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균형발전연구단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지역경제의 다양화와 재생"

쳇지피티의 응답을 지지하며 지방소멸 방지위해 살고싶은

농산어촌 만들기부터 시작해보자

요즈음 뉴스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챗지피티(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인공지능 기반의 검색 모델이다. 방대한 자료들을 학습해 대화 방식으로 훈련하면서 질문에 답하고, 잘못된 전제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부적절한 요청은 거부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대목에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만큼 논리적이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아직은 미완성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허술하다.
 

챗지피티에 우리 시대 가장 해결이 시급한 과제인 ‘지방은 소멸할까’를 질문해 보았다. 여러 전제를 깔고는 있지만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적어도 사전적으로 ‘지방소멸’은 한 나라의 수도 이외의 지역인 지방이 사라져 없어진다는 의미이니 당연히 가능한 일은 아니지 싶다. 지방자치단체 소멸이야 가능하겠지만 한 나라의 수도 이외의 지방이 사라져 없어지는 일이야 설마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다시 챗지피티에 ‘지방이 소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를 질문했다. 요약하자면 지역경제의 다양화와 재생이라고 응답했다. 지역의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새로운 직업들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의 문화유산 보전을 통해 관광을 진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주 인구는 아니어도 유동 인구가 지역을 활력있게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무엇보다 지역의 커뮤니티가 이러한 과정과 활동에 깊게 참여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답하고 있다. 전부를 통합적으로 답하지는 않았지만, 꽤 그럴듯한 답이다. 특히 지역 주민 공동체가 관여해야만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측면은 어쩌면 전곡을 찌르는 답이라 생각된다.
 

지방소멸의 원인이 무엇일까. 피상적 원인이야 출생률이 자꾸 떨어지니 인구가 줄어드는 것일테다. 그러나 지방소멸의 원조격인 마스다보고서에서도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수도권 일극집중에 의한 극점사회의 초래가 오히려 문제일 수 있다. 지방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를 출산하고, 일하고, 살아가는 것이 여의치 않다보니 자꾸 지방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합계출산률은 지방이 더 높음에도 아이가 학령기에 도달하면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지방을 떠나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방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해당 대학이 소재한 지방에서 일할 기회가 많지 않아 혹은 그 지방의 정주 매력의 빈곤 문제로 지방을 떠난다.
 

그렇다면 지방소멸의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지 않을까. 아이 출산이 자연스럽고,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 돌보는 분위기와 시스템을 만들고, 양질의 교육과 안정된 일자리가 보장된다면 지방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출산률 제고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주민이 참여하는 살고 싶은 지역 만들기야말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가장 기본적 대안인 셈이다. 물론 말이 쉽지 살고 싶은 지역 만들기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주거, 교육, 의료, 돌봄, 교통과 같은 정주 여건을 불편 없이 조성해야 한다. 또한 챗지피티도 이야기했듯이 지역경제의 다양화와 재생을 위해서 농업 진흥을 비롯해 지역 자원을 활용한 산업과 비즈니스를 통해 다양한 일자리도 만들어야 한다.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유산을 보전함으로써 사람들이 방문하는 목적지가 되도록 매력 넘치는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 지역사회 공동체의 역량 강화를 통해 살고 싶은 지역 만들기의 과정과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챗지피티는 계속 학습을 하는 기제의 인공지능이니, 먼 훗날 언젠가 지금의 답은 틀렸다고 지방이 소멸한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아예 우리의 인식에서 지방 그리고 농산어촌이 아예 잊혀지고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지방소멸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챗지피티의 응답을 지지하며, 지방소멸 방지를 위한 통합적 대응 프로젝트로서 살고 싶은 농산어촌 만들기부터 시작해보자고 제안한다. 살고 싶은 농산어촌 만들기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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