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지난해 수확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산지쌀값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산지쌀값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5일자 산지쌀값은 비추정평균 20kg 기준 정곡 44878원으로 10일 전인 지난달 15일 조사시 44555원보다 0.7%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수확기였던 1145662원을 기록한 후 반년이라는 기간동안 하락세를 지속했던 산지쌀값이 반등세로 돌아선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기대를 해 본다. 사실 지난달 15일 조사에서 처음으로 5일 조사 때보다 0.5% 상승한 것을 두고 반짝 상승이 아니었냐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으나 연속된 조사에서 오름세를 보이면서 올해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상승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산지쌀값이 반등세로 돌아선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으로는 산지유통업체의 재고 감소에 따른 벼 가격 상승을 꼽을 수 있다. 사실 지난해 경영악화로 산지의 심리적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올해들어 산지유통업체의 저가 출하가 크게 늘면서 산지쌀값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재고물량 소진으로 산지 벼 매입가격이 높아지면서 산지쌀값에 영향을 준 것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440kg 조곡 기준 58000원대였던 산지유통업체의 벼 매입가격은 지난달 61000원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산지쌀값이 소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80kg 환산시 비추정평균 179512, 통계개편 전 추정방식인 단순평균으로 계산시에도 183764원으로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수확기 쌀값 20만 원이나 농가가 원하는 그 이상의 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갈길이 멀다.

하지만 농가 입장에서 보면 올해 산지쌀값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아 다행스럽다.

우선 산지유통업체 재고량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로 산지에 재고량이 많지 않다. 농협, 대한곡물협회, 한국미곡종합처리장(RPC)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재고량은 675000톤으로 지난해보다 32.2%, 평년보다 3.6%가 적다. 이대로라면 오는 9월 말에는 재고량이 48000톤으로 지난해보다 78%, 평년보다 24.4% 적을 수 있다는 게 농경연의 전망이다. 여기에 농가가 향후 시장출하목적으로 저장한 물량도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벼 재배면적 감소도 산지쌀값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쌀 수급안정을 위해 쌀 적정 생산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중이다. 그 결과 올해 벼 재배면적은 706000ha로 지난해보다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와 같은 쌀 생산과잉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보니 농경연이 지난달 상순 산지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향후 쌀값을 묻는 질문에 32%쌀값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답해 이전 3월 상순 조사에서 13%에 불과했던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산지 벼시장 과열이나 기상여건에 따른 작황, 여기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부의 산물벼 인수도 여부 등이 산지쌀값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산지쌀값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과 역할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쌀 수급·가격 정책을 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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