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지난달 31일 기준 최근 일년간 우리나라 강수량은 1062.2mm로 평년대비 79.8%에 불과하다. 특히 광주·전남의 일부 지역은 50년만의 가뭄에 제한급수를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뭄은 전세계적으로 빈도가 높아졌으며 주요 곡창지대인 남미의 남부지역도 물 부족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와 인근 국가들은 지난해 9~12월 평균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35년만에 가장 낮은 강수량을 기록했고 고온을 수반한 심각한 가뭄은 광범위한 작물생육의 피해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는 중요한 밀 수출국 중 하나지만 올해 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10월 농업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국가 영토의 60%가 ‘극심한’ 또는 ‘심각한’ 가뭄인 상태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프랑스, 미국, 네덜란드, 영국의 과학자는 지난해 10~12월 가뭄이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에 의한 것인지 평가했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강수량 감소의 주된 원인은 아니지만 이 지역의 온도를 상승시켜 물 가용성을 감소시키고 가뭄의 영향을 악화했다고 결론지었다.(세계기상기구 2023. 2).
 

이러한 기후 위기는 농업에 가장 큰 피해를 끼친다. 2010년 이후 많은 다국적 농화학 기업이 물 부족이나 냉해 같은 작물의 환경 스트레스 피해를 완화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사용을 절감하는 ‘바이오스티뮬런트’(biostimulant; 작물활성촉진제)에 주목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많은 바이오스티뮬런트 회사가 다국적 농화학 기업에 인수합병됐다. Gowan은 이사그로(Isagro)를, 신젠타는 발라그로(Valagro), FMC는 BPI 그리고 코르테바는 스톨러(Stoller)를 인수했다. 다국적 기업의 이러한 인수합병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제품군 확장측면에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농약 사용을 50% 감축하는 그린딜의 일부로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전략에 합의했다. 또한 바이오스티뮬런트를 기존의 광물질 비료와는 다른 새로운 범주의 비료로 규정하고 ‘식물 영양소에 의존하지 않으며 식물의 자연적 과정을 자극해서 식물 영양소의 흡수를 촉진하거나 식물 또는 식물 근권의 영양소 사용 효율과 식물이 환경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작물 품질을 개선하거나 토양 또는 근권에서 영양소의 효과적인 흡수를 촉진하는 제품’으로 정의했다. 이 규정은 지난해 7월부터 EU에서 시행했고 바이오스티뮬런트는 새로운 비료 관련 법규의 적용을 받으며 성장의 동력을 얻었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스티뮬런트는 아직 ‘식물생장조절제’로 분류되지만 아미노산과 같은 식물영양성분, 토양개량제, 식물접종미생물, 농약등록이 필요 없는 식물호르몬에 대해서는 별도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스티뮬런트에 대한 관련 법규가 일치하지는 않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을 농업인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 바이오스티뮬런트 시장은 2019년 26억 달러에서 2025년 49억 달러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율은 11%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엔드마켓 자료).
 

아직 우리나라에는 바이오스티뮬런트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대부분 4종복합비료로 등록해 사용 중이나 일부 식물이나 해조류 추출물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식물호르몬이 농약관리법상 문제가 되고 있어 해결 방안이 시급하다. 바이오스티뮬런트는 과거의 ‘뱀기름’과 같은 만병통치약 취급 대신 과학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접근이 필요한 분야다. 우리의 다양한 식물·미생물자원을 이용해서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바이오스티뮬런트 연구를 지원하고 관련 법적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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