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규시장을 개척하든 해외에 진출하든 어차피 모험이다.
그렇다고 볼때 차라리 발달된 국내 축산기술을 갖고 축산성장잠재력이 무궁한 동남아시아나 중국시장 진출이 더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체상태에 있는 국내 축산업 상황의 발전방안으로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한 축산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1991년 국내 배합사료업계에서는 처음인 진양사료를 시작으로 대상사료(당시 미원), 애그리브랜드 퓨리나코리아, 대한제당, CJ(당시 제일제당) 등이 줄줄히 중국과 동남아시장으로 진출했다.
IMF와 중국진출로 별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해외진출이 한때 주춤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내 축산업 경기위축과 맞물려 사료시장 성장률이 정체상태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수요처 확보를 위한 해외진출이 절대절명의 대안으로 재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애그리브랜드 퓨리나코리아나 CJ Feed 등 일부 배합사료업체가 해외시장에서 발전된 국내 축산기술을 토대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동종 업체들의 해외진출 모색에 자극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IMF 등의 위기 상황에서도 끝까지 해외진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CJ Feed는 이제는 동남아시아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올 3월에는 중국 사천성에 까지 사료공장을 준공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해외 사료판매량 70만톤 성과를 거두는 등 해외진출에 탄력이 붙은 CJ Feed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 6월 인도네시아에 종계장을 추가 준공한데 이어, 필리핀에도 추가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주로 돼지사료를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사료공장에 양어사료 공장도 추가로 설립했다.
1992년 중국에 남경퓨리나 유한공사를 설립하면서 진출한 애그리브랜드 퓨리나코리아도 10여년만에 7개공장을 설립할 정도로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우성사료도 베트남에 양어사료공장을 준공하면서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축산기자재 업체도 국내 내수시장에 의존하기 보다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생존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해 있고 다른 업체들도 점차적으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우엔지니어링은 5년전부터 중국시장을 두드린 결과 지난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50명의 직원들이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직원들의 영업에 힘입어 올해는 전년동기대비 30% 매출성장을 달성하기도 했다.
안광덕 삼우엔지니어링 사장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공장을 설립하는 등 현지화를 시켜 그 나라의 실정에 맞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도, 가격, 기술 등 종합적인 면에서 제품의 차별화를 두는 것만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DH-M(주)도 4년전부터 동남아시아, 베트남, 싱가폴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히 현지사정과 특성을 잘 파악한 마케팅 방법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만 해도 구제역, 돼지콜레라 등 질병이 만연해 있어 수출제품의 주력품목을 방역기 분야로 전환한 것이 매출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무조건적인 해외시장 진출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해외진출시에는 충분한 준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한희 성광시스템(주) 부장은 “국내시장도 마찬가지이지만 해외수출의 경우 제품의 불량은 그 나라의 이미지에 까지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국내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친 후에 해외시장을 진출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업체들도 최근의 불황 속에서도 국내시장이 좁은 유업체들이 있다.
매일유업은 이미 1981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제분유를 수출하기 시작해 현재 20여개국에 2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시장을 꾸준히 넓혀왔다. 2001년 부터 중국 광동성지역에도 조제분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외에도 발효유와 두유가 미주지역으로, 홍콩쪽으로는 카페라떼가, 조제분유는 중동지역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한동 매일유업 상무는 이와 관련 “수출매출액의 비중은 전체 매출액에 비해 매우 미미하지만 세계화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우유도 지난 11일 중국 지린성내 유업집단과 기술제휴 협정서를 교환하고 중국지역의 낙농시황을 재점검하기 위해 이만재 전무와 전용섭 사업개발팀장이 출국했다.
닭고기 업체의 일본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올 들어 하림천하가 냉장 다리정육 5톤을 시범수출한데 이어 마니커도 지난달 일본으로 닭가슴살 18톤을 kg당 300엔에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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