC는 어업분야의 환경과 관련한 인증규격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호주에서도 MSC 인증기준은 이미 많은 유통업체와 수산물 처리업체들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MSC인증기준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제시한 책임있는 어업을 위한 행동강령(Code of Conducct for Responsible Fishing)을 기초로 한 에코라벨 가이드라인을 따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서호주 정부가 MSC인증을 지원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서호주 내부적으로는 어업활동에 대한 규제가 매우 강해 어업인들의 불만이 많았던데다 어업인들은 정부 소속의 과학자가 조사한 것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MSC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어업인들이 그 기준을 신뢰하고 있다. 서호주의 어업인은 MSC를 통해 지속가능한 어업을 보여주고 있다.”

# MSC를 통한 어업개선의 성과는.

“우리는 2012년 1456만 달러를 투자해 MSC인증을 통해 어업을 개선했고 그 이후에는 매년 650만 달러를 투입해 서호주 지역의 모든 어업을 대상으로 MSC 사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산자원의 양을 조사하고 이걸 기본으로 어업인들이 본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역량강화도 병행하고 있다. MSC인증을 통해 과학적인 관리를 한층 체계화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효율적으로 어업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MSC인증이 갖는 강점은 기준이 계속 고도화되기 때문에 MSC인증기준을 통해 어업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MSC인증은 자발적이기에 정부가 어업의 개선을 위해 더욱 강한 규제를 마련하지 않더라도 어업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

또한 어업의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정부의 규제로 어업을 관리하는 것은 어업인들의 반발이 심하다. 반면 MSC는 목표를 정하고 지속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기 때문에 어업인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어업관리가 가능해진다.

시민들의 인식개선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서호주정부는 MSC 호주사무소를 통해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늘어나는 것은 어업인들이 지속가능한 어업을 하도록 유도하게 돼 안정적으로 어업이 관리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어업관리에 있어 MSC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MSC인증을 통해 지역 내 어업인들의 수산물 수출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닭새우(Rock Lobster)다. 지속가능성이 대형마트 등 리테일러에게 중요한 지표가 되면서 MSC인증이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MSC인증을 받은 닭새우가 중국으로 수출되기 시작하면서 MSC 인증을 받는 닭새우어업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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