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한우 사육마릿수가 역대 최고인 357만 마리를 돌파하는 등 농가들이 한우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자 농협창동유통센터를 비롯한 유통센터와 지역 축협에서 한우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협유통센터와 지역축협,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지난해 한우 가격이 폭락하자 11월경부터 지역축협 등과 한우 도소매가격 연동제 추진 필요성을 논의했다.

일부 지역축협은 논의에 앞서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선도적으로 시행했지만 아직까지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실시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안병우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지난해 말부터 지역을 다니며 한우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시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역축협의 경우 한우농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나 조합 예산만으로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역축협 한 관계자는 축협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르지만 특히 조합원들의 한우를 수매·판매하는 축협의 경우 높은 가격에 매입해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실질적으로 도매가격을 반영한 소매가격이 책정되려면 정부 차원에서 추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축협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한우를 농축협에서만 구매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형유통업체에서도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을 위해 높은 가격에 한우를 매입하고 장려금 또한 평년보다 많이 지급하다 보니 조합경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협유통센터들의 경우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실시하고 할인행사도 대폭 늘렸다. 한 유통센터 관계자는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실시해 일반 구매처보다 한우 가격이 20% 이상 저렴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유통센터의 경우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동월 대비 10% 정도 증가했지만 이익률은 반으로 줄었다. 유통센터에 따라 자칫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우고기가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이 팔릴수록 현 구조에서는 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한우 등심이 100g8000~9000원까지 판매됐었으나 최근에는 5000원 정도까지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가격은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가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한우고기 가격이 비싸다고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농협고양유통센터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사육마릿수가 많아 한우 가격이 하락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고금리와 고물가로 힘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비싸다고 인식한다소비자들이 한우 가격이 낮아졌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소비촉진 행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도봉구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 역시 농협창동유통센터에서 가끔 한우고기를 구매하는데 대형마트 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며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대형마트에서도 실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고 소매가격이 얼마나 낮은지 판단할 수 있는 홍보 등도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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