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김동인 작가가 1932년에 발표한 소설 붉은 산에서 조선인 은 죽기 전에 고향을 그리며 붉은 산과 흰 옷이 보고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당시 우리나라 산의 색깔은 붉은 흙빛이었던 것이다.

1973‘1982년까지 모든 국토를 녹화한다고 결연히 선언한 국토녹화 10개년 계획의 첫 삽을 뜬지 50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 시민들은 청산녹수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의 임목축적은 1972ha11에서 16515배 증가했으며 임산물 총생산액은 19761507억 원에서 82000억 원으로 54배 증가했다. 산림의 공익가치도 198718조 원에서 2018221조원으로 12배 증가했다.

수치에서 볼 수 있듯이 각종 나무를 비롯한 산림 생태계가 성숙하면서 임업경영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가장 효율적인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중요성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남성현 산림청장이 취임일성으로 이용과 보존이 조화를 이루는 선진국형 산림경영을 선언한 것도 이같은 흐름에 발맞춘 것이다. 산림과 임업 현장의 산주·임업인들의 산림·임업 경영 능력의 발휘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산주·임업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시설과 프로그램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부족한 상황이다. 산주·임업인들은 농업인들이 지자체가 운영하는 농업기술센터로부터 많진 않더라도 각종 지원과 기술지도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부러워하고 있다. 물론 전국 142개 산림조합이 농업기술센터의 역할을 하면서 임업인들에게 행정지원, 경영·기술 지도 등에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지만 민간 협동조합인 산림조합이 모든 걸 감당하기에는 벅찬 게 사실이다.

임업교육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은 전국에 4개 임업교육센터와 1개 산양삼 특화 교육장을 운영하는 등 교육저변이 넓지 못하다.

현장에선 임업진흥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금도 임업인들 중엔 임업진흥원이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다만 초급 임업 기술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많지만 임업진흥원은 이에 부응 못하는 것 같다. 고급 수준의 기술과 상담은 교육기관이 아닌 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에 기대는 형편이다.

임업진흥원은 산림과학원의 일부조직을 법인화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임업진흥원이 산림과학원과 현장 임업인의 가교역할을 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되기 어려운 산림과학원의 성과를 임업진흥원이 현장에 적합하게 실용화하면서 임업인들에게 보급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설이 필요하다.

지난 22일 임업기술실용화센터가 대전에서 개관했다. 산림과학원과는 달리 임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곳이다. 교육훈련 관련해서도 이 같은 시설과 프로그램이 빨리 생겨 임업인들이 대한민국 산림임업 50년을 넘어 100년의 주역이 되는 데 임업진흥원이 한 축을 담당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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