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던 농기계시장이 올해 들어 급락세를 보이며 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농협중앙회가 집계한 2023년도 1분기 정부융자지원 농기계공급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기준 5151, 1310억 원이 융자지원돼 전년동기 7223, 1680억 원 대비 수량으로는 29%, 금액으로는 22%가 급락했다.

이러한 농기계시장의 큰 폭 하락세는 역시 주력 기종인 트랙터 판매 저조에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정부융자지원 농기계공급실적을 보면 1529, 728억 원으로 전년동기 2310, 1145억원에 비해 수량은 34%, 금액으로는 36%나 떨어지는 수치를 보였다.

봄철 주력기종인 승용이앙기 역시 341, 121억 원이 융자지원돼 전년동기 527, 148억 원 대비 수량은 35%, 금액으로는 18%가 줄었다.

이렇듯 농기계 시장이 급랭한 요인으로는 크게 불안정한 쌀값과 한우농가 소득저하, 직불제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간접적인 요인으로는 금리인상과 노후 농기계 조기폐차 지원정책이 올해도 시행되지 않음에 따라 농기계의 신규 구매가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법률안 재의 요구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쌀 가격에 대한 불안심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지금도 남는 쌀을 더 많이 남게 만들고 이를 사는데 들어가는 국민 혈세는 매년 증가해 203014000억 원대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쌀값은 떨어지고, 쌀 재배농가 소득도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는 결국 쌀 재배농가의 농자재 구매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한 한우농가들의 소득 저하에 따른 구매 심리 저하도 농기계시장 하락의 큰 몫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초만 해도 kg2만 원을 넘겼던 한우 평균도매가격은 지난해 중순 이후 사육마릿수 증가와 소비부진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올 들어 kg15000원 선을 형성하며 2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우파동까지 언급될만큼 한우농가들의 소득이 줄어들면서 농장확장이나 투자심리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한우농가들은 한우가격 폭락으로 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마릿수를 늘리거나 농장에 재투자하는 농가들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쌀값에 대한 불안심리, 축산농가 소득감소에 따른 구매력 저하가 겹치면서 연초부터 농기계시장은 급랭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농기계시장은 전년대비 최소 20~30%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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