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업인이 농업으로 밥 벌어먹기 더 어려워졌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2022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46153000원으로 전년의 47759000원 대비 3.4% 감소했다. ‘농가소득의 소폭 감소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은 조금 더 암담하다.

농가소득 중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농업소득은 지난해 9485000원으로 전년 12961000원보다 2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인이 순수하게 농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1년 사이 4분의 1 이상 줄었다는 의미다. 2013년 이후 줄곧 유지해 온 1000만 원 선도 깨졌다.

더 큰 문제는 지난 10년 간 오직 농업소득만 정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업 이외에 음식숙박업, 제조업 등의 사업 또는 근로 제공 등을 통해 얻은 소득인 농업외소득, 공적·사적 보조금 등 농업 활동이 아닌 비경제적 활동으로 얻은 수입인 이전소득 등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에 따라 농가의 전체 소득 중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29.06%에서 2021년에는 27.14%, 지난해에는 20.55%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소득 종류별로 봐도 농가소득 중에선 농업외소득이 41.6%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고 이전소득이 33%, 농업소득은 그 뒤를 이었다. 농사 외에 가공도 하고 여차하면 투잡도 뛸 수 있는, 소위 말하는 멀티플레이어가 아니고서는 농업으로 제 밥벌이 하나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밀 듯 밀고 들어오는 수입 농산물에 애써 키운 농산물은 제값 받기 어려워지고,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 비료비, 사료비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현장의 농업인들은 부쩍 한계를 느낀다고 말한다.

이들은 자신의 주된 업인 농사짓기의 고귀한 가치에 대해 자랑스럽게 늘어놓으면서도 동시에 자식과 같이 키운 농산물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상실감을 토로했다.

농업의 중요성을 말하며 농업을 홀대하는 모순은 없어야 한다. 농업인이 열심히 농사에만 매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왜 당연한 말이 아닌 바람이 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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