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조사료는 가축의 침샘 분비와 반축위 발육 촉진 등 소화, 대사장애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축산물의 생산성, 품질 증대에 크게 영향을 준다. 가축의 비육기 체중 증가와 고기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 섬유질배합사료(TMR)업체, 자가 TMR 제조농가, 한우농가 등에서 많이 이용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조사료 전체 수급량은 지난해 기준 5218000, 국내에서 생산된 조사료 비중은 82.7%4315000톤이다. 하지만 양질의 조사료로 분류되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 청보리 등의 비중은 1299000여 톤으로 30%에 불과하고 대부분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볏짚이 70%3016000톤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양질의 수입 조사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입개방 절차에 따라 조사료 수입할당이 캐나다(2024), 미국(2026), 호주(2028) 순으로 차례대로 폐지된다. 이들 수입산 조사료는 국내산보다 품질이 좋아 조사료 시장이 수입산 비중이 높아질 우려가 크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 조사료로 주로 생산되는 사료작물은 IRG, 호밀, 귀리(연맥) 등으로 이들 사료작물의 종자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는 지난해 전체 조사료 종자수입량은 12618(91.3%)으로 작물별로 보면 수입 의존율이 IRG 99.7%, 호밀 92.9%, 귀리 20%(지난해 검역제한으로 감소, 5년 평균 78.1%)나 된다. 가장 많은 종자를 수입하는 IRG는 지난해 7797톤에 이른다.

결국 양질의 조사료는 수입에 의존하거나 국내에서 재배를 하더라도 대부분의 종자를 수입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수입산 조사료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국산 조사료 시장을 회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종자산업 인프라 구축 정책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정부는 조사료생산기반확충사업을 통해 조사료 수급안정화와 축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조사료를 생산하기 위한 충분한 우량 종자의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자의 수분함량이 높아 장마철에 채종하기가 힘든 작물보다는 국내채종이 쉽고, 사료가치가 우수한 호밀, 트리티케일, 귀리 같은 사료맥류 전용 종자 생산보급기반을 마련, 국내 생산된 고품질의 조사료 종자를 안정적으로 국내에 유통·공급하는 것을 제언하고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청보리, 트리티케일, 연맥 등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우수 동계 조사료 종자 약 800톤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는 2018142톤에서 5.6배 증가한 수준으로 매년 조사료 종자생산과 보급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지 못 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문제점은 농진원이 보유하고 있는 종자정선시설로는 한계가 있어 종자생산 확대가 어렵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조사료 종자보급을 위해서는 채종단지와 정선·포장·저장, 공급을 일관해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산조사료 종자보급확대를 위한 국내 조사료생산기반확충을 위해서는 쌀생산에서의 미곡종합처리장(RPC), 축산에서의 축산물종합처리장(LPC) 등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의 형태로 조사료 유통센터의 구축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