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전용 도축장 승인에 2년 걸려
한우 시장확대라는 새로운 희망 터줘
'안테나숍' 개점 등 직접 시장 만들 것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2016년 10월 한우고기 수출을 위해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정부가 검역 협상을 시작한지 7년 만에 한우고기가 정식 수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달 29일 인천항에서 말레이시아 한우 수출 첫 선적 기념행사를 개회하고 정식 수출되는 한우의 선적기념식을 가졌다.

7년 만에 말레이시아 정식 수출길에 오른 한우고기의 그간의 여정을 살펴보고 향후 계획과 한우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조명해봤다.

# 7년 만에 정식 수출, 한우수출국가 4개국으로 늘어

2016년부터 말레이시아와 검역협상을 시작하며 한우고기 수출을 위해 노력해 온 우리 정부는 4년 만인 2020년 2월 최종 수출 검역과 위생 조건 합의를 완료했다. 이후 국내 도축장 한다운FSL이 할랄 전용 도축장 승인을 추진하는 데까지 2년이 꼬박 걸렸다. 이후 한다운FSL의 도축장 수출작업장 최종 승인까지 다시 1년이 넘게 걸렸고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수의검역청의 한국산 소고기 한시적 수입허가로 냉장 한우 120kg이 행사용으로 말레이시아에 갔다. 지난달 8일 한우 세 마리가 샘플로 첫 수출된 후 20여 일만인 지난달 29일 정식으로 한우고기가 말레이시아에 첫 수출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5월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한우 수출 론칭행사에는 말레이시아 농업·식량안보부 장관, 국제통상산업부 장관 등 정부인사 30여 명과 유통·외식업체 대표 50여 명, 현지 언론사 30여 명 등 총 100여 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참석하면서 한류의 인기와 한우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도를 확인했다.

한우업계에서는 이 같은 말레이시아 현지의 관심을 좋은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최초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 수출길이 열리면서 한우 수출이 가능한 국가는 총 4개국으로 확대됐다. 게다가 농식품부가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과 한우 수출 검역 사전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한우 수출국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억 할랄시장 교두보 될까

이번 말레이시아 한우고기 수출은 19억 인구의 할랄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받고 있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선적기념식에서 “말레이시아 수출을 통해 한우가 19억 인구의 할랄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생각하며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한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말레이시아 한우고기 수출은 최근 공급과잉과 생산비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한우업계에 시장확대라는 새로운 희망을 터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할랄 시장에 한우를 수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며 향후 시장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올해만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박람회 두 곳에서 한우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세 번의 현지 프로모션과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바이럴 홍보와 방송 등 다양한 홍보채널을 통해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기존 한우고기 수출처인 홍콩의 물량을 증대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서 이어진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꼼꼼한 현지 전략으로 기존 홍콩 한우고기 수출 물량 증대에도 노력해 안정적인 한우수출로 농가수익 증대에 기여하고 한우산업 안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다운FLS은 올해 안에 말레이시아에 한우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 이른바 ‘안테나숍’ 개점을 준비하는 등 현지 마케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류창열 한다운FSL 대표는 “한우는 육안으로 봤을 때 일본와규나 호주와규에 비해 마블링이 적어 보이기 때문에 마블링에서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보다는 단백질과 지방의 균형이 맞는 건강한 프리미엄 고기라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한우는 맛이 좋기 때문에 시식행사를 많이 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이어 “기존의 한우고기 수출방식이 아닌 우리가 직접 가서 한국식 매장을 열고 한우요리를 선보이면서 직접 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한다운에서도 안테나숍을 열어 한우를 소재로 한 요리를 선보이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