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범 제주대 석좌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지속가능한 축산업 존재감 위해
동물교감치유 등 도시민 친화적인 축산 영역 연구개발과 정책 발굴 등
미래지향적인 투자 절실한 때

축산의 기능은 안정적인 식량(축산물) 공급과 경제적 가치 창출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 축산국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농촌경제의 유지와 국민 건강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 오고 있다. 또한 국민소득의 증가,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경제와 환경변화에 따라 축산 기능의 다양화를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축산분야의 영역확장은 물론 국민과 호흡하면서 축산에 대한 긍정적인 힘으로 발휘하는데 좋은 과제 중의 하나가 동물교감치유(動物交感治癒) 사업이라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그간의 흐름과 발전방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동물교감치유는 동물(가축)을 통해 사람들의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신체적 문제 예방과 회복 효과를 얻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018년에 전문가와 국민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매개치유’ 대신 ‘교감치유’로 쓰자는데 공감대를 얻어서 나름 ‘동물교감치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간의 국내 동향을 간략히 살펴보면 많은 국민이 ‘동물교감치유의 가치가 높다’는 의견이 다수다. 그 이유로는 ‘심리·정서적 안정감과 우울감 감소’ 등으로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동물교감치유 서비스를 경험한 복지·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2%가 치유 효과가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심리적(96%), 인지적(60%), 신체적(48%) 효과 등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같이 다양한 효과를 나타내는 동물교감치유를 제도적으로 교육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2019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한 ‘동물교감교육’이 교육부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증(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3년부터 관련 프로그램 인증제 시행)을 받았으며, 이는 동물 관련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이다. 동물교감교육은 동물과 함께 놀면서 인성을 배우고 동물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힐링하는 교육으로 아이들의 눈높이 맞게 구성돼 동물을 주제로 문화와 과학, 농업 등과 연계하여 진행됐다. 
 

또한 관련 법으로는 2021년 3월에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약칭 치유농업법)이 제정돼 치유농업사 자격증 취득과 양성기관 지정·운영 등 관련 사업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더 나가서 국제적인 동향을 간략히 살펴보면 여러 나라에서 인간과 동물의 유대(Human-Animal Bond) 이해 등 인간의 건강개선과 동물의 잠재적 역할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현장 적용에 대한 효과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1991년에는 창립한 국제인간동물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anthrozoology)에서도 동물교감치유(동물매개활동)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 교류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동물교감치유를 이 시기에 살펴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축산업이 우리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으며 농업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국민 정서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축산업을 긍정적인 국민 정서로 전환하는데 다양한 방법과 역할을 모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 대안의 하나로 도시민들이 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과 공간 제공의 수단으로 동물교감치유 사업 또는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며, 어린이들이 동물과 함께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경우 학교와 가정에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함은 물론 축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축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존재감을 확고히 얻기 위해서는 소와 돼지, 닭 등 전통 축산은 국제경쟁력 강화와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인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동물교감치유와 농장체험 사업 등 도시민 친화적인 축산 영역에 대한 연구개발과 정책 발굴 등 미래지향적인 투자가 절실한 시기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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