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최기수> 제 5차 WTO(세계무역기구)각료회의가 모델리티(세부원칙)의 기본골격 합의에 실패한 채 이곳 시간으로 지난 14일 오후 6시(한국시간 15일 오전 8시) 폐막됨에 따라 우리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번 각료회의의 합의실패는 DDA농업협상에 차질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각료선언을 통해 WTO일반이사회 의장이 사무총장과 협의해 오는 11월 15일 이전까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WTO일반이사회를 열어 향후협상에 관한 지침을 결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를 위한 실무자회의가 제네바 소재 WTO본부에서 열리게 되겠지만 이번 칸쿤각료회의 결과에서 보듯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예고되고 있다.
일단 단순하게 보면 DDA농업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농축산물시장의 개방확대 시기를 그만큼 늦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도 한다.
만약 지난 2월 제시된 하빈슨 초안대로 모델리티가 만들어 진다고 가정을 하면 DDA농업협상의 지연은 우리 농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기대는 타결시한 지연만큼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DDA농업협상의 지연 전망은 우리농업, 특히 쌀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DDA농업협상이 순탄하지 못해 쌀 관세화 유예 재협상 시한인 내년 12월말까지 농업협상의 모델리티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아무런 가이드라인 없이 쌀수출국들과 쌀 재협상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그 이전에 모델리티가 타결되면 이를 쌀 재협상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앞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속에서 쌀 재협상이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다 미국이 이번 각료회의에서의 합의실패이후 자유무역협정 확대와 국가별 개별협정 추진을 예고하고 나섰다.
죈릭 USTR(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이번 각료회의의 합의 실패와 관련 “미국은 자유무역협정이 잘 되지 않을 경우 각각의 나라와 무역협정을 협의할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미국의 앞으로 한국농산물시장 개방확대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내년으로 예정된 쌀 재협상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쌀 재협상에 최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각료선언에 담긴 대로 오는 12월 15일 이전까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WTO일반이사회에서 향후 DDA협상에 관한 지침이 결정되고, 협상에 탄력이 붙어 당초 예정시한인 2005년 1월 1일까지 DDA협상이 타결이 된다면 우리농업은 앞으로 모델리티가 어떻게 만들어지느냐 여하에 명운이 걸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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