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밥쌀용 벼 품종으로 차별화...특별한 밥맛에 반하다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밥맛이 좋으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끼 식사로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소비자들도 밥맛이 뛰어난 고품질 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고품질 품종의 연구개발(R&D)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역별 국산 대표품종이 외래 벼 품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고 차별화된 밥맛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밥맛 좋은 밥쌀용 벼 품종을 소개한다.

삼광

삼광은 세계 최고 품질 벼 품종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수원361호와 밀양101호를 교배해 개발된 중만생종 고품질 벼 품종이다. 중부평야와 남부중간지 재배에 적합하다.

신동진 품종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삼광이라는 명칭에서 나타나듯이 벼의 주요 3대 병인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다. 최고품질 벼로도 선정돼 완전미 비율이 높고 기상변화에 따른 품질 변이가 적어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다.

식미도 단백질(5.7%) 함량이 낮아 찰기가 적당히 있으며, 쌀알이 맑고 투명하다. 부드러운 식감을 지녀 밥맛도 우수하다.

해들

해들은 히토메보레, 고시히카리를 대체할 조생종으로 벼 키가 75cm로 쓰러짐(도복)에 강하고 쌀 외관이 우수하며, 밥맛은 중만생종 수준으로 매우 우수한 품종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부드러우면서도 밥이 잘 퍼지지 않는 특징이 있으며 쌀 특유의 맛과 향이 강하다. 도열병과 흰잎마름병 등 내병성이 강해 재배 안정성이 높고 이삭싹나기(수발아) 저항성도 있다. 수량성 역시 10a(300)564kg으로 우수하다.

경기, 강원, 충북 등 중부평야지에 적합하며, 특히 농촌진흥청, 경기 이천시, 농협이 함께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을 통해 개발된 이천시 지역특화 품종으로 2017최고품질 벼로 선정된데 이어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우수품종으로 선정됐다.

알찬미

알찬미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된 최고품질 쌀 중에서도 밥맛이 매우 좋은 품종이다. 품종명에서 알 수 있듯이 알이 꽉 차고 영양이 가득한 쌀이다.

중생종으로 벼 키가 69cm로 추청 84cm에 비해 내도복성이 좋아 강한 태풍에도 쓰러짐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여기에 도열병, 줄무늬잎마름병, 흰잎마름병에 강해 재배 농가의 만족도가 높으며, 도정 특성(완전미 도정수율 72.9%)도 우수하다. 밥을 지으면 윤기가 있고 찰기가 흐르는 등 외관이 깨끗하고 단백질 함량이 낮아 적당한 강도와 탄력이 있다. 2020년 최고품질 벼로 선정됐으며, 경기 이천 등 중부 평야에서 주로 재배하고 있다.

영호진미

최고품질 벼로 주로 경상도 등 남부평야 지역에서 재배되는 중만생 품종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생육 기간이 길어 수확시기가 늦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태풍 피해가 적다.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고 내도복성이 우수한 품종으로 단백질 함량은 6%이며, 심복백이 거의 없고 맑고 투명하다.

아밀로스와 단백질 함량이 다소 높아 밥맛이 월등히 좋다. 경도와 찰기가 적절해 밥을 했을 때 윤기가 많고 씹을수록 고소하며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압력솥으로 밥을 짓거나 돌솥 밥에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2020년 경남 우수브랜드 쌀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해담쌀

해담쌀은 추석 전 재배가 이뤄지는 최고품질의 조생종 품종으로 운광벼와 고시히카리의 교잡 종이다. ·호남 평야지 조기재배에 적합하다.

도열병, 흰마름병과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고 내도복성이 강해 쓰러짐 현상이 적다. 쌀알이 맑고 투명하며, 단백질(6.6%)과 아밀로스(19.4) 함량이 높아 밥알이 맛있게 씹히며 고슬고슬한 식감이 특징이다. 실제 밥맛 관능검정 결과 조평보다 우수했다.

시험재배 결과 도정률과 백미완전미율은 각각 75.8%, 73.5%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소진미

미소진미는 지난해 최고품질 벼로 선정된 품종이다. 쌀알이 맑고 투명하며 밥맛과 밥을 지었을 때 윤기를 띠는 정도도 우수하다. 경남·북 평야지에서 재배하기에 알맞으며, 완전미율(96.1%)도 높다. 흰잎마름병과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한 복합내병성을 지녀 재배 안정성도 뛰어나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품종이다.

실제 경북 안동과 상주 지역에서 시험 재배 시 밥맛은 0.69, 밥 윤기는 85.1, 완전미 비율은 86.5%로 기존 품종 일품이 각각 0.13, 68.3, 59.4%를 나타낸 것과 비교해 높았다.

안평

2018년 육성한 안평은 밥맛이 우수하고 쓰러짐과 각종 병해에 강해 재배 안정성이 뛰어난 중만생종 벼이다. 못자리부터 발생하는 키다리병에 저항성이 있으며,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등에 강해 농가 만족도가 높다.

벼는 수확 후 이듬해 봄철 기온 상승과 여름철 다습한 상황에서 쌀알의 품위와 밥맛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안평은 이듬해 가을까지 밥맛이 잘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여기에 장마철 이후 장기 보관 시에도 도정했을 때 쌀알의 균열이 적게 발생한다.

밥을 지었을 때도 밥알의 변색이 적고 씹을 때 딱딱한 정도가 낮고 부드럽다. 윤기도 큰 변화가 없이 균일하게 유지돼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선호하고 있다. 2020최고품질 벼로 선정된 바 있다.

예찬

예찬은 중만생종으로 충남 이남 평야지와 남서 해안 지역에 재배하기에 알맞다. 백미의 단백질 함량은 5.6%로 낮으며, 식미 검정에서 밥맛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고 10a당 수량은 587kg으로 대비 품종보다 4% 높다. 등숙률은 92.4%, 제현율(현미 산출률) 82.1%, 도정률 74.6%, 완전미 도정수율이 71.0%로 도정 특성이 좋다.


■ 고품질 벼 재배 확대로 소비·수급안정도모

통계청의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kg으로 10년 전인 201367.2kg보다 15.6%나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을 54.4kg으로 전망하고 2033년에는 44.9kg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듯이 쌀 소비 감소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쌀 생산량도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857000톤으로 20154327000톤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쌀 생산과 소비 모두 감소 추세인 상황에서 문제는 생산보다 소비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쌀 생산량과 수요량의 차이는 35000톤이었으나 매년 그 차이가 벌어지면서 지난해에는 248000톤으로 수요 대비 생산이 많은 수급불균형 현상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고 이는 쌀값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쌀 산업이 농업·농촌과 국가 경제에 매우 중요한 핵심 산업이자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먹거리 산업으로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쌀의 구조적 생산과잉을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

# 고품질 쌀 생산 확대 통해 소비·수급안정 도모

이에 정부는 올해 벼 적정생산 등을 통해 쌀 산업의 근본적 문제인 구조적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품질 고급화 등을 통한 소비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쌀산업의 토대를 만드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쌀 수급균형을 위해서는 벼 재배면적을 줄여나감과 동시에 수량성 위주의 재배 관행에서 탈피해 밥맛이 좋고 내병성이 강한 고품질 쌀 생산을 확대해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 쌀과 쌀 가공식품의 국내외 신규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수확 품종은 점진적으로 재배를 축소하고 고품질·우량종자 개발·보급 확대와 브랜드 쌀 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내년부터 다수확 품종에 대한 단계적 공공비축 매입을 제한하고 2025년부터는 정부 보급종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다만 재배면적이나 농가 수가 많은 신동진 품종의 경우 2026년까지 유예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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