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수직농장이란 외부환경과 분리된 일정 시설 내에서 빛,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재배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외부환경과 관계없이 농산물을 연속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식물공장이라는 용어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수직농장은 도시민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시설이다. 기자도 수직농장이 설치된 샐러드 브런치 카페를 방문해 수직농장에서 수확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를 몇 차례 구매한 적 있다. 바질, 버터헤드 등 샐러드에 사용될 채소가 햇빛 대신 하얀색과 붉은색 발광다이오드(LED)의 빛을 받고 흙 대신 배양액에 뿌리내리며 자라는 모습은 이채로웠고 그 자체로 눈에 띄는 카페의 마케팅 포인트였다.

수직농장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외부환경 변화와 병해충에 위협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청정 농작물을 재배·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 스마트농업 육성사업 추진현황과 개선과제에 따르면 국내 수직농장의 시장규모는 20151800억 원에서 20202576억 원으로 연평균 7.4% 성장했다고 한다. 기자도 스마트팜 기업인들에게 종종 수직농장 창업 상담이나 견적요청이 들어온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실제 상담 현장을 곁에서 지켜본 적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수직농장 시장은 더 유망하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깨달은 중동 지역 국가들이 스마트팜을 통해서 식량자급률 향상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사짓기엔 너무 뜨거운 햇빛과 부족한 수자원이라는 조건을 가진 그들에게 햇빛을 차단하고 수자원을 재활용하면서도 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수직농장이 눈에 들어온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수직농장에 대한 막연한 낙관은 금물이다.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 제한된 작목은 수직농장이 아직까진 일반적인 농업의 모습이 될 수 없는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영모델을 수립하고 안정적인 유통경로를 확보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기자가 지켜본 수직농장 창업 상담에서도 기업 관계자는 대박욕심을 내는 고객에게 처음에는 시범적으로 소규모로 운영하면서 차별성 있는 경영모델을 탐색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수직농장은 아직까진 농업의 특수한 분야로 남아있다. 획기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한, 수직농장이 농업을 단숨에 바꿀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론보다는 전체 농업의 그림 속에서 수직농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국민 먹거리 생산의 관점에서 전통적인 경농(耕農)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고민하면서 수직농장 산업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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