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농·축협 조합장 62% 연임 성공
11선 최다선·81년생 최연소 조합장 눈길

[농수축산신문=이한태·김동호·박세준 기자]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2019년 이후 4년만에 치러진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이번 조합장선거에는 농협 1114개, 산림조합 142개, 수협 90개 등 전국 1347개 조합에서 3082명의 후보자가 선거에 나서며 당선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친 끝에 차기 조합을 이끌어갈 수장이 가려졌다.

이번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결과를 농·축협, 산림조합, 수협별로 분석해 전한다.

 

  ■ 농·축협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결과 421명의 초선 조합장을 비롯해 1114명의 농·축협 조합장이 선출됐다.

이번 선거에서 농·축협은 선거인 164만5000여 명, 투표수 134만4719표로 81.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첫 동시조합장선 투표율과 같은 수준이지만 지난 2회 선거보다는 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투표를 통해 당선을 확정지은 조합장은 890명이었으며 무투표로 당선된 조합장은 224명이었다. 421명의 조합장(37.8%)이 바뀌었으며 현직 조합장으로 출마한 후보자 936명 가운데 74%인 693명이 수성에 성공했다. 여성 조합장 당선자는 13명으로 다소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회 선거와 2회 선거를 통해서는 각각 5명과 8명의 여성 농·축협 조합장을 배출한 바 있다.

당선자는 연령별로 60대가 751명(67.4%)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50대 262명(23.5%), 70대 이상 87명(7.8%), 40대 14명(1.3%)를 기록했다. 특히 박준식 관악농협(서울) 조합장은 1940년생으로 최고령 조합장이자 11선의 최다선 조합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한 이번에 초선으로 뽑힌 황대규 청송영양축협(경북) 조합장 당선자와 조창호 산청군농협(경남) 조합장 당선자는 1978년생으로 당선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렸다.

 

  ■ 산림조합

산림조합은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142명의 조합장을 선출했다. 새로 선출된 조합장은 오는 21일부터 2027년 3월 20일까지 4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이번 산림조합장 선거는 단독출마로 무투표 당선이 진행된 50개소를 제외하고 92개소에서 평균 2.5 대 1의 후보자 경쟁률을 기록하며 진행됐다.

투표율은 총 선거인수 25만4051명 중 16만8068명이 투표에 참여해 66.2%를 기록했다. 이는 제2회 동시조합장선거의 산림조합장 투표율 68.1%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다.

선거 결과 새로 선출된 조합장은 51명, 연임에 성공한 현 조합장은 91명으로 연임에 성공한 조합장이 전체 64%를 차지했다. 그중 최만식 화성수원오산산림조합, 남궁종 포천시산림조합, 홍주의 대전광역시산림조합 등 3곳은 5선을 기록, 이번 선거에서 최다연임 산림조합장 타이틀을 얻어 조합원들의 높은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합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투표수를 기록한 조합은 포항시산림조합으로 5788명의 선거인 중 3785명이 투표했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조합은 하동군산림조합으로 선거인 2701명 중 2197명이 참여해 81.3%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선자 연령대는 60대가 전체 6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50대 26%, 70대 이상 11%, 40대 1%로 집계됐다. 이 중 정덕교 진주시산림조합장(초선)은 1981년생, 41세로 올해 선출된 가장 젊은 산림조합장으로 주목받았으며 최고령 조합장은 김현치 안성시산림조합장(재선)으로 1944년생, 79세였다.

당선자 경력은 산림조합 임직원이 87명(61%)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공무원(21명, 14.7%), 산림조합 이·감사(11명, 7.7%), 지방의원(5명, 3.5%)이 이었다. 산림청 출신 조합장은 2명으로 하헌경 공주시산림조합(연임), 강성철 울진군산림조합(초선)이다.

여성 조합장은 총 2명이 당선됐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최초로 여성 산림조합장으로 선출돼 주목받았던 이현희 평택시산림조합장이 연임에 성공했으며 추양악 거제시산림조합장도 이번 선거에서 새로 선출됐다.

 

  ■ 수협

수협 조합장 동시선거에서는 91개 조합 중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냉동냉장수협을 제외한 90개 수협이 선거를 치렀다. 이번 선거에서는 냉동냉장수협을 포함한 66개 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출마해 47명이 당선됐으며 16개 조합은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로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을 비롯한 13명의 조합장이 3선고지에 올랐고 특히 김미자 조합장은 유일한 여성조합장으로 첫 조합장 취임 이후 2번 연속으로 무투표로 당선됐다. 또한 최민석 근해안강망수협 조합장을 비롯한 33명의 조합장은 재선고지에 올라섰다.

91개 수협 당선인들의 평균 연령은 62.45세였고 최고령 조합장은 80세인 임학진 포항수협 조합장이었다. 최연소 조합장은 올해 48세인 김영복 영덕북부수협 조합장이었다. 연령대별 조합장 분포를 살펴보면 40대 조합장이 2명(2.19%), 50대 조합장이 27명(29.67%), 60대 조합장이 48명(52.74%), 70대 조합장이 13명(14.28%), 80대 조합장이 1명(1.09%) 등으로 60대 조합장이 가장 많았다.

 

■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이모저모]

# 위탁선거법 위반 545건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앞선 두 번의 선거와 마찬가지로 선거과정에서 여전히 금품제공, 선거운동 방법 위반 등 불법행위들이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위탁선거법을 위반한 건수는 지난 8일 기준 545건으로 지난 1회 868건, 2회 744건과 비교하면 감소했다. 이 중 146건은 고발, 28건은 수사의뢰, 371건은 경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

# 불법선거 행위 신고자에 2억400여만 원 포상

이번 조합장선거에서 금품제공 행위 신고자에게 지급된 포상금은 총 2억400여만 원으로 8건, 10명에게 지급됐다. 지난 1회때는 3억8800여만 원(36건, 46명), 2회때는 3억5400여만 원(16건, 23명)의 포상금이 지급된 바 있다.

# 순창 구림면 조합장선거 투표소서 불의 사고로 다수 인명피해

이번 선거에서는 전북 순창군 구림면의 조합장선거 투표소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이모씨(74)가 몰던 1톤 화물차가 구림농협 자재백화점 집하장 앞에서 조합장 투표를 기다리던 수십명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 한농연 출신 조합장 259명 당선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출신 조합장은 총 259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42명, 경기 36명, 경남 33명, 전남 32명, 충남 30명, 전북 29명, 충북 23명, 강원 14명 순이었다. 이밖에도 대구·부산 각 4명, 제주·광주 각 3명, 울산·세종 각 2명, 인천·대전 각 1명의 한농연 출신이 조합장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이학구 한농연 회장은 이중에서도 특별히 충북 청주 현도농협 홍성규 조합장과 경기 수원농협 염규종 조합장을 주목해야 할 한농연 출신 조합장으로 지목했다.

이 회장은 “홍 조합장은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번 당선의 쾌거를 이뤄냈다”며 “절실했던 만큼 더 열심히 지역과 농업 발전을 위해 뛰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염 조합장에 대해서는 “도시 농협으로서 시골 농협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한 분”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시골 농협을 챙기고 함께 발전하는 기회들을 모색해 달라는 의미에서 주목할 만한 조합장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출신 중에서는 총 26명이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 1표·2표차로 엇갈린 표심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결과 충남·세종에서 진기록이 쏟아졌다. 바로 천안배원예농협 박성규 당선인은 유영호 후보와의 접전 끝에 1표차로 당선의 영광을 누렸으며, 당진낙협 이경용 당선인 역시 이상혁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 끝에 2표 차로 당선된 것이다. 결국 개표과정에서 재검표 끝에 박성규·이경용 당선인이 신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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