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당초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특별방역대책기간이 이달 말까지 한 달 연장됐다.

지난해 10월 특별방역대책기간에 들어가자마자 평소보다 20여 일 빠른 그달 17일 경북 예천군에 위치한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첫 발생한 이후 지난달 28일까지 가금농장에선 모두 69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병원성 AI가 대유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도 지난해 10월 이후 45개 주에서 가금농장에서만 28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 이후 독일, 프랑스 등 20개국의 가금농장에서 544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또한 일본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금농장에서 76건이 발생하면서 역대 최대 발생이던 기존 52건을 넘어섰고 특히 산란계에서 53건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6일 기준으로 야생조류에서 총 168건의 고병원성 AI가 검출돼 최초 발생 후 동일 기간을 비교할 경우 지난해 보다 항원 검출이 2.7배 높은 상황이다.

예찰과 신고 등을 통해 고병원성 AI가 최근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선제적인 방역조치가 빛을 발하면서 수평전파 차단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특별방역대책기간이 한 달 연장되면서 피로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농가 스스로 차단 방역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지자체 등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겠다.

이에 더해 돼지의 경우 문제가 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해 농장 차단 방역, 야생멧돼지 관리, ASF 멧돼지 미끼 백신 개발, ASF 백신 연구 등과 관련해 농식품부, 환경부 등이 시간과 예산을 들여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흡혈곤충에 의해 전파되는 소의 해외 신종피부병인 럼피스킨병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들이 미리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수의전문가들에 따르면 럼피스킨병은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첫 발견돼 풍토병으로 여겨지다 최근 이스라엘, 중동, 터키, 러시아, 인도 등을 거쳐 중국과 대만에서도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파가 지연된 측면이 있지만 ASF처럼 럼피스킨병도 조만간 국내 상륙이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우리나라 한우와 홀스타인종인 육우는 폭스바이러스인 럼피스킨병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감수성이 높은 종인데 감염이 된 젖소의 우유 생산량은 최대 약 80%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야생멧돼지, 농장사육돼지에서 모두 발생한 ASF가 시간이 지날수록 바이러스 변이나 항원, 항체가 공존하면서 해결이 쉽지 않게 진행될 수 있는 것처럼 럼피스킨병도 국내로 전파되면 한우, 젖소, 흑염소 등 산업동물은 물론 멸종위기종인 천연기념물 산양 등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검역본부는 관련 백신 비축에 이미 나섰고 환경부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SF든 럼피스킨병이든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선 정부 부처간 협력 강화는 물론 민관이 함께 지혜를 모으는 협업체계가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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