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벌써 6월이 다가간다. 초여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더운 날이 많았는데 7월과 8월은 어떨지 걱정이 앞선다. 기상청에서 올여름 기온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을 것이며 특히 7~8월은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을 것으로 예보해 매우 습한 날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돼지는 지방층이 두텁고 땀샘이 거의 발달하지 않아 덥고 습한 날씨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돼지는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본능적으로 사료 먹는 양과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여 스트레스를 견디려고 한다. 결국엔 돼지의 성장 지연, 수태율 저하 등의 생산성 저하가 나타나기 때문에 여름철엔 고온 스트레스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같은 온도라도 습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돈사에서 습도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습도가 높으면 세균, 곰팡이 등 유해성 미생물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료는 습도가 높을수록 부패하기 쉬워 세심한 관리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고온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돼지는 장내 환경이 달라져 영양소를 소화·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사료를 통한 병원성 미생물 감염에도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돼지의 설사나 성장 정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가 잦아지기 시기(7~8월)가 되기 전에 사료 관련 시설의 사전 점검과 보수를 서둘러야 한다. 우선 사료저장고(사료빈), 구동부, 호퍼, 디스크, 사료이송라인 등을 전체적으로 점검해 비나 습기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깨지거나 금간 곳을 보수한다. 사료라인을 점검할 때는 사료빈, 호퍼, 디스크 등 이송되지 못한 잔여 사료가 쌓여있는지 확인하고 제거한다. 잔여 사료는 부패하기 쉬워 사료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7~8월 전 사료급여 라인을 전체적으로 청소하는 것을 추천한다.
 

높은 일교차로 사료저장고 안에 물방울 응결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유해미생물을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맑은 날에는 사료저장고 뚜껑을 열어 습도를 관리해 주도록 한다. 덧붙여 사료저장고 내부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사료의 단백질 성분이 변성되거나 비타민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사료저장고를 그늘에 두거나, 저장고 외벽에 단열 처리를 해두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돼지가 최대한 사료를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신선한 사료를 주되 급이기를 철저히 관리해야한다. 돼지가 고온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먹이통에 사료가 남기도 하고 신선한 사료를 먹으려 파헤치는 행동을 많이 해 사료 허실이 늘어날 수 있다.  
  사료 급이기는 1일 1회 이상 점검해 급이기에 부패한 사료가 발생하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 깨끗하게 관리해야한다. 그리고 점검할 때 사료 급이기 내 사료가 많이 남아 있으면 다음 급여할 때까지 사료가 남지 않도록 1회 급여량을 조절한다. 또한, 사료 급여하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선선한 아침과 저녁 시간으로 조절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름철 돼지의 생산성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사료 먹는 양이 줄어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돼지가 깨끗한 환경에서 신선한 사료를 먹을 수 있도록 급이기를 청소하고 급이 시간과 양을 조절하는 등 관리자의 세심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온 다습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여름 철저한 사료 관리로 돼지의 생산성 저하를 예방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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