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서 한우 구제역 발생

전국 소·돼지·염소 우제류 전체
긴급 백신접종 명령...20일까지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박현렬 기자]

구제역 확산 시
한우, 소비 감소·가격 하락 우려
돼지, 소비 상관없이 가격 강세 전망

 

충북 청주에서 사육중인 한우에서 지난 10일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20191월 이후 4년 여 만에 다시 구제역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위기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올렸으며, 지난 15일 기준으로 청주, 증평 등에서 총 7건의 구제역이 발생 중이다.

방역당국은 더 이상의 구제역 발생을 막기 위해 제1종 가축전염병인 구제역의 전파 차단과 관련해 전국 소, 돼지, 염소 우제류 전체에 대해 지난 16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구제역 긴급 백신접종 명령을 내렸다. 다만 생후 2개월 미만 개체와 2주 이내 출하가축은 접종을 제외하고 이전 접종 후 3주가 지나지 않은 개체는 3주 경과 후 즉시 접종해야 한다.

 

# 구제역 더 확산되지 않으면 한우가격 현 수준 유지

한우업계는 가정의 달 특수 이후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두고 악재로 보는 분위기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2월부터 시작된 한우가격 할인행사 장기화로 한우 구매력이 낮아지면서 할인행사가 지속될수록 구매효과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구제역까지 발생해 한우소비가 더 떨어질까 걱정인 데다 이동제한 등으로 수급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우려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농협에서는 구제역이 더 확산되지 않는다면 한우고기 가격은 현 수준과 비슷한 도매가격 kg당 평균 16000원 정도로 내다봤다.

차의수 농협경제지주 한우기획팀장은 도축에 문제가 없을 경우 단기적으로 한우고기 가격은 현 수준과 비슷하겠지만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더 확산된다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려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비선호부위 물량이 학교급식이나 단체급식 등으로 소진돼야 업체들의 한우 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데 현재는 대량 소비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 팀장은 이달 한우고기 가격이 낮게 형성된 이유는 가정의 달 소비를 기대해 너무 많은 물량이 시장에 풀렸기 때문이라며 할인행사가 습관화돼 할인을 하지 않으면 한우고기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농림축산식품부가 다음달과 오는 7월 계획에 없던 한우 할인행사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돼지고기 가격 영향 불가피

한우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영향을 돼지도 일정부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돼지는 도매시장별 가격(제주제외)이 이달 들어 지난 1~5일 주간 평균 kg5858원에서 8~12일 주간 평균 6013원으로 올랐다. 청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11일 도매시장 가격이 kg6467원을 보였지만 15일 현재 돼지에 대한 이동제한이 해제되면서 kg5973원을 기록중이다.

이런 가운데 돼지고기의 경우 당분간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강항구 농협경제지주 양돈팀장은 현장에 돼지가 없는 상황에서 구제역이 더 확산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소비와 상관없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구제역이 확산되면 한우고기의 공급이 막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등 질병 발생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7~8월부터 독일산 돼지고기가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 백신 접종 철저히 해야

현장에선 구제역이 4년 넘게 발생하지 않으면서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구제역 발생 농가의 항체형성률이 상당수 과태료 부과 대상의 법적 기준인 80%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의업계 등 현장에선 실제로 구제역을 예방하려면 기존 항체형성률에만 의존하지 말고 농장채혈 대신 도축단계에서 출하차량마다 무작위로 비구조단백질 항체(NSP)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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