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식품 수출액 88.2억 달러…최고 기록
농식품부, 올해 100억 달러 수출 목표
농식품 수출 물류보조비 내년 완전 폐지 앞두고
수출통합조직 확대…수출경쟁력 제고 지원 계획
한우, 수출 활성화로 시장개방에 능동적 대응 필요
'검은 반도체' 김, 수산물 수출실적 견인
유망 품목 안정적 생산기반·가공품 개발 필수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김동호 기자, 박세준 기자]

# K-Food+ 농식품 100억 달러 수출 목표

농식품 수출은 소비시장 확대, 수급 안정, 농산물 생산기반 강화 등으로 농가소득을 제고하는 데 유용할 뿐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

한국무역협회의 2020년 발표에 따르면 농림어업과 식료품의 수출 부가가치율은 80.5%, 73.9%로 반도체 67.2%, 자동차 70.7% 등 국내 주력 수출산업보다 오히려 높고 100만 달러당 취업유발효과에 있어서도 농림어업과 식료품은 20.7명, 17.8명을 기록, 전체 평균 6.7명 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금리 등 세계경제에 닥친 악재가 많았지만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88.2억 달러로 최고기록을 썼다. 이는 20년 전인 2003년 18.6억 달러에 비하면 4.6배 성장한 것이며 특히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8%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케이푸드(K-Food)’의 성공적인 수출은 한류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권오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식품이사는 “K-푸드가 건강하고 매력있다는 이미지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소비 저변이 넓진 않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따라 떡볶이 등 다양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등 시장 확대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난 3월에 발표한 ‘2023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자국 내 한국 문화콘텐츠 중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6년 연속 한식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농식품 1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aT에선 △딸기, 포도 등 수출 주력 품목에 대한 체계적 지원으로 프리미엄 시장 확대 △수출시장 다변화 △온라인 유통채널 적극 진출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내년으로 예고된 농식품 수출 물류보조비 완전폐지는 농식품 수출업계의 주요 우려사항이 되고 있다. 2005년 제6차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 결정에 따라 현물지급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수출 관련 비용 직접 보조는 금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통합조직을 통해 품질강화목적으로 품질개선, 마케팅,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은 가능해 정부는 현재 10개인 품목별 수출통합조직을 2027년까지 15개로 확대하고 수출경쟁력을 제고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몇몇 품목은 수출통합조직이 활성화돼 2019년 설립된 딸기 수출통합조직인 ‘케이베리’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액의 96%인 5500만 달러를 담당했다.

# 한우, 내수시장의 한계 수출로 돌파

최근 한우 사육마릿수가 늘어나고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하면서 한우고기 수출의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제한된 국내 소비시장 환경 속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급 불안정 상황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한우사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한우고기 수출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기존 수출국인 홍콩 뿐 아니라 수출국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더해지고 있다.

한우고기 수출물량은 2016년 4만7885kg으로 시작해 2018년 6만5245kg을 기록하며 2년 여 만에 수출물량이 40% 가까이 늘어나면서 수출 확대 가능성을 열어줬다. 그러나 최대 한우고기 수출국인 홍콩의 자국내 정치상황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2019년부터 수출물량이 현저히 감소하기 시작해 2021년 3만8764톤으로 한우고기 수출을 시작한 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다시금 한우고기 수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한우고기 수출물량은 4만4586kg으로 전년보다는 15% 정도 늘어난 상황이지만 시장 확대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수입 소고기 시장 완전 개방 시기에 도래함에 따라 수출 산업을 활용해 한우의 신시장 개척과 수출 활성화로 시장개방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한우고기를 말레이시아로 수출하기 위한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연내 수출량 선적까지 타진되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2016년부터 말레이시아 정부와 한우고기 수출을 위한 검역 협상을 진행,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도축장에 대한 수출작업장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수출협상 타결로 한우고기를 수출할 수 있는 나라가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로 모두 4개국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식적인 한우 수출국은 홍콩 정도로 수출시장에 대한 명확한 정보와 과거 수출 사례에서 보여진 문제점 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한우고기를 직접 홍콩에 수출했던 수출업체의 한 관계자는 “홍콩의 한우고기 수출시장 규모가 축소된 것은 홍콩 자국내 정치적 상황도 있지만 수출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가격출혈과 그로 인한 미흡한 품질관리, 전반적인 관리와 홍보 부족 등으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것에도 이유가 있다”며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홍콩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경우 아시아 내 금융과 무역 허브로 각국의 바이어와 관광객이 유입되는 시장으로 새로운 가치 평가와 시장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시장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정부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최근의 한우산업 위기를 타개할 대책으로 한우고기 수출사업을 내세우며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사업을 추진하는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순히 한우산업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임시적 방편이 아닌 지속가능한 한우산업과 한우산업의 소비기반 확대를 위해서 한우고기 수출에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검은 반도체’ 김 돌풍에 수산물 수출 ‘역대 최고’

수산물 수출실적은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의 돌풍에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수산물수출정보포털에 따르면 수산물 수출량은 2015년 65만796톤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2019년에는 68만7534톤, 2020년 61만4643톤, 2021년 81만3294톤, 지난해 92만6377톤까지 늘었다. 수출금액은 2015년 19억2437만 달러에서 꾸준히 늘어 2020년 23억1227만 달러, 2021년 28억2842만 달러, 지난해 31억5881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출액이 늘어난 배경에는 참치, 굴 등 기존 수출품목의 수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수출액이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 크다. 수산물수출정보통계에 따르면 김 수출량은 2015년 1만7694톤에서 점차 늘어 지난해에는 3만470톤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금액은 3억486만달러에서 2021년 6억9288만달러까지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소폭 감소해 6억5569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산물 수출실적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수출이 유망한 품목들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수산물 수출업계에 따르면 향후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품목은 굴, 전복, 광어, 어묵, 해조류 등이 있다. 굴은 2000년대 초반 연간 1억 달러의 수출고를 기록하기도 했었지만 이후 이어진 안전성 문제 등으로 수출실적이 감소한 상황이다. 굴은 경남 통영지역을 중심으로 생산기반이 공고히 자리잡고 있기에 가공품 개발과 안전성 확보 등이 이뤄지면 향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복은 기존에 중국과 일본 중심의 시장이었으나 최근 동남아지역에서도 수출가능성이 있으며 광어 역시 활어뿐만 아니라 선어와 냉동품도 판로가 열리고 있어 수출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해조류는 기존에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정도의 국가에서만 소비가 이뤄졌으나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에서도 해조류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해조류 역시 수출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수산물 수출업계의 한 전문가는 “제2, 제3의 김이 만들어지려면 안정적인 국내생산기반과 가공품 개발이 필수적이다”며 “연근해 수산물은 어획량이 일정하지 않아 원물확보가 쉽지 않지만 양식수산물은 국내에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는데다 국내 시장도 확보했기에 수출확대가 유망한 품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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