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봉산업 위기 극복 위해 밀원수 확보 중요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어린 시절 봄철만 되면 싸리꽃이 산을 뒤덮을 정도로 가득해 벌들의 먹이가 되는 밀원이 풍부했지만 산업화, 도시화, 녹화사업 등으로 밀원면적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꿀벌 집단 폐사로 벌 개체수가 급감해 국내 양봉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양봉산업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도록 밀원 확보 노력이 필요합니다.”
 

경기 포천에서 벌꿀을 활용해 다양한 국산 차를 생산하고 있는 이상갑 꽃샘식품 회장. 한국양봉협회 창립 멤버이기도 한 이 회장은 국내 양봉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밀원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65년 16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양봉업을 시작한 이 대표는 근면 성실함을 바탕으로 사업 규모를 키워 1997년 주식회사 꽃샘식품을 설립했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판로 개척으로 현재 국내는 물론 세계 30여 국가에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꽃샘식품의 양봉 기술은 세계에도 알려져 2006년 12월 빅토르 유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꽃샘식품을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양봉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훈장을 2번이나 받았으며 2012년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국내 양봉산업의 산증인이기도 한 이 대표는 꿀벌 집단 폐사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양봉산업의 현실을 지적했다.
 

“사양기술 발달로 벌 개체수는 증가했지만 밀원수 부족으로 이제는 벌들이 먹이 경쟁을 할 정도입니다. 봄철 아까시 꽃향기가 가득했던 철원은 대부분 토지가 논으로 개간되면서 이제는 아까시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됐습니다. 
 

유럽에서는 벌을 소와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가축으로 인식할 만큼 귀한 존재로 대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양봉산업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양봉은 벌꿀 생산뿐만 아니라 화분매개용으로도 이용 가치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밀원수는 1970~1980년대 47만8000ha에서 현재 약 14만6000ha로 제주도의 1.8배에 달하는 33만 ha의 밀원수가 사라졌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강대국이 됐지만 이 과정에서 잃은 것도 있습니다. 특히 양봉산업에 있어 밀원수 부족은 치명적입니다. 양봉산업을 양봉인들이 꿀을 생산하는 산업으로만 보지 말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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