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는 걸 애한테 먹이는 게 말이 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관련 뉴스를 접한 아내는 일본의 원전오염수 해양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섭취를 가급적 피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먹거리에 대한 선택지가 많은 상황에서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수산물을 굳이 아이에게 먹이지는 않겠다는 말이다.

일본의 원전오염수 해양방류를 두고 수산업계는 딜레마에 빠졌다. 수산업계에서는 일본을 강하게 성토하면서도 막상 원전오염수 해양방류가 시작되면서 수산업계가 입을 피해를 감안하면 쉽게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이 가운데 과학자가 등장했다. 모 대학의 교수는 우리나라가 일본 수산물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원전오염수를 해양방류해 바닷물로 희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처리방식에 있어 장기저장이라는 최선책이 있었지만 장기저장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에 해양방류를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학자가 해양방류가 최선이라고 하니 과학이 참 많은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일본이 방류한 원전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경로는 과학의 영역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들은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과학의 영역으로 변모한다. 내 아이에게 원전오염수로 오염된 수산물을 먹이지는 않겠다는 부모의 마음, 일본의 원전오염수 방류가 침해하는 우리나라의 국익, 원전오염수의 해양방류가 가져올 수산업계의 피해 등은 흔히 과학으로 불리는 자연과학에서 간과한 측면이 많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가 성큼 다가왔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도쿄전력이 원전오염수 해양방류를 위한 설비를 오는 6월 말 마무리하고 이르면 7월부터는 가동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정부와 수산업계에 필요한 것은 과학적인 분석 결과만을 제시하면서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이 간과해온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다.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에 공감하고 소비자들이 우리 수산물을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일본의 원전오염수 방류로 수산업계가 입을 피해에 대한 대응방안을 보다 세밀하게 보완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어떤 영향이 있을지 모르는 수산물을 내 가족에게 먹이는 것이 말이 되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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