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오픈런을 방불케한 한우 할인행사가 시작된 지 6개월가량 지난 가운데 날이 갈수록 소비촉진 행사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단체, 농협, 학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한우 반값 행사를 진행한 지난 2월 개점 시간 2~3시간 전부터 한우를 구매하기 위해 행사 점포를 찾았으나 할인행사가 장기화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행사 초기에는 지금이 아니면 이 가격에 한우를 구매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있었지만 갈수록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구이용이나 특수부위에 대한 할인율은 낮고 불고기·국거리용의 할인율만 높다고 생각한다”며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에 따른 국민가처분소득 감소로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한우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육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경북 울진에 거주하고 있는 김동현 씨는 “한우 국거리와 불고기용 등은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만 소비하고 대부분 구이용으로 한우를 구매하는데 아직도 소비자 가격은 높다고 생각한다”며 “농가들이 생산비 대비 낮은 한우 가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소비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 소비촉진을 위해 올해 2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농협도 지난 2~6월까지 80억 원 정도를 투입해 할인행사를 진행했지만 소비증가 추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상반기 동안 농협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했음에도 경기 때문인지 소비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할인행사를 지속하겠지만 효과가 나타날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수출, 군납, 급식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경 건국대 교수는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경기 불황으로 한우의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에 할인행사 효과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시장확대를 위해 자조금에서 지속적으로 소비촉진 활동을 펼치고 수출시장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제는 올해 예상 도축마릿수(94만5000마리)보다 내년 예상 도축마릿수(101만4000마리)가 더 많아 내수시장 가격이 낮고 재고도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소비촉진 행사만으로 도축물량 소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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